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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의 원칙은 NLL은 물어뜯고 정수장학회는 눈 감는 것
최용일 | 승인 2012.10.20 14:51

[최용일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지금까지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캠프는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캠프에 대한 NLL 때리기가 성공적인 듯한 데, 정수장학회 건을 이용한 민주당과 문 후보 캠프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그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후폭풍으로 받게 될 박 후보에 대한 가장 심각한 타격은 원칙과 정의에 대한 말 바꾸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비밀정상회담에서 NLL포기를 약속했다는 주장을 통해 민주당과 문 후보에 대해 종북적 색깔을 씌우려는 음모는 일단 성공적인 연착륙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공이라는 낡은 사고의 틀 속에 갇힌 보수우익연하는 일부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셈법에 따르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 거대한 망 속에서 유난히 빛을 발한 것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극우꼴통들이 있었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라는 명불허전의 2대 극강 언론과, 그리고 ‘조중동’ 대신 ‘조중문’이라는 새로운 문패를 달게 한 문화일보와 썩어도 준치라는 동아일보의 나머지 2대 강자까지 4대문파, 즉 ‘자칭보수 타칭꼴값’ 언론이 있었다.

정 의원의 주장은 새로울 것도 없었고, 길거리 보수 들 사이에서 떠도는 ‘카더라’ 식의 주장이지만, 정신병자 대통령이 아니라면 정상회담에서 감히 했다고 믿을 수도 없고 믿어서도 안 되는 수준의 망발이었다. 하긴 정 의원 자신도 그게 망발이라고 생각했기에 고발하려는 것이었겠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 출처가 불분명했으며, 입수한 경로가 현 정권의 불법사찰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심각한 법률위반 상태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법률을 발의한 사람 중 하나가 정 으원이었다는 말도 있고 보면 이건 고양이가 지키는 생선가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명색이 집권당이라는 소속 당의 책임자들이라도 입단속을 먼저 하면서 진위파악에 나섰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런데 어땠는가? 원내대표라는 자는 한 술 더 떠서 정 의원이 까발리지도 않은 내용까지 얹어서 과대포장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그렇다면 비판적 언론 운운하면서 스스로를 포장해왔던 자칭 유서 깊다는 정통언론 ‘조중동’ 내지 ‘조중문’은 또 어땠는가? 언론은 무슨, 홍위병도 그런 홍위병이 없을 정도로 물 만난 고기처럼 침소봉대하여 색칠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다면 사실관계는 또 어땠을까? 처음에는 북한으로부터 선물 받은(?) 비밀녹취록이라고 했다가 그런 게 없다고 하니 그냥 녹취록이라고 했다가, 녹취록이란 것은 없고 대화록은 있었다고 하니까 바로 그거라면서 이번에는 ‘비공식 대화록’이라고, 당연히 공개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 대화록에 비공식 운운하면서 무슨 비밀인 양 포장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그렇게 자기 말조차 확신을 못하고 다반사로 바꾸다가 종국에 가서는 녹취록이 있었는데 그걸 노무현 정권에서 파기했느니 어쩌니 하면서 설래발을 떨고 있는 꼴이 보긴 보았는지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그런 내용이 있다고 확신범에 가까울 정도로 당과 캠프까지 나서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을 보면 본 것 같기도 한데, 그건 정권 차원의 불법사찰을 했다는 정황 증거일 텐데 적어도 국가와 민족을 생각한 고변이었다면 정 의원 스스로 “이건 불법성이 있고 그 책임은 내가 지고 밝혀야 한다”는 정도의 출사표라도 던졌어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를 못했다. 당직자나 언론 역시 그런 정도의 자세는 견지했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그런 최소한의 책임의식도 없이 전직 대통령 하나를 정신병자로 만들어서는 국민까지 정신병자로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정신병자가 아니면 무엇이 정신병자겠는가? 그런 새누리당과 박 후보 캠프, 그리고 4대문파 언론의 정신병자와 같은 행보를 여실히 드러내준 것이 바로 정수장학회 건일 것이다.

정수장학회 건에 대한 그들의 입장은 어땠는가? 한겨레신문에 의해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지분과 MBC지분 매각을 통한 선거지원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수장학회와 자신과는 무관하다던 박 후보는 최필립 이사장의 사퇴 등을 종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신은 무관하다는 박 후보의 주장과는 달리 캠프의 한쪽에서는 정수장학회, MBC등과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배재정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정수장학회 사무처장의 스마트폰 통화기록이 그 증거가 될 것이 확실시되자 이에 당혹감을 느낀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에서는 도청, 도촬 등 입수 배경의 불법성과 사무처장의 수첩분실 사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전면에는 당사자 중 하나인 MBC가 나섰는데, MBC <뉴스데스크>는 문제의 쟁점을 파고들기보다 ‘도청’, ‘도난’ 의혹을 전면적으로 제기하는 등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새누리당 정 의원이 폭로한 NLL관련 문건과 민주당 배 의원이 폭로한 정수장학회 통화기록의 중요성과 불법성일 것이다. 사안의 중요성이나 사실관계, 그리고 부도덕성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정수장학회가 NLL 사건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된다.

첫째, NLL문건은 확인되지도 않은 건을 통해 색깔논쟁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공작정치의 냄새가 나기 때문인데, 정수장학회의 설립단계에서부터 수십년간 운영과정에서도 똑같은 공작정치의 냄새가 난다는 사실과 너무나도 닮아 있기 때문이다.

둘째,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모두 해당 문건이나 정보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운 공통점이 있는데, 정 의원의 경우는 자신이 불법행위를 직접 했다기보다는 누군가가 불법사찰한 내용을 들었다는 점에서 직접 도촬을 했거나 사주했을 가능성이 큰 배 의원에 비해서 죄질이 가볍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정권 차원의 불법사찰과 개인차원의 불법 도촬의 죄질을 어떻게 보고 문제 삼을 것이냐 한다면 평가는 정반대일 것이다. 불법사찰을 한 것은 아마도 새누리당의 현 정권일 것이라는 점에서 그것을 상대방을 공격하는데 쓰고자 했다면 그 부도덕성은 직접 도촬을 한 것 이상의 파장을 몰고 올 일이다.

셋째, NLL파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현 정권 차원의 전 정권에 대한 불법사찰 가능성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내용을 확인하자고만 하던 새누리당이나 언론이 정수장학회 건에 관해해서는 내용확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불법 도촬만 문제삼아 물타기 하는 것은 비대칭적이다. 현 정권의 불법사찰 가능성은 외면한 채 민주당만 공격하는 박 후보 캠프나, 그 반대급부인 것처럼 NLL의 중요성을 현장지도한 이 대통령이나 속 보이기는 마찬가지이며 원칙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처사라 하겠다.

당이나 청와대야 정치적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NLL건과 정수장학회 건을 동시에 보도하면서도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언론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정말 심각하게 되짚어볼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다 정치공학적으로 대선승리를 기획한 박 후보 캠프에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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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일  solbeey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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