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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정상 발리서 첫 회담, "긴밀 소통·고위급 대화 활성화"
서원일 | 승인 2022.11.15 21:25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25분간 대좌…尹 "안보리서 中 역할 해달라" 習 "北의향이 '담대한 구상' 관건" 尹 "상호존중·호혜 기반 성숙한 한중 관계, 보편가치·국제규범 기반" 習 "진정한 다자주의…한중, 공급망 안정 보장해야" '칩4' 견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한중정상회담은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인 지난 2019년 12월 이후로 3년만이다. 양 정상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나란히 발리를 찾으면서 성사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상회담은 애초 공지된 시각을 다소 넘겨 오후 5시11분(한국시간 오후 6시11분)에 시작해 25분간 진행됐다.
 
양국 기자단의 풀(pool) 취재 없이 대통령실 관계자가 현장 상황을 사후 정리해 전해주는 전속 취재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5월 취임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공식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 3월 시 주석과 25분간 첫 통화를 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은 모두발언에서 소통강화에 공감했다.
 
먼저 시 주석은 "세계가 새로운 격동의 변혁기에 접어들고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지금 (양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며 "지역 평화를 유지하고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책임이 있으며 광범위한 이익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중국은 한국 측과 함께 중·한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고 주요20개국(G20) 등 다자간 플랫폼에서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어 세계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안정성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통화와 8월 한중 수교 30주년 축하 서한을 교환하면서 새로운 한중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자는데 공감했다"며 "우리 정부는 중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한 성숙한 한중 관계를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인적 교류를 포함해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 나아가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외교 목표는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고 기여하는 것"이라며 "그 수단과 방식은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에 기반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 한중관계 발전 방향 ▲ 한반도 문제 ▲ 역내·글로벌 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두 정상은 한중 교류와 협력이 1992년 수교 이래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하고, 수교 30주년을 맞아 상호존중과 호혜, 공동이익에 입각해 양국 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입장을 같이 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침체, 기후변화와 같은 복합적 도전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중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활발히 추진하자고 제안했고, 시 주석도 고위급 대화 활성화에 공감을 표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1.5 트랙(반관반민) 대화체제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양국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문화교류 확대의 방향성에도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 교류, 특히 젊은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시진핑 주석은 "인적·문화 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북핵 이슈도 테이블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면서 "평화를 수호해야 하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과 관련, 시 주석은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며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대한 견제성 언급도 내놨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국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며 "경제 협력을 정치화하고 범 안보화(안보와 경제를 자의적으로 연계)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 하는 행보에 한국이 동참하지 말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인 이른바 '칩4'(한미일·대만) 등에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한 견제의 의미가 내포됐을 수 있어 보인다.
 
아울러 시 주석은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정치적 신뢰를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CCTV는 전했다.
 
'정치적 신뢰'와 '전략적 소통' 등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국면에서 중국 측 인사들이 자주 써온 표현이다.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행보가 중국의 안보상 이해를 해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완곡하게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모두발언에서 미국 주도 세계질서를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하는 '진정한 다자주의'라는 키워드를 꺼낸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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