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박제수 칼럼위원]
나사가 빠진 친구들의 무궁한 도전기, '돈키호테'가 헐떡거리는 '로시난테'(싸이가 탈수없는 말)를 타고 '산초'가 그 뒤를 따라가는 풍(風)의 얼치기 양아치들의 좌충우돌 모험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무한도전>. ‘싸이’의 인기에 못지않은 유재석이 리더다.
춤, 노래는 물론 요리, 축구, 북극 탐험 등 도전 과제는 무궁무진하다. 좌절 또는 성공과는 상관없고 짜여 진 각본도 없는 웃음 그 자체다. 동방신기가 일본에서의인기를 등에 업고 해본 적 없는 연기에 도전하였는데 드라마제목이<No Limit>, 우리말로 <맨땅에 헤딩>이라 하였다. 일본어로 무데뽀(無鐵砲)?
중국 공산당에 쫒긴 장제스의 최후의 선택은 타이완이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었다. 지옥까지라도 따라가 박살을 내려는 모택동의 기세가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젠 믿는 곳은 전초기지 금문도(金門島). 대륙에서 거리가 1마일(1.6km), 타이완에서 210 km, 크기 151 평방km(본토의 6.4만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콩알만 한 섬이다.
마오의 군대는 1949년10월 3일간 공격했지만 끄덕 않고 1만 명의 희생자만 남기고 돌아서야 했다. 이번에는 50만 대군으로 재침을 준비 하던 중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연기되었고, 드디어 1958년, 44일간 50만 발의 포탄을 쏟아 부었지만 실패하고, 소련에 과시하려던 힘의 정책이 여지없이 망가졌다.
79년 미중 수교 시까지 금문도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거듭났다. 병원, 극장, 호텔급 숙소가 들어섰다. 이 뚫리지 않는 마지노선 덕에 타이완은 건재하였다. 상상이나 가능한가? 당랑거철(螳螂拒轍), 무한도전 자체다. 맨땅에 헤딩은 누가 한 걸까? 마오인가, 장제스인가?
서해상의 충돌은 6.25 이전 군내에 간첩이 많았던 관계로 동, 서해에서 우리의 함정 나포를 반복하던 중 1949년 역사상 최초의 대북 보복공격인 ‘몽금포작전’을 해사 1기생인 함명수, 공정식 특공대가 감행하였다(훗날 각각 해군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이 됨).
한국전쟁의 종전 직전 우세한 미 해군력으로 해상을 장악하여 지금의 북방한계선과 서해5도를 확보한 것은 그 전략적 가치가 이루 평가할 수조차 없다. 남침행위와 간첩작전 등으로 빈번한 위협과 테러행위를 일삼아 오면서도 서울로의 접근성이 가장 우수한 서해상 NLL을 통과한 위협은 없었다. ‘햇볕 정책’으로 ‘작정하고 퍼주기’를 계속하던 김대중 정부 때인 1999.6.15 제1연평해전, 2002.6.29 제2연평해전을 치렀으니 아이러니하다.
제1 연평해전은 완벽한 승리였다. 사전에 NLL침범에 대비한 훈련으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고 유사시 매뉴얼대로 행동에 옮겼다. 대승이었다. 7명 부상에 그친 아군과 달리 북한군은 70~200여명의 전상자를 냈다. 전투를 지휘한 2함대 사령관은 그러나, 4달 뒤 보직해임 당하였다. 전쟁영웅이 특진하고 대우받은 것이 아니라 문책당한 것이다. 김정일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였기 때문이다.
6.15 공동선언에 목을 맨 김대중 정부는 퍼주기 액수가 1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대폭 삭감했다고 비서실장이던 박지원이 자화자찬할 정도로 북한은 그 많은 돈을 받고도 세계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김대중 정부에 월드컵 3,4위전( 한국과 터어키 )경기를 몇 시간 안 남기고 불편한 심사를 들어냈다.
북의 통신내역을 종합한 결과 계획적 도발이었음이 판명되었는데도 1차 연평해전과 달리 선제공격을 허락하지 않은 결과 6명의 장병이 전사, 17명이 부상당하였다. 군인의 손발을 묶어놓고 전쟁터에 내몬 것은 살인행위다.
그 이튼 날 성남시 분당의 국군병원에 안치된 시신과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들릴 만한 지척인데도 눈길하나 안주고 성남비행장을 떠나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으로 달려가 그가 존경해 마지않는 일왕이 아닌 ‘천황(?)’을 알현하고 브라질-독일의 경기를 같이 관람하였다. 물론 장례식에도 정부측 고위 인사는 단 한명도 꼴을 보이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이미 ‘잊혀진 전쟁’이었다.
대한민국의 통수권자가 김정일이 바라는 대로 ‘톡톡히 복수할 길’을 열어 주고 희생자들을 철저히 무시하였다. 이 무모한 처사는 상식도 염치도 없는 6.15 개념을 위한 무한도전이라고 할 밖에... 제1연평해전은 9년 만에 전승비가 세워졌고 제2연평해전은 10주년을 맞고서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적 행사로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NLL을 따라가다 보면 4개의 섬 맨 왼쪽에 금문도의 3분의 1정도 되는 백령도가 버티고 있다. 평양까지의 거리가 130 km, 북에게 ‘백령도는 눈의 가시’요 ‘NLL은 목의 오랏줄’이다. 백령도는 적의 인후부(咽喉部)를 겨누고 있는 비수다.
북 해군의 활동영역을 초기부터 무력화하여 오금을 펴지 못하게 함으로써 작전반경을 크게 우회하도록 만듦으로써 시간을 벌고, 서울에 가하는 직접적 위협을 제거하고 충격을 완화시키는 스폰지 역할을 한다. 선제적 해상 주도권을 행사함은 적의 도발의지를 애초부터 좌절시키고 만일, 타 지역에서 기습을 당하더라도 적의 심장부로 결정적 일격을 가할 수 있는 공세적 전략적 요충지이다. 적의 무한도전은 어림없다.
