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리얼콘 칼럼리스트]

53개국 정상 및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 핵안보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예정된 가운데 동북아는 물론 미국 및 러시아까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시점에 개최된 만큼 핵과 원자력 안전 뿐아니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중요 의제로 논의됐다.

더욱이 북한이 가장 의지하는 중국조차 다음달 예정된 미사일 퍼포먼스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의견 일치를 이뤘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한편,주최국 수장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이명박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을 환한 미소와 스킨쉽으로 친밀함을 과시했다.물론 손님을 맞는 주인장이 인상쓰고 맞이하는 예가 어디있을까마는,오랜기간 중동과 동남아를 누비며 각국의 실력자들과 교분을 쌓았던 노하우가 없었다면 이번에 보여준 스킨쉽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도 과거 인연이 돈독했던 IOC위원이 적극지지했기에 가능했고,해외순방길에 올라서도 그 나라 IOC위원을 찾아가 한 표를 호소하는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두번의 평창 도전이 실패로 돌아간 연유가 이번 만큼 노력이 부족하고 열정이 식어서였겠나?아니면 이번보다 정부 지원이 부족해서였을까?아닐 것이다!노력도 부족하지 않았고,열정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이는 삼척동자도 알고 천지(天地)가 아는 일이다.문제는 국가지도자의 리더쉽과 인맥의 결정체인 외교력이 미치지 못했기에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기 뭐하지만,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를 기치로 연합사 해체와 평시작전권 이양에 열을 올렸고 "언제까지 형님 바짓가랑이에 숨어서 살거냐"며 자극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았었다.허면,미국과 불편한 사이고 중국과도 그저 그렇고 일본은 눈을 부라릴 정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동계올림픽 유치가 언감생심(焉敢生心) 가능했겠나?

아무리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하는 게 올림픽 정신이라곤 하나,유치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명박은 인지하고 있었고,유치를 공언한 이후로 꾸준히 표관리를 해온 것이다.이게 지도자의 혜안이고 흔히 말하는 외교력이 아니고 뭔가?반면 이명박이 경제 대통령을 표방했는데

난데없이 왠 외교 타령이냐고 의아해하는 이가 있을 수 있으나,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을 이끈게 누군데 그런 말을 해선 곤란하다.물론,아쉬움이 없을 순 없다!다만,원전수주에서 보듯 외교력과 경제는 실과 바늘처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무표정하기로 유명한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이명박의 환한 표정과 진정한 스킨쉽에 매료돼 웃음 띈 얼굴로 화답했다는 것은 외교의 달인으로 등극한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의 역량을 세계에 과시한 증표라고 보면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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