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리얼콘 칼럼니스트]

새누리당의 대권 맹주(盟主) 박근혜 의원에 맞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비박(非朴)3인의 일원인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선 참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어제 김문수 측 공보특보가 언론사 기자들에게 "경선 참가에 대한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는 문자 메세지를 발송해 "참여로 유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이재오,정몽준 두 주자는 경선 불참으로 가닥을 잡은 듯 보이고,탈당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기 힘들정도로 기존 룰에 대한 반감이 크다.물론 경선 불참이나 탈당도 말 그대로 설(說)에 불과하지만 같은 비박 3인이라해도 김문수와는 입장차가 확연하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난 이재오,정몽준 두 주자와 함께 비박 3인으로 불리우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전혀 다른 김문수에게 "반드시 경선에 참가하라"는 주문을 던짐과 동시에 그 이유 3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그들은 국회의원이고 자신은 도지사다.

삼척동자도 알고 있듯이 이재오나 정몽준은 국회의원이다.만에하나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탈당을 해도 제3의 정치세력을 부합해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여지가 있고,대권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국회의원이라는 위치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반면 김문수는 올해 대통령이 되면 좋겠지만 지지율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므로 차기를 내다보며 와신상담하는 자세가 현명한 것이고,그러기 위해선 내후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삼선(三選)해야만 한다.상황이 이럴진데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면'일 잘하는 도지사'라는 참신한 후광까지 잃게 된다.

둘째.박근혜처럼 지지율 40%를 넘는 대권 주자가 또 나올까?

사실 선거는 구도의 싸움이기 때문에 현재 박근혜가 얻고 있는 지지율 40%가 당선을 보장한다고 예단할 순 없다.허나 김문수도 뼈저리게 느끼지만 지지율 1~2% 올리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것이다.더욱이 상대당도 아니고 경선을 함께 치뤄야하는 자당 동지가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면 오픈 프라이머리고 뭐가 역전이라는 단어를 거론하기가 민망한 게 사실이다.

대통령이 행정 경험이나 민주화운동 이력으로 결정되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고,박근혜가 이번 총선을 망쳤어야 끝까지 흔들어 볼텐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셋째.차기는 김문수에게 유리하다.

나도 경기도민이지만 김문수는 경기도를 넘어 중부권에서조차 '일등 도지사'로 명성이 높다.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당 소속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재선에 성공한 것만 봐도 천만 경기도민이 김문수에게 바라는 기대치가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완결해야할 업무가 많고 김문수만이 이룰 수 있는 사안이 지천에 널린 경기도를 위해 좀 더 일해주길 바라는 심정은 도민 뿐아니라 상당수 국민의 염원인지도 모를 일이다.서울을 제외하고 외지인이 가장 많이 정착한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고 여론의 바로미터다.

해서 5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지만 일자리가 풍부하고 영어마을처럼 차별화된 명품(名品)경기도를 만든다면 지지율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기에 지역색이 강한 타지역 광역단체장 후보와는 격이 다른 성원을 독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천안함과 연평도 폭격에 이어 터진 종북(從北)논란은 민주화운동권 출신인 김문수의 이력을 퇴색시켰다.반면 남북공존을 넘어 통일의 시대를 열 차기 대선은 김문수가 지닌 민주화운동 이력과 풍부한 행정 경험이 빛을 발할 것이다.

김문수는 경기도 뿐아니라 대한민국의 보배다!이번 대선을 기다리며 본인의 정치적 포부를 완성하고자 했던 열망을 백분 이해하지만 아직'경기도지사 김문수'로 해야할 일이 산적해 있고,현격한 지지율 차이도 고려해 볼때 경선에 참가해 원칙있는 지도자로 거듭나는 것이야말로 '차기 대권은 김문수'라는 공식을 만들어줄 밑거름인 될 것이다.

지금 김문수에게 필요한 건 단도부회(單刀赴會)같은 오기가 아니라 인욕부중(忍辱負重)하는 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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