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6일 한일정상회담직전 양 정상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과 북한이 조·중·동이 아니라 조선일보 폐간만을 주장하는 이유
 
[고성혁 군사전문기자] 요즘 야권과 북한은 더 이상 조·중·동 폐지를 말하지 않는다. 오직 조선일보 폐간만을 주장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동아일보는 거의 한겨레 수준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속칭 "까대기"하는 데 여념이 없고, 중앙일보 역시 윤 정부에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 조선일보 사설 "한국은 서둘지 말고, 일본은 재 뿌리지 말아야"은 팩트를 왜곡했다. - 1965년 한일수교후 재를 뿌린 것은 항상 한국이었다. - 일본은 수십차례 사과했다. 반면에 한국은 한번도 용서하지 않았다. - 또 다시 사과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구차한 구걸이다.

특히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은 오마이뉴스에서 게재해도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운동권과 야권에선 동아일보나 중앙일보를 과거처럼 비난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조선일보는 윤 정부에 우호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 역시 언론인지라 기계적 중립 또는 양비론 내지는 양시론적 사설이나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오늘 3월 20일자 조선일보는 "한국은 서둘지 말고, 일본은 재 뿌리지 말아야"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게재했다. 마치 훈수하는 듯한 사설인데 주객이 완전히 뒤바뀐 제목이다. 해방 후 한일간의 외교관계를 고려하면 오히려 한국이 재 뿌린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대로 된 사설을 쓴다면 "일본은 서둘지 말고, 한국은 재 뿌리지 말아야"라고 하는 것이 역사적 사실에 더 부합한다.
 
1965년 한일 국교 수립 당시 일본은 개별 보상을 제안했고, 한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일괄 배상을 요구했다. 미국도 한국편을 들어서 결국 한일 협상을 성사됐다. 흔히 배상내지는 보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법적 용어는 한일 경제협력기금이다. 일본이 제공한 경제협력기금으로 한국은 60~70년대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노무현 문재인 좌파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미 종결된 한일간 배상(?)문제가 마치 좀비처럼 되살아났다. 그것은 국가차원의 배상이 아닌 개인간 배상문제로 재점화 된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 악역을 한 것은 한국의 사법부였다. 결과적으로 국가간, 한일간 협정에 재를 한국사법부가 뿌린 것이다.
 
두번째 사례도 있다. 정신대 문제, 즉 위안부 배상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정부에서 어렵게 일본으로부터 10억엔(100억원) 상당의 기금을 받아내고 위안부 문제를 법적으로 종결했다.
 
그런데 국가간 합의인 위안부 문제를 문재인으로 정권이 바뀌자 바로 헌신짝처럼 무시한 것이다. 한국사법부는 법적 효력을 지닌 국가간 합의를 무시하고 한국 내 일본 미쯔비시그룹 자산에 대한 처분 판결까지 내렸다. 이에 일본은 격분했다.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이 사법부 판결을 따랐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위안부 문제 역시 재를 뿌린 것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다.
 
이렇게 한일관계에서 재를 뿌린 것이 좌파정권만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우파정권 역시 마찬가지다.
 
9.11테러와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자유 진영 국가들은 대테러전에 동참했다. 군사 작전을 위해서는 참여국간에 군사정보교류보호협정은 필수다. 그런데 한일간에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문제가 있었다. 그동안은 미국이 중간에서 정보전달 역할을 수행했다. 문제는 미국이 없을 때가 문제다.
 
그래서 미국의 종용도 있고 해서 이명박 정부는 2012년 한일간 군사정보보호협정, 일명 지소미아(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체결에 나섰다. 배경에는 미국의 종용도 있었다. 그래서 2012년 6월 한일간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사인만 하면 되는 직전까지 갔다. 바로 2012년 6월 29일이다. 이미 일본에선 통과까지 된 사항이었다. 이명박 정부만 사인하면 되는데 서명식 50분을 앞두고 한국 이명박 정부는 그것을 뒤엎었다.
 
당시 지소미아 협상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야당은 극렬하게 반대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내에서도 밀실 협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 주요 인사들중에는 이념의 중요성도 모르고 또 무조건 반일적인 인사도 다수 있었다.
 
