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수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2012 대통령 선거 戰은 한마디로 대책없는 불가능과 사치공약의 연속이다.

국민들 입장에선 준다고 하는데 싫다고 할리도 없다지만, 한마디로 이는 우리 어린 자식세대의 미래를 나몰라라 하며 현재의 안위에만 신경쓰는 무책임의 바이러스가 만연해 있음이다. 투표권이 있는 대학생부터 노인들까지 오직 자신들의 삶이라는 좁은 인식의 틀에 갇혀있는 21세기의 대한민국이다.

국민들이나 대선 주자들이나 각 정당들이나 서로가 어쩌면 그 결과와 그 실현 가능성 여부를 잘 알면서도 한번 내깔려보자는 무언의 반칙이 난무하고 있다. 서로가 알면서도 그렇게 가보자는 개그콘서트식 현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 세금의 기반이 튼튼해야 무상 실현이 가능할 것이고, 그 세금의 기반은 곧 국가 경제의 왕성한 성장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합리적인 자들은 잘 알고 있다.

지금 내수경제의 비효율성과 엇박자는 바로 산업화 세대의 성장의 틀을 민주화 세대가 제대로 견인하지 못한 결과가 분명하다. 성장을 발현시키고 궤도에 올린 산업화 세대의 부패상도 한몫했다지만, 그 문제점을 비판하며 정권을 잡은 좌파 민주화 진영의 이율배반적이고 인기영합적 권력 운용은 결정적으로 내수에 타격을 입히는 결과가 되고 만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공약한 이상들을 구현하는데 게을리하고 국민의 미래를 담보할 삶의 경제에는 무능력했던 과거에 대한 반성에 깊은 참회의 시간을 갖어야 할 것이다.

보편적 무상복지가 과연 우리에게 현실적인가? 복지를 한다면서 그 기반인 성장을 위한 국가 건설 패러다임은 과연 있는가? 이는 현 대선주자들 특히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게 묻고 싶은 것이다.

단일화를 염두에 둔 공약집을 야권 두 후보가 11일 일제히 내 놓았다. 안철수는 439페이지의 '안철수의 약속'이라는 정책 단행본을 통해 7대 비젼, 25개 정책과제, 171개 정책약속, 850개 실천과제를 풀어 놓았다. 같은 11시에 문재인도 이미 발표된 24개 부문의 핵심 공약들을 정리한 소책자를 동시에 발표했다.

이들은 여느 사거리에 붙어 있는 플랭카드에서 보듯,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무상보육, 저소득층 건강보혐료 면제 등 소위 돈이 당장 필요한 선심 공약들을 내놓았는데, 이 중에 대학등록금 반값이란 공약은 반값을 당장 하겠다는 것인지, 실현되도록 추진하겠다는 정도인지 모호한 상태이기도 하다. 이에 대비된 박근혜의 '소득수준에 따른 대학등록금 인하'가 오히려 더 현실적이지 않나 싶다.

야권의 두 후보의 공약을 위한 재원은 적어도 약 1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구체적 재원 조달 방식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것을 보면, 결국 증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국민들에게 증세는 더 힘겨울 전망이다. 한마디로 누가 선거에서 이기든 국민을 기만하는 꼴은 자명한 상황인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저성장의 시대로 점차 진입하고 있다는게 대체적 시각이다. 그만큼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야 한다는 소리다. 야권의 '보편적 복지'는 한마디로 재원의 낭비가 되는 셈이다. 오히려 그 복지의 수혜를 받을 계층의 폭을 늘리는 정책이 더 합리적일 것이며, 그렇게되면 중상위층에서 하위층으로 급전직하하는 계층들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고, 하위계층에 대한 집중적 지원에도 그 명분은 배가 될 것이다.

결국 문제는 성장이다. 정권이 포퓰리즘에 빠지고 그래서 근시안적인 표를 얻고 권력을 잡는 악순환이 계속 이어진다면, 서유럽의 거지 꼴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닐 터이다. 예산을 절감하고 조세개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탁상공론적 헛소리 보다는 예산의 적정한 배분을 통해 성장의 가치와 잠재력에 불을 계속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의 수준이다. 어려운 경제라고 돈 한푼(과도한 복지)에 자신의 혼이 박힌 한표를 기꺼이 선사하는 국민들의 수준에선 결국 힘들게 되는 건, 출산율 하락시대에 사는 우리 자식들이다. 정도를 걷는 것만이 모든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 지금 어려운 경제는 중국 일본 등 힘겨운 경쟁국가들과의 싸움을 위한 능력 축적보다는 근시안적이고 인기영합적인 국내의 정치수준과 이것을 뒷받침해주는 이기적인 국민 수준 때문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와 경제주체들의 환골탈태다.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성장을 위해선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식은 골수 수구의 비논리적 어거지일 뿐이다. 중국 진나라의 상앙이 진법을 통해 개혁할 때, 그 반대세력인 감룡 등 원로들이 항상 말했던 것은 그렇게해선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앙이 중시했던 것은, 진법을 운용하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이 합리적이라면, 그 결과도 나쁠리 없다는 것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민주화도 그렇다. 불합리하고 탈법적 기업운용을 통해 성장하는 것은, 결국 남을 죽이고 자신이 올라서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법의 진정한 원칙을 중시하는 기업가 정신과 그것을 잘 뒷받침하고 조율하는 정치세력들이라면 그 결과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법이 기업의 성장을 막는다면, 그 법이 과연 전체의 틀 속에서 얼마나 불합리한 것인지를 따져보면 될 것이다.

이제 2012년 대선을 위한 국민의 선택이 가까워지고 있다. 대학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것을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 제도적 장치를 통해 법집행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약속을 지키고 기본이 된 정권과 대학등록금 반값이란 말에 선뜻 손 내밀지 않는 현명한 국민의 만남이라면 단군 할아버지도 분명 대한민국에 미래의 運을 선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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