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일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지난 4일 독도를 현장 취재한 세계의 유력 언론들이 지난 5일부터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독도는 끝나지 않은 과거사가 투영된 한민족의 자존심이며, 센카쿠열도와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보도하면서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과 비합리적인 영토관을 꼬집고 있다.

지난 5일 워싱턴 포스트(WP)는 "한국에서 독도는 민족 자존심의 전초기지"란 제목으로 독도 관련 기사를 1면에 게재했고, CNN은 "이 섬을 한국은 독도, 일본은 다케시마라 부르며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만이 독도를 실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BBC 방송도 독도경비대장 이광섭씨와 여성 방문객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리고 8일에는 프랑스의 유력지 르 피가로 신문이 독도 문제를 결코 끝나지 않은 과거사 문제로 다루었고, 독일의 대표 중도 신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일본을 주변의 모든 이웃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독도를 소개하면서 독도에 있는 국기 게양대와 우체통 등을 강조했는데, 특히 한글로 소재지를 표시하고 있는 우체통이 독도가 한국의 관할임을 확실히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민간인은 단 2명밖에 거주하지 않지만 한국 이동통신 3사 모두 이 섬에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제공할 정도라며 한국의 실효 지배 모습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45명의 한국 경찰이 살고 있는 것도 알렸다.

또 한국과 일본의 영유권 갈등을 언급하며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했던 일본이 1905년 러시아와의 전쟁 기지로 독도를 강제 병합했다"는 한국 측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CNN은 "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바로 한국 경찰"이라며 독도 경비대장 이광섭 경감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는데,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경감은 "일본은 우리 땅을 무력으로 뺏으려 한다.

독도는 예로부터 우리 땅이기 때문에 우리는 독도를 지킬 것이다"라고 결연한 독도 수호 의지를 내비쳤다. BBC방송은 독도를 방문한 한 여성 방문객이 "여기는 한국 땅이고 이곳의 흙은 한국 것이다. 독도를 방문하게 돼 너무 가슴이 벅찬 나머지 울어버리고 싶을 정도"라는 생생한 인터뷰 내용도 전했다.

르 피가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태평양의 한 섬'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인들은 독도 문제를 통해 결코 끝나지 않은 과거사 문제로 보고 있다"며 일제의 혹독한 식민지배와 일본의 제국 군대에서 성적인 노예생활을 해야 했던 '위안부' 문제를 함께 다루었다.

세바스티앙 팔레티 서울 특파원은 8일자 국제면에 보도된 독도 방문기를 통해 "한국인들이 결코 잊을 수 없는 과거사 문제는 일제의 혹독한 식민지배와 일본의 제국 군대에서 성적인 노예생활을 해야 했던 '위안부' 문제"라며 이렇게 전했다.

팔레티 특파원은 이 섬의 유일한 주민인 73세의 김성호씨 부부를 소개하면서 "내가 독도의 왕"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김씨는 태평양에서 가장 잘 보호받고 있는 어부라고 말했다. 그는 독도를 한국의 일제 식민시대 상처를 상징하는 극동의 '세인트 헬레나 섬'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그에 따른 한·일 간의 갈등, 또 중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갈등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팔레티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있기까지 일본인 대다수가 다케시마라는 이름을 모르고 있었던데 반해 한국에서는 독도 사진이 지하철역 곳곳에 붙어 있고 서민들이 애용하는 소주병에도 들어가 있을 정도로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들이 겪은 치욕의 상징처럼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독도를 방문하면서 세 번 운다. 배멀미에 울고 독도 땅을 밟으며 감동에 울고 그리고 떠나며 자식을 버리고 가는 것 같아 울게 된다"는 이 지역의 속담을 인용, 독도 방문객들이 부두에 발을 디디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적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들도 소개했다.

팔레티 특파원은 "일본은 과거사 문제들이 1965년 한일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독도전쟁은 이제 시작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두개의 이름을 가진 섬'이라는 제목의 독도 탐방 기획 기사에서 독도에서 만난 어민, 경찰, 관광객, 학자 등을 통해 "독도는 실제로 한국인이 거주하는 한국의 땅"이라는 입장을 상세하게 전했다.

신문은 독도, 센카쿠 열도, 남쿠릴 열도 등을 거론하며 "오늘날 민주화된 산업국가 중에서 주변의 모든 이웃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실효지배하면서 중국과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는 "일본인들도 이 섬에 들어가려면 정부의 특별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독도와 비교한 뒤, "센카쿠 열도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섬이라는 점이 독도와 다르다. 일본은 이런 차이점을 쉬쉬한 채 센카쿠 열도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일본이 독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중국을 상대로 한 센카쿠 분쟁에서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아울러 일본이 한국 및 중국과 벌이는 영토분쟁이 격화된 원인은 3국간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한국을 잔혹하게 수탈하고 중국을 침략했던 일본은 독일과 다르게 자국 역사의 어두운 면을 제대로 정립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제국주의와 맞서 싸우면서 아시아의 수호자 역할을 했다는 역사인식이 아직도 일본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 있다"고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지적했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계 유수 언론들은 르 피가로의 팔레티 특파원이 기사 발신지를 '독도/다케시마'로 표기하면서도 바다 표기는 일본해라고 적었을 뿐 동해 명칭을 사용하지 않은 것 말고는 독도문제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음은 아주 고무적이라 하겠다.

독도문제의 역사적 발생배경과 한국인의 자존심이 투영된 감성적인 자세와 한국 정부의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대처 자세,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부정의한 역사관과 이중적인 영토관까지 다룰 수 있는 주제와 관점은 모두 다뤄졌다고 볼 수 있는 세계 유수언론들의 르포 기사는 지난 4일 있었던 외국 특파원들의 독도 현장 취재 결과라고 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알선하여 정부 협조로 이뤄진 이날 현장 취재는 5일과 8일 르포 기사를 보도한 CNN,BBC,WP, 르 피가로,FAZ외에도 뉴욕타임스·파이낸셜타임스, 홍콩 미디어 등의 소속 기자 12명이 참가했다고 하는데, 모처럼 정부가 시민단체와 팀웍이 맞은 결과로 얻어낸 시원한 쾌거라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특히 지난 4일 외국 특파원의 독도방문 취재와 관련하여 이러한 결과를 미리 예상한 일본 외무성 사토 마사루(佐藤勝) 국제보도관은 "서울에서 다케시마를 방문하는 것은 국내 간 이동이 아니고 한국에서 일본을 건너가는 국제 이동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e메일을 통해 워싱턴포스트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동북아시아역사재단 측에서 외국 언론의 독도 취재를 하루 일정으로 알선했고,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헬리콥터 제공 등 편의를 봐줬다"며 비난했다.

정부와 시민단체가 긴밀히 협조하여 독도문제의 적나라한 과거와 현재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데 성공한 한국 측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정부와 언론이 함께 나서서 서방 언론에 취재를 허용한 한국을 비난하면서 보도를 막고자 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잘못된 역사관과 영토의식을 가진 부정의하고 불합리한 나라로 각인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최용일  solbeeya@daum.net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