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리얼콘 칼럼니스트]

선거는 구도(構圖)의 승부이자 진영(陣營)의 대결이다.말 그대로 총선이나 대선 모두 후보자 한 사람의 능력 뿐아니라 소속당이 내건 공약 및 이념의 큰 줄기가 선거전의 판세를 좌지우지한다는 뜻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통당 소속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박빙의 선거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우린 목도했다.결과론이긴 하나 민통당이 김용민을 조기에 사퇴시켰다면 다수당이라는 승리의 왕관을 차지했을지 모를 일이다.

해서,서두에도 언급했듯이 피말리는 선거전에서 '노인폄훼'와 같은 망언이나 '선거 부정' 등은 자신들이 내놓은 구도를 망칠 뿐아니라 필패(必敗)로 가는 지름길이다.

반대로 상대당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중원(中原)이라 불리우는 부동층을 흡수한다면 "다수당은 커녕 120석도 힘들다"던 전문가의 예상을 깬 새누리당의 대역전 성과를 재연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총선은 득표수와 상관 없는 의석수 싸움이기에 구도나 진영의 논리가 어느선까지만 먹히지만,한 표 차이로 승패가 결정되는 대선은 파급력이 휠씬 크다.

보수당을 자처하는 새누리당이 경제 민주화에 기를 쓰는 이유가 바로 혼전을 넘어 1% 싸움이 될 것이라는 대선에서 구도와 진영 논리 만큼은 밀리지 않기 위함이다.

구도 대결의 정점은 지난 16대 대선이였고 중산층과 서민,나아가 사회적 약자까지 대변하겠다는 노무현 후보 측은 당시 높은 지지율에 고무돼 '대권은 따논 당상'이라던 이회창 진영의 단꿈을 산산히 부셔버렸다.

특히 열세였던 노무현에게 몰표를 몰아준 당시 30~40세대는 이회창이 재벌을 보호하고 서민보다 중산층 이상의 기득권을 대변할 것이라는 그들의 모략에 손을 들어주며 한나라당의 뺨때기를 후려쳤다.

만약 17대 대선 또한 노무현 정권의 실책과 측근비리가 없었다면 구도와 진영 논리가 선거판을 쥐락펴락했을 것이다.한마디로 이명박 후보가 압승한 지난 대선만이 전술과 간계가 동원된 구도 싸움이 아닌 대세론이 굳어진 경우였다.

이제 18대 대선도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고 16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새누리의 박근혜 의원이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이 유력하지만,바람몰이와 이벤트에 능한 야권이 이빨을 드러내는 11월이면 판세가 급변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게 이번 대선은 종북(從北)논란이 쟁점화 될 것이란 점이다.새누리가 종북 논란에 올인해선 안되겠지만 전국민의 관심사인 만큼 철저한 자료수집과 대비로 대선 정국의 주도권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까놓고 말해 대권 주자의 정책들이 상충하는 안보 외에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게 사실이고,개개인의 능력 또한 일개 국회의원과 차원이 다를 뿐아니라 상당부분 대통령으로써의 자질이 검증된 게 사실이다.

허면,청와대의 주인장이 되기 위해선 소속당의 역량과 올인하다시피한 진영 논리가 국민에게 얼마나 어필했느냐라고 보면 틀림 없다.

해서 이번 대선에 임하는 새누리는 저들이 재탕,삼탕 우려먹는 레퍼토리인'재벌 옹호당'이라는 공격을 방어할 경제 민주화 정책과 재벌 개혁 의지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할 것이다.

그런 뒤에 범야권의 아킬레스건인 종북세력의 폐해에 집중포화(集中砲火)를 가한다면 구도 대결에서 처음으로 보수우파가 승리하는 신기원이 이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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