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임명된 김대기(55)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른바 '노무현 정부 사람'이라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그는 이번 경제수석 인선 과정에서도 이런 점이 문제가 됐으나 청와대와 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실용 정부'인데 과거 근무 경력을 트집 잡아선 안된다. 능력만 보자"고 적극적으로 옹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비서관실 행정관, 경제정책비서관(1급)으로 두 차례나 근무했고 현재 기획재정부 예산실로 축소된 기획예산처 재정운용실장을 거친 잘나가는 엘리트 예산 관료였다. 그럼에도 그가 청와대로 재입성한 것은 재정과 예산 분야의 전문가라는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

노무현 정부의 핵심관료라는 꼬리표가 붙은 그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을 전후해 옷을 벗을 뻔했지만 상당수의 경제 관료들이 '일 잘하고 능력 있는 사람인데 집에 보내면 안 된다'고 해 통계청장으로 사실상 '좌천'되면서 살아남았다. 통계청장을 지낸 뒤에는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기용됐지만 더 버티지 못하고 작년 8월 퇴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지식경제부 등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이 모두 옛 재무부 출신이라 경제수석은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청와대와 정부 내부의 기류가 김 수석에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부처에 포진한 모피아(재무부의 영문 약자 MOF와 이탈리아 범죄조직 마피아의 합성어)를 견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 수석의 임무는 올해 5% 성장, 3% 수준의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엇갈린 방향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경제팀을 조율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팀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과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청와대 정책라인을 총괄하는 백용호 정책실장을 연결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수석에 대해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주변의 평이 좋으니 한 번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1978년 행시 22회에 합격했다. 전임 경제수석인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과는 고교(71회)와 행시 동기라는 인연이 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도 22회라 관가에서는 '22회 전성시대'라는 말도 나온다. 사무관 수습 교육을 24회와 함께 받아 임태희 대통령실장(24회)과도 친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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