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얼마 전 한광옥 전 비서실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하는 기사를 접한 뒤 트윗에 "세 확장을 위한 영입'이였다는 글을 올렸다.

헌데 5분도 지나지 않아 박근혜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한 여성이 "안대희 전 대법관과의 관계를 아느냐?"는 질문을 해왔다. 난 좀 뜬금 없게 느꼈으나 즉시 포털에 안대희,한광옥을 쳐봤고 '나라종금 사건'과 '대검중수부장'이라는 단어가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관련 기사를 읽자 당시 한광옥이 연루된 나라종금 사건의 지휘 검사가 안대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제서야 그녀의 질문이 자다 봉창이 아님을 깨달았다.

문제는 박근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는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한광옥 영입에 대해 반대 뿐아니라 관철되지 않으면 자진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쳤다는데 있다.

더 가관인 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한광옥이 안대희의 알러지 반응을 이해못하겠다며 "나라종금은 당시 검찰의 압박으로 허위증언한 사건이므로 사과해야 할 사람은 안대희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는 점이다.

참으로 대선을 코앞에 둔 집권당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힘든 사태다.

난 이번 안대희,한광옥의 설전을 보며 "박근혜를 보좌하는 핵심 참모는 누구인가?"묻지 않을 수 없다. 안대희,한광옥 영입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안대희도 한광옥도 분명 박근혜에게 도움을 줄 인물들이라 확신한다.

다만,"안대희를 힘들게 영입했다"고 으시댔으면 한광옥과의 관계를 고려해 충분한 설명과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대업 달성을 위해 두 분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면 모양새가 얼마나 좋았겠나? 지금 안대희가 사퇴를 거론하며 강력 반발하는 걸 봐선 충분한 설득이 이뤄지지 않았음은 안봐도 비디오다. 이점이 뼈아픈 대목이다.

현재 새누리당의 내분을 보면 유방과 장량,유비와 제갈량,이성계과 정도전 같은 주군의 대업 달성을 도운 명참모가 보이질 않는다. "대통령은 박근혜가 도전하지만 승리의 핵심이 되는 전략은 참모의 머리에서 나온다"는 건 상식이다.

대선이 두달 남은 이 시점에 참모 부재를 논한다는 건 분명 박근혜의 부덕이지만 출사표에 "몸이 부서지도록 노력하겠다"는 '국궁진췌'란 의지를 피력한 제갈량 같은 참모가 없다는 점은 "새누리당 동지들의 나약한 보신주의가 갈 때가지 갔다"는 증좌이자 부덕의 소치와는 차원이 다른 서글픈 현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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