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리얼콘 칼럼니스트]

대선이 불과 180여일 앞으로 다가와서일까 좌파성향 인터넷 신문들의 '안철수 띄우기'가 가관이다.

금일 한 인터넷 신문 기사를 보니 "안철수 교수가 박근혜 의원의 유일한 대항마(對抗馬)"란 논조를 통해 그만이 강력한 대권 후보인 박근혜를 제압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노골화했고 제3정당 후보로 추대된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분위기만 보면 '안철수 대통령'이 거의 확정적이란 느낌마저 받았다.

물론 좌우 이념 대결이 극명한 대한민국의 특수성을 고려해 좌파 언론의 안철수 두둔 기사는 문제될 게 없다.또 실제 안철수의 지지율은 다자대결에선 박근혜에게 밀리지만 양자대결에선 다소 앞선 여론조사도 존재해 대권 주자로써의 파급력이 대단한 것또한 사실이다.

더욱이 제1야당인 민통당 대권 후보들의 한자릿수 지지세를 감안하면 안철수에 목을 매는 좌파 언론의 행태를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허나,아무리 여당의 강력한 대권 후보에 견줄만한 대항마가 없다쳐도 다년간의 정치 이력과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도전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기존 정치인은 제쳐두고 정치 이력은 고사하고 대권 출마 의사조차 밝히지 않은 안철수를 향해 연신 윙크를 남발하는 모습은 측은하다 못해 추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대권 출마 여부의 전단계인 정치 참여 의사도 밝히지 않은 사람더러 대항마니,제3정당 최초의 당선자 깜이니 하는 김칫국 마시기는 지지율만 의식한 모순된 행위가 아니고 뭔가?

지금 안철수의 능력이나 당선 가능성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이점 오해 없길 바란다.다만 안철수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를 굳혀 대권 출마 의사를 표명한 뒤에 칭송을 해도 하는 게 맞다는 얘기다.

기억을 더듬을 것도 없이 얼마전까지 접한 안철수의 모호한 발언이 얼마나 많았나? "나까지 정치할 필요가 있나?" "우리나라엔 정치가 없다" "진영의 논리에 휩싸여 공동체 가치를 저버리지 않을 것" 등등 대선 출마 여부를 궁금해하는 국민을 상대로 동문서답을 넘은 알고 싶지도 않은 궤변(詭辨)을 나열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그때마다 순박한 우리 국민은 "대선이 1년 내지 10개월 이상 남았기에 그러겠지"라며 넓은 아량으로 이해했거늘 불과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현재까지에도 지지세 추이만 의식해 출마 여부를 표명하지 않는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

물론 "나의 지지율이 거품이 아닐까?"내지"나를 지지해 주던 분들이 썰물처럼 기존 정치인에게 쏠리지는 않을까?"라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자연스런 일이다.아니할 말로 안철수는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기업가 출신 학자인데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맛 본 사람들보다 미숙한 건 당연지사 아닌가?

이글을 쓰는 나조차도 안철수의 입장이라면 내 지지율이 안개속에 감춰진 허상처럼 감성적인 사랑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대선이 6개월 남은 상황이라면 그 사랑이 허상이든 강철같은 성원이던 간에 내가 대한민국의 선장이 돼 번영과 통일의 길로 안내하고 싶다면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히는 게 도리요,우선이란 소리다.

아니 지지율 2% 받는 정치인도 "내가 적임자고 전세(戰勢)를 뒤집겠다"며 호기를 부리는데 40%대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뭐가 두려운가?그렇게 깡다구가 없어서 어떻게 국정을 좌지우지하겠나?

안철수는 진정 대통령에 뜻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게 맞고 야권 주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감내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야 한다.언제까지 주판알만 튕길 셈인가?본인이 왕서방인가?아니질 않나?

안철수는 이제 그만 캠퍼스에서 하산(下山)해 국권통수권을 놓고 강호에서 벌어질 사생결투에 참가하라!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일 뿐아니라 고공 행진중인 지지율을 진성으로 인정받는 유일무이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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