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처음 닭 울고 개 짖을 때, 인류는 땅위의 포식자 때문에 나무위에서 살았다. 그런데 나무위에서 바라본 푸른 초원. 넘실대는 강물. 솟구치는 파도와 아스라한 산들은 인간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래서 용기의 순서대로 땅위에 발을 내려놓았다.

이때 사람들은 자기들의 행위가 앞으로「밤이 길면 꿈이 잦고」「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팔진도((八陳圖)」임을 몰랐다. 그렇지만 후세 사람들은 그것을「헬렌의 눈빛은 트로이 10년 전쟁의 가치가 있다,」거나「양귀비의 교태는 과히 경국(傾國),나라를 기울게 할 만하다.」할 정도로 높게 평가했다.

이때로부터「알수록 걱정이 많고(識字憂患), 배움이 없을수록 행복하다((絶學無憂)」는 말이 세상을 돌아다녔다. 저 도연명의「저녁에 술이 없으면 잠을 이룰 수 없고. 새벽에는 술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다. (慕上不安寢 晨止不能起)」거나 이태백의「벗과 함께 취하면서 속세의 괴로움을 잊으려 했고. 오래도록 취할 뿐 깨지 않기를 바랄 뿐, (與爾同鎖萬古愁 但願長醉不願醒)이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또「라훌라여! 우리가 여기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사이지만 극락세계에서는 아버지와 아들로 만나지 말자.」와「중생이 슬퍼하면 나도 슬퍼하고, 중생이 기뻐하면 나도 기쁘다,」는 무한연민이 사람의 뇌리에 깊게 침투한 것도 이것이 원인이었고, 미다스 왕이 자기 딸의 손을 잡자 딸이 황금으로 변하자 울고 중국 명나라 마지막 황제 주유검이 딸 장평공주를 향하여 백성의 딸로 태어났어야 한다고 눈물지은 것도 이것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명나라 영략제의 청혼을 거절해 황후를 거부한 여인으로 유명한 서묘금이「요염한 복숭아꽃이나 농염한 배꽃보다는 푸른 대나무나 붉은 단풍이 되고 싶다.」거나 일본 근대의 선승 다이꾸 료칸이 임종 시에 이성(異性)의 애제자 데이신에게 말한「봄에는 꽃, 여름에는 두견새, 가을에는 단풍잎이 내가 세상에 남길 유물,」이고 용산스님이 저승에 갈 때 가지고 갔으면 할 것으로「솔바람 한 줌. 댓(竹)그늘 한 자락 또는 풍경소리」를 든 것은 훨씬 그 뒤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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