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춘호 리얼콘 칼럼니스트]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 후보들이 불 볕 더위와 씨름하며 광주를 시작으로 오늘 충청지역까지 벌인 경선 합동연설회가 일주일을 맞았다.

경선 후보 모두는 연설장에서 참석한 지역 당원들에게 본인이 대선후보로서 적임자라고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첫 날과 둘째 날 열린 전라지역과 부산과 울산지역 합동연설회는 그나마 시작이라 폭염에도 불구하고 관심 있는 당원들이 많은 수는 아니지만 대외적으로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 참석해 집권여당 행사로서 체면치레는 했다고 보인다.

그러나 영국 올림픽 개최를 시작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합동연설회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 문제다.

한 가지 더 큰 악재는 기상청에서 국내 전국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가마 더위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멀어져 가고 있는 분위기다.

재미도 없는 합동연설회를 보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행사에 참석할 당원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행사장에 가봐야 후보자 본인들만 잘났고 그네들이 대통령 하고 싶다는 한마디로 그들만의 잔친데 일반 당원들이나 시민들이 참석하겠는가.

행사라는 것은 재미가 있어야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은 법이다. 재미도 있고 날씨도 외출하기 좋아야 갈 터인데 재미도 없고 날씨는 완전히 사막의 뜨거운 온도와 비교해야 할 정도로 무더운데 그런 수고를 아끼지 않고 참석할 당원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당원이나 시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다 보니 방송 매체나 지면 매체들의 기사도 얼마 전까지 매일 1면에 실리던 정치권 소식들은 가뭄에 콩 나듯이 나올 뿐이고 정치권에 대한 뉴스는 비리나 구속 등외에는 별로 크게 다루지도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람이 몰리지 않는 곳에서 장사를 하면 백이면 백 망한다는 것쯤은 유치원생도 아는 사실이다.

방송매체나 지면매체도 행사장의 분위기가 조용하니 뉴스로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기사화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현재 영국올림픽 개최와 무더위의 기승으로 국민 관심에서 벗어난 경선 합동연설회를 잠시 연기하는 것은 어떠한가 묻고 싶다.

더구나 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4월에 치러진 총선 당시 거액의 공천헌금을 건넨 혐의로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는가.

현영희 의원은 4월 총선을 앞두고 3월 중순 비례대표 공천을 받기 위해 당시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이던 현기환 의원에게 3억 원의 공천헌금을 전달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상황이다.

현기환 전 의원은 ‘친박’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19대 총선 당시 불출마를 선언하고 공천위원에 선임된 인물로서 현재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헌금 수뢰사건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근혜 의원은 도덕적으로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박 의원 뿐 아니라 새누리당과 현재 대선후보로 선거운동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타 후보들에게도 그 피해는 상당히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4.11 총선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끌던 시기며 또한 공천과정에서 “ 공천과 관련해 어떤 불법이 발생한다면 즉각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며 내세운 ‘정치 쇄신’ 을 완전히 뒤집는 행위라 국민들 눈에 좋게 보일 리 없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의원의 정권창출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정권창출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유력 대선후보 박근혜 의원이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야권의 집중적인 마타도아성 공격을 피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다.

새누리당은 법이라는 잣대를 통해 검증 절차를 밟아 다시 국민에게 심판받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살 길이다.

누구든 법 앞에서는 평등하다. 대통령의 형이 감옥에 가는 판에 대선후보라도 의혹이 있다면 경선을 좀 미루더라도 이 사건의 진의를 가려야만 한다.

사건의 진의를 가리지 않은 상태에서 경선 합동연설회를 진행하다 이 사건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박 의원은 연말 대선에서 야당의 네거티브 전략이 아니라 이 사건 자체로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찰의 수사가 종결 될 때까진 경선을 뒤로 미루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 본다.

이 사건 말고도 새누리당과 친박측은 국민들에게 납득하지 못한 유야무야 넘어간 사건들이 있다.

4.11 총선 전 당원명부 유출사건,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사태에 따른 책임문제 등 국민들에게 약속한 부분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한구 원내대표는 7월 임시국회가 끝나고 물러난다고 약속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깜깜 무소식이다.

박근혜 의원의 내 잘못은 괜찮고 남의 잘못은 안된다는 이중잣대가 적용되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

새누리당 일반당원과 국민들은 계속되는 무더위로 짜증이 날대로 난 상태고 영국에서 열린 올림픽 경기를 보느라 경선에 대해 거의 무관심에 가깝다.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공천헌금 문제가 새누리당에게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이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은 어떠할지 권하고 싶다.

어차피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시기면 올림픽은 이미 폐막을 했을 시기고 더위도 한층 수그러질 쯤이라 오히려 합동연설회를 개최하기는 더 좋은 여건이라 볼 수 있다.

공천헌금 의혹해소와 후보경선 국민관심 증폭을 위해선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일정을 연기하는 방법 밖에 없다.

안철수 원장을 비판해도 되레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런 상황에서는 새누리당 정권창출을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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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춘호  vanish119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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