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오늘날 과연 한국에 제도권언론들이 말하는 진보와 보수가 있는가? 그리고 한국사회의 모든 갈등은 과연 진보와 보수의 책임인가?

나는 한국에는 진보는 명맥만 유지하고 보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당연히 진보나 보수는 책임의 주체가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있다면 진보라는 이름을 얻어서 파트너로 인정받는 것이고, 있다면 헤게모니에 대한 용비어천가로 보수를 헌상할 뿐이다. 무릇 진보와 보수는 실체가 없는 것으로 유령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찍이 신채호는 역사를 아(我)와 비아(非我)와의 투쟁으로 파악했다. 중국 송나라 구양수는 오직 의(義)를 쫒는 군자의 당과 이(利)를 쫒는 소인의 당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전선이 확실해야 하며, 영역의 구분은 뚜렷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진보의 나팔수라니 보수의 첨병이라는 교언(巧言)으로 사람들을 호도하고 미혹한다.

진보와 보수에 선(善)이 있고 정의(正義)가 있는 것처럼. 그동안 진보와 보수는 우리의 눈을 가렸고, 우리의 생각을 제한시켰다.

진실과 위선, 정직과 거짓, 사해동포주의와 패거리주의, 분배와 카르텔, 창의와 종용. 자율과 타율, 육두품과 성골·진골, 관용과 독선, 무위와 유위. 자연과 인공, 친환경과 반환경. 교양과 몰상식의 문제들에서 누가 진실하며 누가 정직하고, 누가 사해동포주의자이고 누가 배려를 하며, 누가 창의적이고 누가 자율적이며, 누가 불우하고 누가 무위를 즐기며, 누가 친환경적이고 누가 보다 교양이 있는가가 기준이 되고 잣대가 되어야지 유령(幽靈)인 진보나 보수는 결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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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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