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리얼콘 칼럼니스트]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 많은 책사들 중에 유비와 수어지교(水魚之交)관계였던 제갈량을 천하제일로 치는 이유는 땅 한떼기 없던 주군을 천하를 호령하던 조조에 필적할만한 황제로 등극시켰기에 그러하다.

비록 조조의 위나라보다 국력은 4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손권이 다스리는 오나라와 동맹관계를 유지하며 위나라에 대한 정벌을 포기하지 않은 것만 봐도 짚신 짜다 황제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유비나 그를 황제에 자리매김하도록 총력을 쏟은 특급 참모 제갈량도 '중국의 3대 지략가'라는 극찬에 과함이 없다.

반대로 환관의 자식으로 태어나 삼국 중 가장 강성한 국가로 만든 조조도 당대 최고의 영웅임에 틀림없다.더욱이 죽마고우이자 숙적이던 원소를 제압하는 장면에선 그의 전략과 처세술이 신출귀몰하다는 제갈량에 버금갔음을 알 수 있다.한마디로 문무는 물론이고,정치력과 지도력까지 라이벌 유비를 압도했다고 볼 것이다.

허나,완벽한 인간은 없다던가?무고한 숙부까지 무참히 살해한 여백사 사건에서 보듯 조조는 냉혈한이요,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장남도 사지로 몰 수 있는 비정한 사람이였다.반대로 유비는 조조군의 추격이 턱밑까지 밀려와도 자신을 추종한 백성들과 함께 하겠다며 고집을 부리는 선량한 면을 지녀 민심을 얻고 인자한 지도자의 대명사가 됐다..

지난 22일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권도전의 출사표(出師表)를 던졌다.새누리당내 잠룡들 중 가장 빠른 행보인데다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자며 유력주자 박근혜 의원을 압박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더욱이 박근혜가 장착하지 못한 행정 경험을 발판으로 좌파에서 전향한 다이나믹한 그의 삶은 차별화 전략의 근간이 되고 있다.

아직 한자리수 지지율이 발목을 잡고 있긴하나 경선이 시작되면 변화의 척도인 민심이 용솟음 칠 것이라 믿고 있기에 그는 경선룰을 바꾸자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고로,김문수는 세력이 약한 유비가 민심을 기반으로 강적 조조와 대결한 것처럼 완전국민경선제를 관철시켜야만 후회 없는 한판승부가 가능할 것이다.

이 제안을 막강한 지지세와 우군을 지닌 박근혜가 수락할지 불투명하지만 김문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반드시 채택시켜야 한다!경선불필요론까지 들려오는 현 상황에선 제걀량이 부활한다해도 필패는 기정사실이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의 손자도"적이 편히 쉬고 있으면 피리를 불어 불편케 하고,배불리 먹으면 보급로를 차단하라"했다.이 얘긴 김문수가 높은 지지율과 계파 정치인을 보유한 박근혜를 상대하기 위해선"흔들고 혼을 빼야한다"는 뜻이 된다.다행스럽게 김문수는 이를 꽤꿇고 있어 이번 경선이 흥미진진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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