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4시쯤 대전시 유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KAIST 생명과학과 박모(54) 교수가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정교수이며 생명과학분야에 업적을 인정받아 국제학회에서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박 교수의 아내는 “오늘 서울 집으로 오는 날인데 연락이 안 돼 내려와 보니 남편이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 말했다.

발견 당시 박 교수가 죽은 현장에서는 “애들을 잘 부탁한다. 미안하고 사랑한다. 제자를 보호해 주길 바란다"의 유서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지난 2월 교육과학기술부 정기 감사에서 연구비 유용을 지적받았다. 연간 수 억원의 연구비를 집행하는 박 교수가 교과부 감사에서 연구비 2000만원의 영수증을 제대로 증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는 박 교수가 증빙하지 못한 금액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고 간주하고 검찰 고발 절차를 밟았다. 이런 내용을 지난주 통보받은 박 교수가 심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KAIST 관계자는 "박 교수가 유언에 제자를 언급한 이유는 교과부 징계로 자신뿐 아니라 연구실 회계 업무를 담당한 학생이 손해를 입어 박사 졸업을 하지 못할 것으로 염려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KAIST에서는 지난 1월 8일 전문계고 출신 1학년 조모(19)군이 저조한 성적 등을 비관해오던 중 학내에서 자살하는 등 올해 들어 학생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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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안 객원기자  news2@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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