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31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밝히고 있다. 2022.3.31 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 홍준표 의원은 31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대구시민들께 드리는 글'의 제목으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천하 경영의 포부를 대구 시정에서 먼저 시작하겠다"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G7 선진국의 비전과 정책을 대구시에서 먼저 실현해보고자 한다"며 "대구 시민과 함께 '파워풀' 대구를 만들고, 대구의 번영과 영광을 위해 진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고(故) 박정희 대통령 뒤를 이어 대구의 50년 미래를 설계하고 미래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대구 중흥의 토대를 닦겠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시장이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시정개혁과 시 산하 공공기관 개혁이다. 새롭게 전부 바로잡겠다"면서 "시정개혁단을 만들어서 1년 동안 대구시 공무원들과 공공기관에 대대적인 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대구에 대해 "저를 키워준 고향"이라며 "학창 시절을 보낸 후 검사 시절을 마치고 정치에 뛰어들면서도 마음은 내내 대구를 향했다"며 "1995년 정치에 입문한 후 첫 출마지를 대구 수성구로 고려했던 이래 지난 20년 총선 출마까지 7차례나 고향 대구 정치를 꿈꿨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6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선 대구시장 출마도 고민했다"며 "이번이 3번째 도전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경남 밀양에서 밀려나고 양산에서 컷오프를 당하며 실의에 빠져 낙담할 때 제 손을 잡은 분들이 바로 대구 고향 분"이라며 "지난 대선 경선도 대구의 기운과 시민들의 성원이 있어 도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오늘 대구는 1970~1980년대 성취와 영광을 뒤로 한 채 쇠락과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며 "1인당 지역총생산(GRDP)는 만년 꼴찌, 전국 대비 비중은 고작 3%대"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여년간 그랬던 것처럼 중앙정부가 주는 예산에 매달리는 천수답 행정으로 대구 도약은 어렵다"며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끊어낸 결단과 리더십이 대구에는 필요하다"고 했다.
 
홍 의원은 "대구 리빌딩으로 50년 미래 번영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대구통합신공항 ▷플라잉카와 사통팔달 광역교통망 체계 구축 ▷동촌 후적지와 금호강 개발 등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 중 국민과 대구 시민의 뜨거운 성원이 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모두 제 힘이 미치지 못했고 부족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나아가 "제가 중앙정치에서 비켜나 주는 것이 선의의 경쟁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며 "옛날 영남 선비들은 괘방령을 넘어 과거를 보러 올라갔고, 추풍령을 넘어 낙향했다고 한다. 저도 이번에 추풍령을 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원직 사퇴에 대해 홍 의원은 "아직 시장도 안 됐는데 무슨 국회의원 사퇴하라고 하느냐. 그건 난센스고 지역구인 수성구민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시장도 안 됐는데 사퇴부터 하라는 거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의 주장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공직선거법 제53조 2항 3호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선 선거일 전 30일까지 직을 그만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늦은 사퇴가 우려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의정 공백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홍 의원이 4월30일까지 사퇴할 경우 공직선거법상 대구 수성구을 보궐선거는 지방선거와 같은 날인 오는 6월1일 치르게 된다. 하지만 5월1일 또는 2일 사퇴할 경우 다음해 4월 첫째 주 수요일에 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한편 홍 의원은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페널티'와 관련해 "페널티 적용은 명백히 부당하다. 수긍은 못 하지만 수용을 안 하면 출마를 못 하기에 수용한다"며 "수긍은 인정하는 거지만 수용은 인정은 못 하지만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공천 페널티를 적용할 경우 홍 의원은 현역 의원 페널티 10%와 무소속 출마전력 페널티 15%를 모두 받아 총 25%가 감점된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의원과 무소속 출마 경력자를 각각 5%와 10%로 줄이고, 최대 합산 페널티도 10%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