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의과대학 건물. 연합뉴스

부산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을 취소했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 부산대는 5일 교무회의를 열고 조씨의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취소 예비행정처분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씨는 입학취소와 학적말소 처분을 받게 된다. 부산대는 이 같은 사실을 당사자인 조씨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조씨에 대한 부정 입학 의혹을 자체 조사하고, 의전원 입학취소 예비행정처분을 발표한 지 8개월 만이다.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는 향후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의 입학취소 여부와 보건복지부의 의사면허 취소 여부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차정인 부산대 총장을 비롯한 각 단과대학 학장과 대학본부 보직 교수 등 30여명이 교무회의에 참석해 조씨의 의전원 입학취소 안건을 심의했다. 교무회의에서는 이견이 없어 바로 조씨의 입학취소가 결정 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관계자는 “대학이 발표한 입시요강은 공적 약속이므로, 대학 스스로 이를 준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지난해 8월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공정위)의 자체조사 결과서와 조씨의 어머니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 판결 및 소관 부서의 의견 등을 검토한 끝에 조씨의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을 취소하는 예비행정처분을 내렸다.
 
그런 다음 지난해 12월 청문절차 진행을 위해 외부인사를 청문 주재자로 위촉하고, 조씨 본인에게 소명 기회를 주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올해 1월20일과 2월25일 두 차례에 걸쳐 조씨의 의전원 입학취소 예비행정처분 청문을 비공개로 개최했으나, 조씨는 두 차례 청문 모두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 주재자가 지난 8일 대학본부에 청문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조씨의 의전원 입학취소 청문 관련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조씨의 의전원 입학이 취소되면서 조씨가 졸업한 한영외국어고등학교와 고려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영외고는 최근 조씨의 학교생활기록부 수정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조씨가 대학 입시 등에 활용한 스펙이 모두 허위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고려대는 지난해 8월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구성했지만 8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조씨의 생활기록부가 대학 입학에 활용된 만큼 한영외고 생활기록부가 수정되면 고려대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교육청 측은 조씨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고려대에 학생기록부를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고려대가 한영외고 생활기록부를 입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고려대는 대신 정경심 전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대법원 확정 판결문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입학 취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전원 입학이 무효가 되면 의사면허 취득 요건에 하자가 생겨 복지부에서도 직권으로 면허를 취소할 수 있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입학취소 통보가 오면 장관이 직권으로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가 교무회의 결과를 공문으로 보내면 복지부는 3주 이내 본인 의견을 청취한 뒤, 행정절차법에 따라 면허취소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씨 측이 이날 부산대의 결정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을 제출해 실제 의사면허 취소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씨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당락에 전혀 영향 없는 경력기재를 근거로 입학 허가를 취소하고 결과적으로 의사면허를 무효로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분”이라며 “부산대의 결정에 대하여 본안판결 확정일까지 그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정지 신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씨는 지난해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 소속 한일병원에서 1년간 인턴생활을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