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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힘
김성춘 | 승인 2012.07.13 13:07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우리는 살아가면서「인간의 힘」이상의 것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고,「인간 범주」밖의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원모심려(遠謀心慮)를 무색케 하면서 육감(六感)으로는 느낄 수 있다. 그「하늘 밖의 하늘(天外天)」같은 것을 우리는「운명」또는「운명의 힘」이라 부른다.

이것은「반드시」나「꼭」또는「기어코」를 동반하여 이루어지거나 맺어지는 것이 필연임을 의미하기도 하고.「결코」등을 수반하여 피할 수 없거나 비껴갈 수 없음을 나타낸다.

운명의 힘을 정확하게 꿰뚫어본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소포클레스를 비롯한 3대 비극작가였으며 비극은 운명에 의해 모의(謀議)됨을 강력히 시사한다. 섹스피어는 이들의 진정한 계승자로 우리는 너무나 유명한 그의 작품에서 운명에 함몰되는 인간들에 여지없이 빠져든다.

운명의 힘은 개인에게는 생과 사, 국가는 흥망의 갈림길에서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운명은 보통 때는 미동도 않으나 결정적일 때 움직이기 때문에 그 힘은 배가된다.

운명은「얄궂음」의 얼굴을 하고 우리에게 다가오는데「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선택으로 오기도 하고,「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식으로 퇴로가 없기도 하며, 자업자득이라는 인과율(因果律)에 기인하기도 한다.

흰 돛으로 바꿔 달아야 하는데 검을 돛을 바꾸지 못한 테세우스나 흰 돛을 달고 이졸데가 오건만 검은 돛이라는 말에 숨이 끊어지는 트리스탄을 보면 가히 운명적이라고 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

딱 두 번 베아트리체를 보았을 뿐인데도 그녀를 구원의 여인상으로 그린 인류문학사에 길이 남을「신곡(神曲)」을 쓴 단테는 운명에 이끌렸다고 볼 것이고, 사형집행 5분전에 사면된 도스토예스키에게서는 운명의 심술이나 운명의 편애를 보게 된다.

중국 만당(晩唐)의 시인 두목(杜牧)의 시「적벽회고(赤壁懷古)」의 구절들,「동남풍이 불어 주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봄 깊은 동작대에 이교는 갇혔으리.(東風不與周郞便 銅雀深春鎖二喬)」에서는 바람까지도 운명과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운명이 관성을 갖고 나아갈 때 그것은 숙명적인 것이 된다.「샐리의 법칙」과「머피의 법칙」은 똑같이 일어나야 하지만 현실은 머피의 법칙이 우세하다. 영화 벤허에서「벤허, 너를 살리기 위해 우리 로마 함대가 이겼다.」는 로마군 사령관의 말에서는 운명이 모략(謀略)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의 여성혁명가 추근(秋瑾)이 처형당하기 전 남긴 시「가을바람 가을비가 사람을 못 견디게 한다, (秋風秋雨愁殺人)」에서는 운명의 야속함과 더불어 운명의 부질없음도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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