게다가 당시 한일간 지소미아 체결을 추진하던 이는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이었는데 전언에 따르면 김태효 기획관에 대한 반감을 가진 인사들이 청와대에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체결은 무산되고 김태효 수석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일간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역시 한국이 재 뿌려

한국 내 좌파나 우파내 맹목적 반일감정을 가진 자들은 지소미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한일간 협정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피해나 위험은 고스란히 우리가 겪게 된다.
 
실제로 아프리카 남수단에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파병된 한국의 한빛부대가 반정부군 공격을 받게됐다. 실탄이 부족해지자 인근의 일본 육상자위대에 긴급 요청해서 실탄을 지원받았다.이러한 경우 양국간에 군사정보교류보호협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협정사항에는 비밀유지 뿐만 아니라 통신등 프로토콜까지 규정하게 된다. 당시에는 너무 긴박한 나머지 관련 절차를 건너뛰고 한국군은 일본 자위대에게서 실탄을 지원받았다. 지소미아가 체결되었더라면 자연스럽게 협조가 될 수 있었던 일인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태까지 갔던 사례다.
 
한일간 지소미아 협정은 2016년에 가서야 체결됐다. 그것도 탄핵정국에 맞물려서 급히 체결됐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문재인 정부는 협정 연장을 외면하면서 정치적 도구로 삼았다. 한일간 국가적 문제에서 한국의 전형적인 재뿌리기였다.
 
이제 한국이 용서할 차례다
 
일본에 대한 사과와 배상요구는 이제 지겹다. 그동안 일본은 직간접적으로 50여차례 사과를 했다. 그리고 금전적 배상도 했다. 그런데도 한국은 한번도 용서를 한 적이 없다. 정권이 바뀌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일본에 또다시 사과와 배상을 말한다.
  그럴 때 마다 이상한 '접두어'가 붙는다. '진정어린' 내지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이라는 감성적 언어가 수식한다. 그리고 독일 수상은 무릎을 꿇었느니 하면서 일본과 비교한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것을 일본은 이미 다 했다. 진정어린,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무릎도 꿇고 사과했다.
 
사과를 하면 말로만 하느냐면서 돈타령이다. 피해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한다면서 여론전을 펼친다. 이러한 과정이 무한루프로 반복된다. 같은 한국인인 나도 지겨운데 일본 입장에선 정말 더 지겨울 것이다.
 
그나마도 노무현 정부때까지만 해도 한국은 일본에 큰소리 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 '일왕이 사과'를 말하면서 일본 내 한국에 대한 여론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면 우선 지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저질렀던 악행과 만행에 대해서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 일왕이 독립투사들 앞에서 고개 숙여서 사죄 한다면 일왕 방한(訪韓)도 가능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일본 천황은 전두환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 시 사과를 했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일왕'이라고 격하하면서 또 다시 사과를 요구했다. 일본으로서는 그래도 한국의 우파 정권이라고 믿었다. 노무현 정권때는 좌파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우파정권이라는 이명박 정부조차 좌파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말을 하니 일본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다음 박근혜 정부에 일본은 큰 기대를 걸었다. 한일국교정상화를 한 박정희 대통령 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보다 더 심했다. 일본의 호의는 외면하고 중국 시진핑에게 매달렸다.

일본 아베수상이 G7정상회담에 초청해도 외면했다. 되레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 천안문에 올랐다. 이때 일본만이 아니라 미국도 경악했다. 우파정권이라는 박근혜 정부가 저 정도 일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문재인 정권에 대해선 일본은 포기했다. 사실 한일간 단교에 서명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단교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항상 재를 뿌린 한국에 대해 일본이 지금 손을 내밀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이다. 이제 한국이 용서할 때다.
 
더 이상 일본에 사과나 배상을 요구해선 안 된다. 일본은 수십 차례 사과했다. 이제는 한국이 용서할 순서다. 우리 경제력은 과거 1965년의 한국이 아니다. 이제 민주주의와 경제 동반자로서 한일 양국은 같이 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같아 가야 할 시대적 사명이다. 만약 또다시 사과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구차한 구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