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역사 남부임의 ‘건국 대통령 이승만 이야기’
[3]승룡이 본격적 공부하다,건국 대통령 이승만 이야기
남부임 | 승인 2012.03.08 23:54

[남부임,시민활동가]

임오군란

어느 날 승룡이 서당에서 글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꽝하며 벼락치고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에 놀라 방바닥에 쓰러졌다.
훈장은 말했다.

“벼락이 내리쳤구나.”

그러나 벼락이 아니라 군인들이 화약고에 불을 질러 폭발한 소리였다. 1882년 6월 일어난 임오군란이었다. 임오군란은 밀린 봉급문제로 하급군인들이 일으킨 봉기였다.
이일을 기화로 청국은 본격적으로 조선에 간섭하기 시작했다.
총명한 소년 승룡이는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고 어머니 눈을 피해 밖에 나가 돌아다니며 이야기들을 주워들었다.

“민비의 친일노선에 불만을 품은 군인들의 폭동이라고”

“개화당과 수구파의 싸움이야..”

“역시 대원군이 인물은 인물이야!”

“무슨 얼어 죽을 개화야 여자가 기가 세면 나라가 망한다구!”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해요.”

“무슨 서양문물이야. 있는 거나 잘 지키라 그래.”

“왜놈과 땟놈 때문에 우리가 당한 고통을 생각해봐 조선 땅에 외국 것은 얼씬도 못하게 해야 하는 거라고!”

이 봉기를 이용한 대원군이 권력을 다시 쟁취하자 청국은 아예 대원군을 납치하여 천진에 유폐시켜버렸다. 민초들의 반발이 확산됐다. 그 틈을 타고 일본은 자국의 이익을 챙겼다.

갑신정변

결국 개화파 세력이 들고 일어났다.

승룡은 한 낮이 지나서야 집에 돌아오곤 했다.

“어디 갔다 왔니?”
“......”

“밖에 나가지 말라 했지?!”

“......”

어느 날 밤 승룡이 겨우 말문을 열었다.

“어머니 청국과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왜 저러지요?”

“......"

“어머니 개화당이 무슨 뜻이에요? 또 수구파는요?”

“......”

“어머니.. 왜 범교네만 피신하는지요? 우리는 피신 안 해도 괜찮아요?”

“......”

“개화당이라는 말만해도 죽인다는데 왜 그래요?”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뒤척였다.
승룡은 진고개 뒤쪽에 일본 사람들의 집이 불타고, 청국병정들이 길거리에 몰려다니고, 민초들은 청국병정들에게 쫓겨난 일본인의 집에 가서 물건들을 들어내는 광경을 떠올렸다.
임오군란을 피해 이건하 훈장 가족은 집을 비우고 충청도 아산으로 피난 간 뒤, 빈 고대광실의 이건하 집에서 갑신정변이 끝날 때까지 2년 동안 승룡과 어머니와 하녀 복녀 셋이 살았다.

승룡이 본격적으로 공부하다

   
▲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승룡의 나이 열한 살 때 가족은 남대문밖 복사골로 이사를 했다. 그곳에는 승룡의 선조가 되는 양녕대군의 사당 지덕사가 있는 곳이었다.

양녕대군의 후손 이근수 대감의 도동서당에 나가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근수는 양녕대군의 봉사손이기도 했다. 봉사손은 제사를 모시는 대표를 말한다.

이때도 승룡의 아버지 이경선은 변함없이 유람을 다녔다. 원래는 재산이 많았으나 벼슬 없이 친구와 유람을 좋아하여 가산은 나날이 줄었고, 늙은 하인 부부도 내보내야 했다.

 김씨부인은 삯바느질로 어렵게 살림을 꾸려나갔다.

이승설을 교수로 모신 도동서당에서 승룡은 통감 열다섯 권을 완전히 익히고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을 배우며 글씨공부도 열심히 했다.
 

