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사람이 먼저’라는 슬로건은 ‘표심이 먼저’고 ‘복수에 눈이 멀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민변’이나 ‘우리 법 연구회’ 둘 다 썩은 동아줄이다. 진실을 규명하는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다. 선택의 여지도 없다. 막다른 골목에서 그 흔한 묵비권도 허용이 안 된다. 버틸 수도 없다. 재추천을 요구했지만 초법적 발상이란다. 지명 시한을 넘기면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할 거라는 야당 대표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형사소송법 18조는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때 검사나 피고인 등이 제기할 수 있는 행위로서 ‘법관 기피신청(忌避申請)’이 있다.

어느 쪽을 택하든지 법관기피 사유는 충분하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이 특검 추천을하였다면,

첫 째, 민변 법관이 야당 문재인 후보의 정치적 후견인이므로 제척사유(除斥事由)에 해당한다.
둘 째, 민변 법관이 문재인 후보와 친구 관계로서 불공평한 재판이 우려되므로 법관 기피 사유에 해당한다.

2명 중 1명이 결격사유에 해당하므로 재추천이 당연했다. 무슨 소리!? 초법적? 정치적 놀음에 도의를 짓밟으면서 감히?

김형태는 민변이다. 민변은 ‘BBK관련 허위사실 유포죄’로 1년의 형기를 살고 있는 정봉주를 변론하고도 모자라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다고 공익기금, 소위 ‘쫄지마 기금’을 앞장서서 모금하였다. 전국을 들끓게 만든 광우병 소고기 파동을 배후 지원하고 ‘왕재산 간첩단 사건’도 변론하였으나 패하였다. 조직의 다수가 야당 대선 캠프에 대변인 등 굵직한 직책을 수행 중이고 나머지는 투표시간 연장해 달라고 헌법소원 중이다.

무엇보다 ‘정봉주 살리기’에 집착해온 민변이 이번 기회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것이 뻔하다. 그래서 애초부터 특검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수용해선 아니 되옵니다’를 외쳤건만 이미 물 건너갔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하지 않았다. 독재자의 편법이다. 악법은 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덜컥 받아 들이면 법의 남용에 희생될 뿐인데...

MB가 차악(次惡)의 이광범 변호사를 특검으로 지명하였으니 그 또한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의 창립 핵심 멤버다. ‘이용훈 코트’를 걸치고 사법개혁을 주도한 인물이다.

정봉주, 곽노현을 구속시킨 소신 재판관으로 이상훈 대법관이 최근 법조계의 화제 아이콘이다. 그의 소신을 비난하는 세력들은 그가 MB에 의하여 임명되었다고 오해하는 데 정작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우리법 연구회’의 대부 이용훈 대법원장이 임명하였다. 이광범이 바로 이상훈 대법관의 동생이라니 그 나물에 그 밥? 아님, 일말의 기대감?

형님 얼굴 생각해서라도 섣불리 법관 양심에 어긋난 판결을 하지는 않겠지? 하는 살얼음 같은 조바심이 난다. MB의 최후 선택은 인민 재판식의 ‘좌파 사시(斜視) 판관’ 보다는 ‘또라이 짬뽕네 판관’을 택했다. 그게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거기가 거기인 것을... 믿은 게 잘못이다. 항상 '염치와 예의'를 강조하는 문후보 술책이 ‘사람이 먼저’ 라 하기에 믿었는데... (여기서 사람 = 투표권자)
설마, ‘짬뽕네’나 ‘엿장수’는 아니겠지 했는데, 슬퍼도 너~무 슬프다. 기대는 여지없이 물거품 되고.

민변은 ‘왕재산 간첩사건’ 마저 ‘정국 돌파용 공안사건’이라고 폄훼한 친구들이다. 이정희가 대선출마 발표를 한 그날 음주운전에 걸린 그녀의 남편 심재환 변호사도 민변이다. 한미FTA 반대 극렬 시위자들에게 경찰에 잡히면 ‘묵비권’을 행사하라고 문자 메시지를 날린 이정희는 며칠 전 부정선거 개입의혹 수사 시에도 예의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게 전부 그 남편의 아이디어 아니겠어?

좌파 종북 주의자들이 광우병 파동,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을 부정 또는 의심하고 제주해군기지 반대 등 법 질서를 파괴하고 구속되면 어김없이 뒤에서 변호하여 꺼내고, 군중시위를 지원하여 법의 근간을 흔들어 농락하고, 서슴지 않고 이적행위를 저지른다.

인권수호나 사법감시를 가장하여 좌익 전위대의 활동을 보장하고 핵심세력의 합법적 정치세력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 민변의 정체다. 교육계의 전교조, 언론 노조, 전공노 등과 합세하여 대한민국의 안보와 법치를 급격히 붕괴시키고 있는 귀족 좌파의 중심이다.

강기갑의 공중부양을 무죄라고 판결하고 촛불재판, 광우병보도 PD수첩사건 등을 담당한 우리법 연구회는 강금실 ,박범계 등이 이념성을 부각시키면서 법원내의 민변으로 진보의 방향에서 좌파로 편향된 사조직으로 반드시 해체되어야 함에도 여전히 그 세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에서 명 판결로 유명한 ‘올리버 웬델 홈스’ 전 연방대법원 판사는 “법관 생활이란 홀로 사막 길을 쓸쓸히 걷는 것과 같다”라고 은퇴 후 수필에서 밝혔다. 인간사회란 엿장수와 어울리면 엿장수가 되고 짬뽕을 어울려 먹으면 옷에 냄새가 밴다. 떼거리로 몰려 다니는 판사의 행동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중심을 잃은 입법부의 이번 공모 사건은 행정부를 죽이기 위한 ‘쿠테타’와 다를 바 없다. 법과 대통령을 무시하면서 왜 대통령은 되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갔다. 아하, 그래서 유래없는 쿠테타임이 틀림없구나. 마지막에 와서 말리는 시늉하는 새누리당의 처신은 시어머니보다 더 미운 시누이로다. 활은 시위를 떠났다. 진실의 과녁을 맞힐지 날조의 과녁을 맞힐지는 두고 볼 일이다.

신이시여, 특검에게 솔로몬의 지혜와 흔들리지 않는 양심을!

우리에게도 '홈즈' 판사처럼 보석같은 대법원 판사가 있었다. 김영란. 임명 당일 빼고는 고통스런 나날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하면서, 감동깊게 읽었다는 미국의 여류작가 ‘어슐라 르 귄(Ursula Le Guin)’의 SF소설<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소개하였다. 지금의 우리 현실을 닮았다. 한 개인의 희생이 도시 전체를 책임지는...

‘오멜라스’라는 곳은 유토피아나 다름없다. 허지만 , 도시 한 건물의 지하실에 버려진 한 아이가 비참하게 고통을 당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아이가 불행할수록 행복하게 되는 ‘계약 관계’에 있다. 행복에 겨운 시민들은 아이의 불행을 듣더라도 처음엔 분노하지만 “설마, 그럴 리가? 그 정도는 아니겠지.” 하며 애써 외면한다.

“그 아이가 지하실에서 나오더라도 별 수 없을 거야” 라고 자위 하던 사람들 중에 몇몇이 그렇게 얻은 행복을 추잡하다고 느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도시를 떠나기 시작하였다. 어디로 가는 지, 얼마나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는 '떠나는 사람'만이 알고 있다.

외로운 대통령이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 이 ‘터무니없는 계약’에 자네들은 모두 행복하신가?
우리는 위선으로 가득 찬 행복한 ‘오멜라스’를 언제 떠날 수 있을까?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박제수  harubang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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