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호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이틀 전 국제 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연례 협의보고서에서 ‘선별적 복지 확대’와 넓은 세원을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장했다.

1997년 한국은 경제위기를 맞았을 때 달러를 빌려주었던 기구인 IMF에서 새삼스레 예전의 기억을 한국정부에 상기 시킨 것에는 그에 상당한 원인과 이유가 있다고 본다. IMF라는 조직은 어느 한 국가에 종속되어 있는 조직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고 또 도움을 주고 있는 국제적 조직이기 때문이다.

IMF에서 보는 관점에서는 한국 경제 상황이 점점 예전 외환위기 때 모습과 유사해지는 것을 보고 충고 한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한국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국제기구에서 쓴 소리를 한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대학생 반 값 등록금을 거론하자 야당인 민주통합당에서는 전국 각 지역에 반 값 등록금 확실히 성사 시키겠다는 플랜카드를 걸기까지 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시장으로 재임 시에도 무상급식으로 오 전 시장을 압박했었다. 이에 오세훈 전 시장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전면 무료 급식은 포퓰리즘이라고 반대하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부모는 급식비를 내야 한다며 선택적 복지를 주장해 서울시민 투표에 붙였다 결국 시장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학부모 중에는 기업체의 사장, 중견간부 그리고 사회 지도층 정도 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 사람들이 무료로 급식을 받는 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 비용으로 방과 후에 어려운 아이들의 석식을 지원해주고 방학 때는 굶는 아이들 급식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아직 성숙되지 않은 서울의 학부모들은 작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10만 원 정도의 급식비에 욕심이 생겨 투표를 하지 않아 오세훈 전 시장이 사퇴를 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이런 일들은 거시적으로 생각하고 미소한 이익에 초연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짧은 근시적 시각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이 시의 재정은 고려해보지도 않고 무작정 무상급식을 원해서 발생된 일이다.

무상급식이 낭비는 아니지만 예산의 전부를 소비하는 데에만 사용한다는 것이 문제다. 투자를 해야 부가가치를 올리고 여기서 발생된 이익금으로 서민들을 위해 사용한다면 더욱 유용하지 않겠는가. 예전에 흉년이 들어도 농부들이 씨 옥수수를 식량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보라. 굶주림에 종자를 먹어 버린다면 다음해 농사를 무엇으로 지을 수 있겠는가.

김황식 국무총리도 2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장론’을 거론하며 정치권이 무리한 무상복지 정책 확대 시행을 내놓는 것을 보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의 신용등급 상승은 엄청난 일이라며 “이는 정부가 수입 범위 안에서 정책을 펴 온 노력의 결실”이라고 전했다.

이 상황에 ‘무상급식,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등을 한꺼번에 시행하는 것은 국가 재정의 파탄을 불러 올 수 있어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집안의 가장이 중심을 잡고 소비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 우선순위에 따라 시행해야 되고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얘기할 수 있는 가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연말 대선에 당선되기 위해 국가 경제는 어떻게 되든 무분별한 공약만 내세우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한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복지를 내세워 국민들 선동에 지표로 삼고 있는 스웨덴의 복지 정책에 대해 최근 스웨덴 복지전문가 최연혁 쇠데르퇴른대학 교수가 인터뷰를 통해 쓴 소리를 했다. “복지에는 공짜가 없다”라는 말이다.

스웨덴의 국민세금 부담률은 최고 60%에서 작게는 29%란다. 물론 기업체나 자영업자의 분담금이 직장을 다니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유류세, 특별소비세 등 개인소비세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의 복지정책을 살펴보면 과히 복지천국이라는 말이 나올만하다. 대학과정에서 박사과정까지 무상교육, 전 아동에 아동수당, 모든 노인에게 양로서비스, 직장에서 해고되면 1년간 무노동 연봉 제공 등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복지정책을 시행중이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인과 국민들은 이 스웨덴식 복지를 부러워만 했지 복지로 들어가는 예산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거 같다. 복지를 위해 국가재정을 쓰는 만큼 많은 재원이 필요한데 이 필요한 재원을 국가는 과연 어디서 조달할까라는 물음에 대해 생각 해 본적이 있는가. 최 교수는 스웨덴의 “높은 복지 수준을 가능케 하는 것은 높은 세금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한다”.

최 교수는 “알다시피 세금이란 정부가 올리고 싶어도 국민정서가 허락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스웨덴 국민의 대부분은 복지를 위해 기꺼이 세금을 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돈을 번 기업이나 개인이 높은 세금에 동의하자 나머지 계층도 세 부담을 함께 지겠다는 한 목소리가 나오며 사회통합까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여기엔 세금은 많이 내지만 다시 복지를 통해 돌려받는다는 믿음이 바탕이 됐다” 고 말했다.

이런 스웨덴과 비교하면 한국의 현 실정은 많이 다르다. 최고의 기업을 운영하는 회장이나 소규모 자영업을 하는 일반 시민들은 똑같은 사고를 가지고 기업체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탈세를 하는데 뒤질세라 서로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회장은 비자금과 증여세 문제 소규모 자영업은 매출 축소신고 등 모두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며 복지를 바라고 있으면 누가 그 복지정책을 추진 할 수 있단 말인가.

최연혁 교수가 아마도 한국 정부와 국민에 전하고 싶었던 것은 신뢰가 아니었나 싶다. 국민이 정부를, 정부는 국민을 신뢰할 수 있는 성숙된 분위기가 만들어져 하고 기업은 정부를 정부는 기업을 신뢰할 수 있는 여건 또한 만들어 져야 진정한 사회통합이 이루어지며 복지국가로 갈 수 있는 발판도 만들어 진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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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춘호  vanish119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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