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수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이명박 대통령은 해외파, 글로벌 리더다. 정열이 넘친다. 국내에서 거의 한 달을 일본과의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APEC 회담이 열리는 ‘블라디 보스톡’에서 일본 ‘노다’ 총리의 항복(?)을 받아냈다. 일본 국민이 다 지켜보았을 텐데, 노다의 대안은 없었다. 기선 제압의 힘이다. YS의 ‘버르장머리’도, NO의 ‘외교전쟁불사’도 다 헛방이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은 역시 '알렉산더의 칼'로 풀었다.

MB는 혈혈단신으로 싸웠다. 눈앞의 먹잇감에 눈이 멀어 우군 지원도, 관심도 없는 ‘대일 외교전’을 혼자 거뜬히 치르고서 서둘러 길을 떠났다. 싸움꾼은 외롭다지만 섭섭했을 터. “까마귀도 자기들 눈알은 빼먹지 않는다는데... ”

머나먼 동토의 땅 그린란드를 밟았다. 세계 최대의 섬-빙하 신대륙의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하여! MB에게 즉흥적인 국면 전환용 전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의 방문역시 철저한 밑그림의 결과였다. 자원외교가 미래 국민의 먹거리다. 근시안적인 표퓰리즘적 안목으로는 어림없다.

최초의 밑거름은 취임 초부터 공을 들여 2010. 6.16에 ‘글로벌 녹색성장 연구재단(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GGGI)을 창립, 서울에 본부를 두고 아부다비, 코펜하겐에 사무소를 설치하였다. 이어서 2011 년에 정상회의, 금년 8.21 전 덴마크 총리인 ’라스무센‘ 의장이 방한하여 ’덴마크, 그린란드 개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기관, 관련 기업들과의 정책 검토를 가졌다.

이에 앞서, MB는 작년 덴마크를 방문, 덴마크와 ’녹색 성장 동맹’을 체결하였다. 전 세계의 최고 수준의 녹색국가 덴마크와 함께 녹색 성장을 위한 기술을 제휴하고, 자원의 보고인 ‘그린란드의 북극해 공동개발’에 참여하게 된 것은 덴마크가 우리 기술력을 인정한 점도 있지만 신속한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덴마크와 국제기구를 창설한 MB의 100년을 내다보는 혜안(慧眼)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속 발전 가능한 정책을 실현하려면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린란드는 '첨단기술의 쌀' ‘희토류’를 가지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가 전 세계의 95 %를 차지한다. 다른 나라들은 생산 효율성 때문에 비록 자원이 있어도 생산을 포기한 상태다. 중국이 이를 ‘자원 무기화’하여 일본을 굴복시켰다. 각 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고심하고 있으나 우리는 대책이 전무하다. 수수방관이 딱 맞는 표현이다.

그런데 , 이 ‘빙하의 섬’ 밑에는 중국의 40 배가되는 희토류가 잠자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희토류’가 아니다. 세계 원유의 13%(900 억 배럴), 가스도 엄청나다. 인구는 겨우 5만 7천 명,그러면 일손도 많이 딸리겠군.

한반도의 10 배되는 만년빙 덩어리인 이 섬은 얼음 덩어리를 잘라서 팔아도 돈이 된다. ‘빙정석’이라 하여 얼음 속에 납과 아연이 포함되어 있단다. 이런 땅에 미국, 일본, 중국 등 진출을 노리는 나라가 줄 서있다. 그들은 줄 서봐야 쉽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게 관계(?) 아냐? 저리 좀 비키지. 헛삽질 말고.”(힘난다)

아니, 글로벌 온난화로 전 세계인이 북극 빙하가 녹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판국에 빙하가 녹아서 살판난 나라가 그린란드다. 매년 2m씩 녹는다. 현재 85 %가 빙하로 덮여 있다지만 녹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과학자의 예측이 빗나가고 있다.

MB의 혜안은 무섭다. ‘1타 3피 전략’.

그린란드는 이누이트 원주민 외에 바이킹족 후손들이 스칸디나비아 반도 부근에 살고 있었는데, 전부 덴마크의 지배를 받다가 스웨덴, 노르웨이가 독립하면서 영토분쟁이 잦아졌다. 특히, 그린란드와 가까운 노르웨이는 1905 년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1933 년 ‘동부 그린랜드사건’, 1988 년 ‘해양경계선 분쟁사건’ 등 국제사법재판소 신세를 많이 졌었다. 물론 식민 지배를 했던 덴마크가 승소했다.

노르웨이가 ‘임자 없는 땅’이라고 무단 선점한 ‘전자(前者)’의 소송도 결국 ‘계속적 무시나 무대응’은 ‘묵인’했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덴마크 손을 들어 주었던 교훈적 사례다. 주변국(당사자) 입장에서 ‘반대나 항의 표시’는 주권을 지키는 적극적 외교 전략상 반드시 필요한 조건임을 일깨우고 있다.

MB의 독도 방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찬반의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대안 제시는 방법이나 내용에 있어서 국민적 합의가 아닌 정치적 단견(短見)뿐 이었다. 까마귀 열두 번을 울어도 ‘까욱’ 소리뿐이다.

독도에 이어 그린란드를 방문함으로서 ‘산업의 쌀’인 희토류를 포함한 에너지 자원과 녹색성장의 최강국인 덴마크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함은 물론, 우리 입장과 반대가 되는 영토 분쟁의 경험국을 찾아 그들의 생생한 실례를 ‘반면교사’로 삼고자 하는 혜안이야말로 백 년을 앞서가는 제갈량의 지략이라 아니할 수 없다. 노르웨이가 '임자 없는 땅'이라고 선점해봤자 ‘실효적 지배’로 인정받지 못한 이유는 ‘주인 있는 땅’이 어찌 ‘실효적 지배’냐? 불법, 무단점유지.

반대로, ‘독도의 실효적 지배?’ 우리 땅을 가지고 맞지 않는 표현을 쓰고 있다. 우리 스스로 독도가 '주인없는 물건'이라고 하는 격이다.

녹색기술과 동토 자원의 확보, 그리고 독도는 자원 면에서도 틀림없는 보고(寶庫)다. MB는 안팎으로 자원을 거머쥐었다. 일본에게 또 한방 먹였다. ‘노다’가 울상이겠다. "불쌍한 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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