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 전 중국 상하이 총영사가 '상하리 마타하리' 덩신밍(鄧新明·33)씨와 법무부 출신 H(41) 전 영사의 불륜관계 및 정보 유출 정황을 파악하고도 이에 대한 조사를 막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서울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H 전 영사와 덩의 불륜은 지난해 9월 총영사관 내에 조금씩 퍼졌고 2개월 뒤인 11월 본격적으로 문제가 불거졌다고 한다.

국가정보원에서 파견된 장원식 중국 상하이 부총영사는 지난해 H 전 영사가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문제삼으려 했지만 김 전 총영사가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 전 부총영사는 자체 조사를 벌여 덩에게 불법비자가 발급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 지난해 11월 국정원에 이를 보고했으며, 국정원은 덩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내사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영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 부총영사는 자체 조사에 나선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가 급격하게 틀어진 것으로 총영사관 측은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총영사관 관계자는 "장 부총영사가 H 영사와 덩씨의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졌을 무렵,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덩씨의 비리를 포착했다"면서 "덩씨가 불법 비자를 발급받은 사실과 영사관 직원들과의 스캔들 등을 파악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총영사가 조사를 묵살한 것은 자신과 덩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총영사는 문제가 불거진 다음 달인 지난해 12월22일 모처에서 덩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런 내용을 파악한 국정원은 덩씨에게 국가 기밀이 유출됐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내사 과정에서 김 전 총영사 등으로부터 MB 선대위 명단, 총영사관 직원 연락망(대외보안) 같은 보안 문건과 국내 주요 인사들의 인적 사항 등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이 한국 영사들과 덩신명과의 단순 스캔들로 결론나고 있지만 만약 국정원이 이 사건을 막지 못했다면 덩씨에게 더 큰 국가 기밀이 유출됐을 것이다.

일부 국민들은 “ 국익을 위해 활동하는 국가기관을 믿을 곳은 그래도 국정원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며 국정원의 예방적 정보활동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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