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리얼콘 칼럼니스트]

얼마 전 일이다.내가 운영하는 매장 옆 문구점 여사장이 빌린 드라이버를 되돌려 주며 상권 활성화를 논하다 집에서 가져다 놓은 조선일보를 본 모양이다.평소 지인과 정치 관련 대화를 안 하는 게 불문율이므로 별 신경 안 쓰고 차를 마시는데 그 여사장 왈,"이재오 이 양반 턱걸이로 당선돼 놓고 왠 대권도전이야!"이러는 것이 아닌가!

난 순간 이재오 의원의 열팬은 아니지만 민주국가에서 저만한 이력을 지닌 이가 출마 못할 이유가 있나 싶은 생각과 설명하기 힘든 불쾌함이 동시에 밀려 왔다.

"아니 한 지역에서 5선을 했고 특임장관에 당 부대표 출신이 대권 도전이란 야망이 없는 게 더 해괴한 일 아닌가요?"라고 쏴 붙였다.내심 기대했던 맞장구는 고사하고 논리로 무장한 날까지 세우자 한다는 소리가 "아니 이재오가 지역보다 중앙정치에 전념하다 문국현에게 패한 일을 망각한 것 같아서여.." "아 그러세요?이재오 찍으셨나봐요?" "아뇨! 민통당여.."

난 그 말에 기가 막혔다.결국 자신의 지지 후보를 낙선시킨 이재오에 대한 분노가 대권 후보 깜이 아니라며 어깃장을 놓은 셈이다.내가 "잘 걸렸다!정신 개조를 시켜주마!"라며 이를 갈고 있는데 이번엔 "광우병은 몇 년 후가 더 무섭다는데.."이러는 게 아닌가? 난 바로 받아쳤다. "광우병이 왜요? 우린 30개월 미만 소고, 젖소도 아닌데.." "그건 하는 소리고 그래도 찜찜하지.."

"사장님!미국에 사는 우리 교민이 170만 명을 넘고 117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요!특히 유럽과 일본은 위생검역이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중단시켰다는 기사 보셨어요..?"그러자 문구점 여사장은 눈깔까지 부라리며 "외국이 대순가요?" "물론 사장님 말씀도 일리가 있어요..허나,정부와 민간 합동조사단이 별문제 없다고 발표했는데 지나친 걱정은 말 그대로 기우 아닐까요?그리고 정 불안하면 안 사먹으면 그만이지 우리가 공산국가처럼 배급하나여?"

예상치 못한 나의 반격에 여사장은 휴대전화를 받는 척하며 매장을 떠났다.쭉 찢어진 두눈을 보면 분명 전투력을 정비해 재방문할 것이 분명하다.순간 난 이렇게 다짐했다."억지는 정의를 이길 수 없고 ,궤변은 정설을 넘지 못한다!언제든지 와라!나사가 풀려 헤롱헤롱하는 판단력을 확실히 조여주마!신음소리 나도록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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