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수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매년 한 번 있는 공식행사에서 대통령이 당연한 요구치고는 소박한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매도할 수 있는가? 과연 누가 예의가 없는 건가? 전범으로서 오야붕인 일본 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면 독립투사들의 무덤에 헌화하고 사죄하는 것은 지극히 의전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

오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다. 당시에 억울한 희생을 치른 고인 및 생존자들,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위안부 할머님들께 먼저 사죄해야 함은 생전에 본인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다. 과거처럼 ‘통석의···어쩌구 저쩌구’는 집어 치우고 진정 가슴에 우러나오는 그런 참회를 하라는 것이다.

독일은 일본과 더불어 전범 국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충분히 죄 값을 치렀기에 그 누구도 손가락질 하지 않는다. 수도 베를린에는 유대인 박물관 외에 2005년 5월 제막한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세웠다. 전후 60년에 이들을 추모하며 양심의 눈물을 흘렸다.

종전 직후 나찌 수뇌부는 모조리 가혹한 처벌을 받았고 하급자 처벌 역시 공소시효 없이 아직도 처벌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 검찰은 84 살의 나찌 병사를 살인으로 기소하였다. 종전 62 년이 지난 2006년 2월의 일이다. 이 역시 자발적이다.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는 1970 년 가장 피해를 많이 주었던 인접국 폴란드에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하였기에 피해 당사자의 마음마저 움직였으리라.

그 뿐만이 아니다. ‘독일의 철녀’ 앙겔 메르켈 총리는 2009 년 9월 폴란드 그단스크 추모식에 참석하여 “독일의 폴란드 침공은 유럽사의 가장 비극적인 역사의 한 장을 열었다”라고 하면서 희생자들에게 허리를 숙여 사죄하였다. 아울러, 독일은 전쟁과 대학살에 대하여 “영원한 책임을 느낀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말의 수사가 아님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 일본은 사과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화내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야스쿠니 신사로 떼지어 비겁하게 숨고 있다. 꼬붕들이 보여 주는 단체 행동의 특성은 일본 원숭이의 그것과 비슷하다. 여차하면 숨는다. 올림픽으로 망신당한 체면도 말이 아니었을 테니까.

이러한 반복된 일련의 행태를 괘씸하게 여기고 있던 독일 홀로코스트의 최대 희생자인 이스라엘은 2005 년 3월,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개막하면서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40 여개 국의 대표단을 초청하였다. 물론 독일이 포함 되었다.

그러나,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초대받지 못하였다. ‘야드 바셈’이란 ‘그 이름을 기억하라’는 뜻이므로 전쟁의 가해자이면서도 죄를 반성하기는커녕 원자탄의 희생자인 체 하는 일본의 파렴치한 태도가 너무 뻔뻔하기 때문에 거절하였다고 한다.

일본은 왜 반성하지 않는 걸까? 그 이유는 반성하는 순간 그 화살이 오야붕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산화되어 미국의 동정을 받지 못한 반면, 쏘련과 중국의 위협을 동시에 감당하려면 미국에게는 부리기 좋은 일본이 필요하고 왕이 건재해야만 체제가 안정되어 이용하기에 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오야붕이 살아 났다. 이 오야붕에게 피해가 가선 안 된다는 게 꼬붕들의 철학이다.

난징 대학살은 분명 홀로코스트다. 혹시 일본이 중국에 추념관 건립?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우리는 1905 년 이후 줄곧 침탈을 당했다. 이차 대전에 징용당하여 이름 모를 어느 타국 전선에서 황군으로 억울한 총알받이가 되었다.

꽃다운 청춘들이 광할한 중국 만리장성에서, 보르네오 섬 어딘가에서, 남양 군도의 허름한 막사에서 성의 노예로 죽어 갔다. 이것이 홀로코스트가 아닌가? 탄광 막장에서 아사당하고 혹사당하였다. 해방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귀국선에서 또는 사할린 탄광에서 사고를 가장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이것이 대학살 아니면 무엇인가?

이런 끔직한 죄상 앞에 키 작은 오야붕이 무�� 꿇는 것이 그리 안 되었는가?
오야붕(親分)이란 꼬붕(子分)들이 친부모처럼 의지하고 따르는 우두머리로서 야쿠자 조직에서나 쓰는 말이다. 야쿠자 즉, 쓸모없는 것들 말이다.

노다 총리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화들짝 놀랐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라도 찍힌 것처럼...그러나 , 그가 누구인가? 자기 입으로 ‘흙냄새 나는 미꾸라지(일본어 :도조)’라고 했다.

제비같이 옷을 입고 특유의 ‘게다’ 신은 총총 걸음으로 야스쿠니 복도를 미꾸라지(도조)들이 빠져나가는 폼이란! (이들을 ‘도조 내각’ 즉, 미꾸라지 내각이라 한다.)

가만, 뭐야, 이건? 여기 또 작은 오야붕이 숨어 있었네?
‘도조’ 라고 하면 A 급 중 제 1 전범 ‘도조 히데끼’ 아냐? 그래서 이 미꾸라지가 작년 8.15에 "야스쿠니 A급 전범은 전범이 아니라"고 망언을 했구만. 야! 이 미꾸라지들아, 제발(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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