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세 리얼콘 칼럼리스트]

정치인은 당선되는 게 최상의 목표이고, 정당은 집권하는 게 존재의 이유이다. 그러므로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포퓰리즘이 아니라 그보다 더 한 것이라도 못할 게 없다. 결국 선거에서 이기려면 표심을 잡는 게 가장 급선무다.

특히 요즘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2040세대의 표심을 잡는 일은 당장 보름 남짓 다가온 총선의 최대 관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2040세대가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뜬구름 잡는 공약만 남발하고 있으니 지켜보는 이는 답답하기만 하다.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만들어낼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과 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혔음에도 여·야 정치권은 젊은이들의 절대 관심은 외면한 채 정치적 싸움만 벌리며 한 풀이를 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민주통합당의 지도부는 말 할 것도 없고 당을 쇄신하겠다고 개명까지 한 새 누리 당의 비상대책위원회도 일자리를 만들어 낼 획기적인, 2040세대의 표심을 돌려 놀 대안을 마련치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저 판에 박은 듯이 온통 여·야가 경쟁이라도 하듯 무상 복지 확대 타령뿐이다. 정작 관심을 보여야 할 중요 사안은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표심을 쥔 젊은이들이 총선과 대선 승리의 정답을 미리 제시했건만 정당들이 엉뚱한 일에만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상당수 정치공학 전공교수들은 4·11 총선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으로 ‘지역별 투표에서 세대별 투표로 전환’을 우선으로 꼽았다. 영남과 호남을 축으로 하는 지역별 투표성향이 옅어지는 대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세대별 투표성향이 역대 어느 총선보다 부각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결같이 “19대 총선은 18대 총선보다 탄핵 정국 속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의 특성에 가까울 것”이라며 “영호남의 지역균열의 영향력은 현저히 줄어드는 반면 이념과 세대의 균열에 따른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새로운 형태의 지역 분열과 세대 분열이 결합된 ‘남북분열구조’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념적으로 진보화된 이들은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면서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 정치전문가는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는 올해가 대의민주주의가 소셜 미디어 민주주의와 더불어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황혼을 맞이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되는 ‘중대 선거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또 ‘극단주의’도 한국정당의 추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최루탄에 공중부양, 자물쇠 전기톱으로 자르기 등 이런 극단주의 정치가 정당의 불신을 불러 오게 됐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세대별 투표가 두드러지고 2040세대가 투표장에 더 많이 몰려 갈수록 새누리 당은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 심판 론에 부딪쳐 불리해질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전망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여론에 탄력을 받은 불과 5% 지지대의 박원순 후보가 당선 된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와 2002년 대선의 ‘노무현 바람’등을 통해 세대별 투표의 영향력이 이미 입증된 바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새 누리 당이 열세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강정 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논란과 민주통합당 공천과정 및 경선과정에서의 잡음 등으로 신뢰도와 정당지지도에서 새누리 당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통합당이 패기, 활력, 신선, 이미지 등 야당 고유의 아이콘을 상실 한 채 무사안일, 말 바꾸기, 모두를 일관하고 있고 특히 7석에 불과한 통합진보당에 87석 거대 야당이 질질 끌려간다는 혹평이 커지면서 새누리당 보다 훨씬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아도 민주통합당 내부에서 조차 한·미 FTA 폐기공언, 게다가 최근 이슈화된 북한 탈북자 인권문제에 까지 계속 침묵하는 게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제주 해군 기지 이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야권이 쟁점화한 이슈다. 특히 제주해군기지는 안보보다는 환경, 생태, 평화의 이슈로 몰고 가기 좋은 재료다. 민주통합당의 주된 지지층이자 공략대상이기도 한 온라인 세대들이 좋아하는 이슈이기도 하다. 그래서 민주통합당은 대선까지 이 이슈를 몰고 가려고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변 할 수 없는 게 있는데,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적 질서나 가치체계는 정권이 함부로 손 댈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것은 국가의 영속성을 지탱해주는 기본 구조여서 정권교체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나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의 대외 신용, 그리고 한·미 동맹과 국가 안보라는 기초적 질서와 관련 된 것이다. 그래서 고(故) 노 대통령은 일찍이 이를 알았기 때문에 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이 집권하면 이런 조약이나 정책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심지어는 정 고문은 정권이 바뀌면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국가의 정책을 성실히 집행하는 충성스러운 대한민국 해군 간부를 위협까지 했다. 거기다 한 술 더 떠 통합진보당 대표는 대선이 끝나고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장담 했다. 이는 정치일관성을 부정하는 몰염치한 언행이다.

주요 정치지도자들의 이런 돌출 언행은 상당수 국민에게 정권교체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정치 싸움에 밀려나 아직까지 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공방이 끝나지 않은 2년 전 천안함의 처참한 피폭과 불과 8개월 만에 연평도를 공격한 북한의 만행, 특히 세계 54개국 정상이 서울에서 열리는 핵 안보정상회의에 우리 민족의 생존이 걸려있다는 것을 안다면 현명한 국민은 어떻게 해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이 정권재창출을 진정 원한다면 국가안보와 국법질서 확립 우선 정책을 근본유지해야 할 것이다. 좌파야당이 선심복지정책은 선진국에서 지나친 무상복지로 국가재정파탄으로 한물간 망국복지를 뒤쫒아 간다면 땅을치는 후회를 할 것이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최종세  se203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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