[정해중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드디어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새누리당 소속 박근혜 후보가 근 5년 간 독주해오다 야권 주자가 가시화된 올 가을부터 대권 판세는 '박근혜,문재인,안철수'라는 3강 체제로 개편되었다. 문제는 이 3강 체제가 단일화 작업을 통한 이벤트로 정책 대결을 사장(死藏)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야권이 강력한 여당 후보에 맞서 하나로 뭉치겠다는 건 골백번 이해한다. 안철수 후보가 한자릿수 지지율에 허덕이던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했기에 서울시장 재보궐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처럼 단일화를 통한힘 모으기는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歸結)일 것이다.

허나 단일화도 시기와 절차가 있는 법이다. 대선이 불과 한 달 남은 이 시점까지 후보 결정은 고사하고 협상조차 순탄치 않아 감정싸움으로 비화됐다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거기다 정치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안철수가 민통당을 향해 '구태 정치 타파'를 요구하며 협상을 결렬시킨 행태를 보노라면 "과연 안철수가 말하는 새정치는 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니 할 말로 안철수는 허구헛날 정치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비노(非盧) 성향의 민통당 의원들과 접촉해 안부를 묻는 등 문재인 측의 심기를 건드린 행위는 어찌 해석해야 되나?

협상이란 게 생물(生物)과도 같아 진전과 결렬을 반복한다 해도 협상이 중단된 틈을 타 민통당 의원에게 윙크를 날렸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안철수식 접근법은 기존 정치권의 전술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고단수임을 아는데 "내가 추구하는 정치 개혁이 최선이자 정답"이란 논조는 어이를 상실케 한다. 물론 대선을 삼류(三流)로 만든책임은 단일화를 가장한 이벤트에 더 열성적인 민통당인 게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에서 보듯,후보자를 내지 못해 '불임정당'이란 오명까지 썼겠나? 모든 게 자업자득이자 인과응보인 셈이다.

지난 2000년에 치뤄진 미국 대선에서 부시 후보보다 53만표를 더 획득하고도 접전 지역인 플로리다에서 석패해 선거인단 수에 밀려 낙선한 고어 후보를 보며 자국 언론조차 미국식 간접선거를 도마 위에 올렸었다.

한 술 더 떠 미국 언론은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승리하는 한국식 직접선거 방식을 대안으로 볼 만큼 우리의 직선제는 역사는 짧지만 일류(一流)라고 자부해도 손색이 없었다.

헌데 이 일류 대선이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 쇼에 치명타를 맞고 삼류로 전락하고 있다. 날마다 찾아오는 품바처럼 야권의 '오월동주식 짝짓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가 주특기인 정치 무경험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만남을 이어가자"며 애원하는 민통당은 역대 최악이다. 이번 대선을 삼류로 전락시킨 장본인이 안철수보다 민통당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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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중  jhj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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