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임 시민활동가]

후퇴

사실,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중공군이 무기도 없이 맨 몸으로 밀고 들어왔다. 모택동은 스탈린의 환심을 사기 위해 총알받이로 먼저 무기도 없는 중공군을 투입한 것이다. 1921년 공산당을 창당한 이후 줄곧 스탈린의 지원을 받았던 모택동으로서는 대만을 탈환하여 공산통일하는 것이 시급했지만, 스탈린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를 지켜 본 뒤 스탈린은 무기를 지급했다.
스탈린, 모택동, 김일성으로서는 한 줌 밖에 안 되는 한반도에 미군이 파병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미 육군참모총장 콜린스가 포로로 잡힌 장교에게 물었다.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저지 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언가?”

포로 장교가 대답했다.

“오직 한 가지 원자탄뿐입니다”

이 엄청난 적의 무리를 무찌르기 위해서는 전면적 파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12월의 흥남은 영하 20~30도로 떨어졌다. 눈보라가 치면 전쟁에 의한 죽음보다 동상으로 더 많이 죽을 정도였다.
철수 명령이 떨어지고 흥남부두에서 병력을 태우고 이동해야 하는데 북한 주민이 물밀 듯 밀려들어왔다. 유엔군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주민은 적국민이었지만 북한을 탈출하겠다는 그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1946년 2월 사실상의 북한정부인 북조선인민위원회가 들어선 그 이듬해 1946년 3월부터 시행된 북한의 토지개혁은 인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수탈이었다. 무상분배된 토지에서 북한정부가 거둬가는 세금은 생산량의 50%라 발표했지만 실제로 70~80%나 되었다. 왜냐면 전체 생산량에서 결정하지 않고 가장 잘된 알곡과 과실나무만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평균 생산량의 실제 75%나 되는 세금을 바치는 폭정에 시달리며 노예처럼 살아갈 수는 없었던 것이었다.

해병대가 퇴각할 때 수천 명이 그들의 행렬을 뒤쫓아 왔다. 사실상 피난민들의 대규모 이동이 시작됐던 것이다.

“피난민부터 구출하라!”

눈물겨운 인류애였다.

12월 13일 스미스 소장과 지휘관들은 미해병 1사단 병사들이 묻혀있는 흥남항 부근의 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신앙심이 깊은 스미스 소장은 전몰장병에 대한 추모행사를 기독교, 카톨릭, 유대교, 예식에 따라 엄숙히 진행하였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을 지키다 전사한 병사들이었다.

▲ 1950년 12월 8일 장진호 남단 미국 영국 해병과 한국인 카투사 시신

워싱턴 정부는 1951년 4월 11일, 계속 불만을 터트리는 맥아더를 전격 해임하고 말았다.
미국은 한국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전쟁 전의 상태로 돌릴 것인가? 하는 두 가지로 좁혀 고심했다. 한국을 포기하는 것은 유엔과 미군의 완전 철수를 의미했다. 심지어 한국 정부를 일본에 두는 것까지도 고려했다. 대한민국이 사라질 뻔했던 위기의 순간이었다.

그때 8군 사령관 리치웨이 장군이 말했다.

“나는 여기 머물기 위해 왔다”

이승만의 단호한 태도에 대단히 감동을 받은 것이었다.
그리하여 유엔군의 반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승만은 80세 가까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전쟁 내내 전선과 훈련소를 찾아 다녔다. 눈사태와 장마도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지프를 타고 산길을 누볐으며 소형정찰기를 타고 적의 포화도 감수했다. 젊은이들도 몹시 힘들고 위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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