최근 야당에서 무한도전을 재시도 하려 한다. NLL 무력화다. ‘서해 평화협력지대’가 안보와 경제를 한꺼번에 가져 올 것이라고 2007년의 남북정상회담(10.4선언) 내용을 다시 꺼내들고 있다. 노무현 정신을 잇겠다니 탈상 후 뛰어 넘겠다는 말은 모두 거짓이다.
노무현의 NLL 무효선언은 없었다면서도 ‘영토선도 아니다. 땅따먹기 식으로 그어 놓은 선’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그 ‘선’ 개념을 ‘지대’로 포장만 달리 하고 있다. 휴전 직전 1cm의 땅도 더 따먹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국군의 피를 흘려야 했는지 국군통수권자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
군복을 입고 천안함을 찾은 이유는 무엇인가? 서해평화협력지대가 과거 김장수 장관의 경직성 때문에 무산되었다고? 국익을 지키려는 군 출신 장관의 당당함을 유연하지 못하다고 탓하고 있단 말인가? 을사 5적이 따로 없다. ‘평화지대’라면 군함은 멀리 떨어져 있어야한다. 비무장지대를 두되 북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고 우리 해군만 남쪽으로 물러설 것이다.
지금도 강습상륙의 위협을 받고 있는 마당에 더 멀리서 구경만 하라고? 물론 당분간은 평화가 유지 되겠지만 북은 항상 자체 모순을 해결하려할 때 남침했다. 구실은 만들기 나름이다. 서해 5도를 탈취당하면 국제법으로도 해결할 도리가 없다. 대통령이 거부한 영토인데, 뭘? 전쟁을 두려워하고 얻을 수 있는 평화는 없다. 김장관의 경직성은 일제 식민시대에 ‘서서 세수’한 단재(丹齋)의 애국정신이다. 담판으로 나라를 구한 서희장군이다.
북은 12해리 영해주장을 들고 나올 것이다. 휴전 이후 54년 간 유지된 군사분계선을 우리 국가원수가 영토선 아니라고, 우리가 일방적으로 그은 선이라고 우기는데 북에게 돌려달라고 할 명분이 없다. 멋대로 그은 선, 멋대로 먹거라, 상관없다? 돈으로 평화를 산 역사는 없다. 황금삼각지대? 피의 삼각지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형제간이라는 중국과의 황금평 계약도 하세월인데...설사 북이 요구하더라도 꽃게철에 우리 조업선을 통제하는 것보다 더 철저하게 공동어로 구역을 한시적으로 개방하되 해군함이 통제하는 범위 내에서 허락해야 한다. 어로구역은 단계적으로 늘려가더라도 항상 주도권을 가지고 해야 한다. 국방은 진보, 보수가 따로 없다. 안보만이 있을 뿐이다. 일본을 보라. 진보좌파인 민주당이 독도문제에 더 우익이 됐다. 한계가 모호하고 거꾸로 달린다. 군복을 갖춰 입었다고 국군통수권자 자격이 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정치에 있어서 단순비교는 돌이킬 수없는 실책을 만든다. 노무현 정부가 이명박 정부보다 경제성장률이 높고, NLL은 물론 휴전선에서 단 한차례의 군사적 충돌 없었다고 자랑한다. 세계의 경제가 골디락스인 때와 공황인 지금과 비교함은 수확기와 춘궁기의 창고를 들여다 보는 것과 같다.
김대중 정부에서 퍼준 돈으로 핵개발을 서두른 북한을 의심한 주변 당사국이 2003년부터 6자회담을 시작하여 노무현 정부 내내 북을 지켜봤다. 북한이 핵개발 시간을 벌고 재정적 지원을 받기 위한 의도된 위장평화를 공(功)으로 인정받으려 억지를 쓰고 있다.
전시작전권 환수로 미군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군 복무기간의 하한선은 ‘계속 진행형’이다. 정녕 맨땅에 헤딩하려 하는가?
자유의 가치를 잃어버린 10년의 시간이 지난 현 정부에서도 천안함 폭침을 부정, 대선주자의 주적이 불분명하고 종북주의자들이 어지러운 요즘, 군의 기강을 탓할 처지가 못 된다. 금문도를 끝까지 지킨 후롄(瑚璉)장군이 장제스에게 따졌다.
정치와 외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제자하나는 잘 뒀다고 웃고 넘겼지만 '장'은 노무현 처럼 속이 아팠을 것이다.
분수(limit)를 못 지키면 푼수가 된다. 가수들은 나이제한(age limit)을 없애라고 난리다.
‘싸이’가 갈 데까지 가보자 한다고 19금(禁)을 허문다면 무한도전이다. 나라꼴 우스워진다.
출입을 금지하는 팻말(Off Limit) 은 잔디를 보호하고, 청소년을 위하고, 공사장에서 보행자, 시설의 보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무한도전 팀이 ‘슬립 스틱’ 코미디로 군복상의에 하의는 기저귀를 차고 군화발로 행군한다고 상상해보라!
NLL 주변의 서해 꽃게와 새우들이 더 아우성이다. "더 이상은 못 참아!(That is the limit.)"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발상의 전환'을 자랑하였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이 3번씩이나 물었다고 하면서.(경향.2007.10.13)
“서해평화지대, 그게 가능한 거요?” X 3회
= (김정일이 속으로)
“얘들 미쳤다는 게 맞군. 한 명 꼿꼿한 놈 빼고, 흐흐”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박제수 harubang33@naver.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재명 국민임명식, 이재명 특유의 권력 놀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