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진스 공식 X(트위터)

“같은 회사 소속인데, 왜 우리만 지켜주지 않죠?”

[박진아 기자=푸른한국닷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하이브(HYBE)는 자사 소속 아티스트를 향한 악성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민·형사 소송은 물론 미국 법원의 디스커버리 제도까지 활용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구글과 유튜브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악의적인 채널 7곳 이상을 상대로 실제 고소에 착수하며 ‘아티스트 보호’를 강조했다.

현재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에는 뉴진스(NewJeans) 멤버를 향한 악의적 프레임, 정치적 음모론, 외모 비하, 가족사 비방 등이 담긴 콘텐츠가 무수히 퍼져 있다. 극우 성향 유튜버인 ‘가로세로연구소’, ‘호밀밭의 우원재’부터 사이버렉카 채널들까지, 그 규모는 수십 개에 달하고 조회수는 수십만 회를 넘는다. 그러나 하이브는 이에 대해 단 한 건의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하이브가 진행한 유일한 고소는 2024년 4월 ADOR 대표 민희진이 단독으로 고소한 ‘중학교 7학년’ 채널 건뿐이다. 이후 민희진 대표가 직무에서 배제된 후에는 뉴진스를 향한 조롱과 음해가 지속되었음에도 하이브와 ADOR 모두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하이브는 르세라핌·아일릿 등 다른 걸그룹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법적 보호에 나서면서도, 뉴진스에 대해서만 침묵을 지켜왔다. 이는 단순한 전략이 아닌, 소속 아티스트 간의 형평성과 신뢰관계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소속사는 아티스트와의 전속계약상 신의성실 의무를 지니며,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의도적이든 결과적으로든 뉴진스에 대한 미조치는 계약 불이행이자 신뢰관계 파탄의 정황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뉴진스는 미성년 멤버를 포함한 그룹으로, 그 어떤 아티스트보다 보호의무가 더 강조되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은 사이버 렉카 채널과 극우 채널의 정치적 조롱, 허위 조작된 이미지, 악성 프레임, 개인 가족사 노출 등 집단적 2차 가해에 노출돼 있다. 유일한 방패가 되어야 할 소속사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으며, 플랫폼과 사회는 이를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연예계 갈등이 아니다. 이는 아티스트 인권과 기업 윤리, 미디어 공공성, 표현의 자유와 명예훼손의 경계 등 다층적인 사회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가 “아티스트 보호”를 외치며 다른 팀에 대해선 총력을 다하면서도, 뉴진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현재의 구조는, 기업의 이익에 따라 누구는 보호하고 누구는 방치하는 비윤리적 시스템의 민낯을 드러낸다.

더 늦기 전에, 언론과 대중, 그리고 사회가 이 사안을 직시하고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

제보자는 “저는 단지 뉴진스의 팬이 아닙니다. 이 문제는 연예 이슈가 아닌, 표현의 자유와 기업 윤리, 그리고 공공 미디어의 책임에 관한 문제입니다. 하이브는 아티스트를 방패삼아 명분만 챙기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누군가는 이들의 방패가 되어야 하기에, 이렇게 다시 제보를 올립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