봄여름에는 당唐나라 송宋나라의 시문을 읽고, 시를 짓고, 가을 겨울에는 경(經) 사(史) 고문(古文) 공부를 일과로 삼았다.
가난하여 오두막집에 살던 승룡은 하루 빨리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꿈이었다.
승룡이는 호흡을 크게 하면서 생각했다.

‘나는 커서 성삼문 같은 훌륭한 충신이 될 거야..’

승룡은 그림그리기도 좋아하여 틈만 나면 그림을 그렸다. 훈장의 초상화, 나비, 꽃, 등을 그렸다. 그림을 그릴 때는 누가 옆에 있는지도 몰랐다. 특히 나비를 열심히 그린 나비그림의 대가 남계우가 남나비라 불린 것처럼, 어린 승룡을 이나비라고 부를 정도였다.
 

승룡은 이때 삼국지, 수호지, 전등신화, 서상기도 다 읽었다.
삼국지를 읽는 보름동안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독서에 몰두했다.

사방이 적막한 어느 한가한 날이었다.
그때 나비그림을 가르쳐 준 서당 청지기 최응원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승룡은 열심히 귀를 기울이더니 청지기에게 다가갔다.

“나 그것도 좀 가르쳐 줘.”

“안 돼! 네 아버지 아시면 큰일 나.”

“아! 가르쳐 줘! 가르쳐 달라니까.”

“그래도 안 돼!”

“가르쳐 줘!가르쳐 줘-”

떼쓰는 승룡이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승룡은 종이에 청지기가 부르는 대로 받아 적었다. 가사가 적힌 종이 표지를 두텁게 만들어가지고 날마다 밤만 되면 청지기 방에 가서 어린 목청을 뽑았다.

“융마~~~는 관산북~~이~~요~~~”

영남조의 가사다.
그뿐 아니라 봄풀이 나면 서당 앞 마당가에 옮겨 심고 온갖 정성을 쏟았다. 꽃이 피면 꽃잎과 잎사귀를 세밀히 관찰하며 장승업의 그림을 상상하였다. 난의 긴 이파리가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고 부드럽게 휘어지는 세밀한 생김을 살피며 김정희의 글씨와 비교해보았다. 꽃에 나비가 앉으면 남계우의 나비를 떠올리며 나비 가까이 갔다. 나비가 날아간 자리를 하릴 없이 손가락 끝으로 왔다갔다 스치며 승룡은 골똘히 생각에 잠기곤 했다. 

이럴 때면 훈장 이승설이 다가왔다.

“꽃 귀신한테 홀린 녀석 같으니라고!”

갖가지 꽃과 호랑나비, 흰나비, 앉은 나비, 나는 나비를 그리느라 정신은 그에 온통 집중돼 있었다.
이런 승룡이를 꾸짖어도 말을 듣지 않자 이경선은 훈장을 찾아갔다.

“아무리 말려도 막무가내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 지요?”

“여가의 심심풀이로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승룡은 훈장의 어깨너머로 바둑도 배웠다.

“아니 이게 뭐야?”

“까르르르...”

승룡이 배를 잡고 웃었다.
바둑에 열중하던 훈장이 집어 든 것은 바둑돌이 아니라 승룡이 슬쩍 바꿔 논 타구(공)를 집어 들었던 것이다.
승룡은 나막신을 항상 신고 다녔다.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나막신을 신고 돌담 위를 걷는 묘기를 부렸다. 친구들은 이런 승룡을 “나막신 선달!”이라고도 불렀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남부임  nambooim@gmail.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부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김민석 미복귀제대, 말년휴가 중 코로나19 여파로김민석 미복귀제대, 말년휴가 중 코로나19 여파로
민주당 당 대표 전당대회, 이낙연 vs 김부겸 양자대결민주당 당 대표 전당대회, 이낙연 vs 김부겸 양자대결
안희정 모친상,특별 귀휴 조치는 불투명안희정 모친상,특별 귀휴 조치는 불투명
국방부, 대구공항 단독후보지는 이전부지로 부적합국방부, 대구공항 단독후보지는 이전부지로 부적합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0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