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철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11월 2일에 4대강 실태조사를 통해 보 철거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환경·에너지 분야 공약을 발표했는데, 22조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4대강 사업을 사실상 폐기하겠다는 내용이어서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안 후보 측 홍종호 서울대 교수와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대강의 대형 보 철거 여부 및 훼손된 습지 복원을 검토하겠다"면서, 안 소장은 "대형 보는 강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자연정화) 되기 힘들다"며 "국민적 동의 절차를 거쳐 그대로 유지할지, 수문을 개방할지, 철거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그놈의 국민동의는 꽤도 울궈 먹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여론조사 전문가를 뽑는게 아니라 한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것인데도, 허구헌날 맨날 국민동의 국민동의를 외쳐대니 국민의 대의(代議) 기관인 국회에서 통과된 사안은 국민 동의를 받았다고 여기는 간접민주주의를 완전 부정하고 여론조사로 직접민주주의를 하겠다는 것인지 헷갈리지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에서 통과된 사안에 대해서도 국민 동의를 함부로 써먹으면 대한민국 국회를 해산 시키고 입법부를 없애버리고 여론조사로 민의를 수렴하여 정치를 하겠다는 헌정파괴 협박으로도 들릴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간과하지 말길 당부합니다.

이미 4대강 16개 보는 100% 완공된 상태로, 철거에는 또다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은 물론이고 환경 파괴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안 후보에게 솔직하게 묻고 싶습니다.

4대강 정비에 대해서 얼마나 연구하고 고민하고 국민들의 얘기를 들어봤는지요?

수 년 동안 그토록 치열하게 4대강 문제로 국민들이 토론을 벌일 때 안 후보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었는지요?

4대강 정비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도, 아는 바도, 알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 국민들에게 인기가 좀 있다고 해서 국회 동의를 얻어서 펼친 사업을 하루아침에 허물어 버리겠다고요?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회에서 통과된 사안에 대해서 또 다시 국민동의를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얻어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4대강 보가 얼마나 해악을 끼쳤는지에 대해서 어떠한 연구 결과라도 나온 것이 있는지요? 안 후보가 학자 출신이라면 그것도 인문학도 아닌 자연과학을 공부했다는 사람이 그 어떠한 연구 결과고 아직 나오지 않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국책사업을 가지고 과학적인 결과가 아닌 국민 정서에 기대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니 한심하다 못해 어이가 없습니다.

안 후보가 적어도 자연과학을 공부했다고 하는 학자라면, ‘4대강 보에 대해서 앞으로 수년간 그 데이터를 수집하여 하여 각계각층 여러 학자들의 평가를 통해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야 맞는 거 아닌가요?

태어난지 채 일 년도 안된 4대강 보를 과학적인 방법이 아닌 국민 정서에 의해서 운명을 결정하겠다고 하는 것은 과학자 출신으로서는 아주 창피한 일이고 이미 기성정치인 뺨치는 정치적 술수를 가진 사람으로 보여지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태어난지 일 년도 않된 어린 아이를 가지고 벌써부터 장래희망이 없을 것 같다니 하는 말을 꺼내는 그 자체는 이미 그 아이에 대한 애정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며 어떻게 해서든지 그 아이를 떼어버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22조원이라는 막대한 국가 예산이 들어간 국책사업에 대해서 그렇게 함부로 가벼이 입을 놀려대는 사람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지금 여러 나라에서는 앞다투어 4대강 사업을 벤치마킹 하겠다며, 저 멀리 중남미에 있는 페루는 우리나라와 4대강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메콩강 인접 국가들도 우리의 물 관리 기술 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에서는 4대강 사업을 베우겠다고 하는데 정작 그 사업을 벌인 나라의 대통령에 출마한다는 사람이 4대강 보를 철거하여 원점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언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이 창피하지는 않을까요?

이번 4대강 보에 대한 견해를 밝힘으로 인해, G20에 들어있는 OECD국가의 대통령이 되기에는 안 후보의 너무도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결정적인 흠으로 보여지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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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철  21kc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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