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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봉 교수의 ‘좋은 정부, 나쁜 정부’, 연재에 들어가면서
박희봉 | 승인 2022.03.27 22:19
본 매체는 박희봉 교수의 저서 ‘좋은 정부,나쁜 정부(출판사 책세상)’를 발췌 1주일에 두 번 연재할 예정이다.

‘좋은 정부,나쁜 정부’는 시민문화의 증진과 국가통합으로 좋은 정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거버넌스를 탐구한 책으로 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철학적 사고와 접근방법을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 박희봉 교수는 한양대학교에서 행정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과정에서 정치철학, 미국정부론, 행정학 등의 3개 분야의 수업을 듣고, 좋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문화와 시민참여, 정부대응이 서로 상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1994년에 박사학위논문을 썼다.
 
논문 제목은 “지방자치 제도화 과정에서의 시민참여, 만족, 정부대응성 (Citizen Participation, Satisfaction, and Government Responsiveness in the Process of Local Autonomy of Korea)”이다.
 
귀국 후, 2000년까지는 주로 정부개혁에 관심을 가지고 논문을 집필하였고, 2000년 이후에는 사회자본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하였다. 대립적으로만 비교되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대안으로 사회자본이 될 가능성을 보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연구하였다.
 
이 결과,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한국 사회자본 기초조사(2002년)”, “개인의 가치 다양서이 사회단체, 정부제도, 신뢰에 미치는 영향분석(2004년)”, “사회자본 차이에 따른 양성 불평등과 사회적 역할(2005년)”, “가족사회자본이 대인, 시민사회, 정부관계에 미치는 영향(2006년)”, “불신구조에서 신뢰구조로: 한중일 3국의 신뢰 유형별 특성, 영향요인, 제도 및 거버넌스(2008년)”, “사회자본과 국가경쟁력(2009년)” 등 사회자본과 관련된 대형 연구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사회자본과 관련된 실증연구를 발표하였다.
 
2009년의 저서 “사회자본: 불신에서 신뢰로, 갈등에서 협력으로”는 그간의 사회자본에 관한 연구를 종합한 것이다.
 
현재 박희봉 교수는 공공인재학부에서 조직론, 리더십, 사회자본 등을 강의하며 연구하고 있다. 특히 ‘사회자본’이 개인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라는 관점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는 중앙대 행정대학원장직도 병행하고 있다.[편집자 주]

연재에 들어가면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마르크스와 베버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의 이론을 심도 있게 접한 것은 미국 유학 1년 후인 1990년이다. 철학자들의 이름을 들어 보았지만 이론을 확실히 알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수업을 들으면서 그들의 이론과 의미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이론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공부한다는 것에 대한 희열로 온몸에 전율이 오름을 느낄 때가 많았다. 수업 중에 이들의 이론을 다양하게 해설해주는 교수들의 학문적 깊이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기도 했다. 국가와 정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들이 행정학을 전공하는 저자에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것은 물론이다.
 
귀국 후, 대학 강단에서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면서 국가와 정부에 대한 서양철학자들의 다양한 논의를 학생들에게 틈틈이 소개할 때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그들의 지적 호기심과 욕구를 느끼게 했다.

수업 시간에 국가와 정부의 기본적인 기능과 역할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의 철학적 기초를 제시하면서 논의의 폭을 넓혀갔다. 언젠가는 이것을 묶어 수업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일반인의 기초상식의 확대에 일조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철학자들이 말하는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정부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감도 높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정부란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이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부의 기능과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싶었다. 이제 사회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한 학생들에게 정부가 얼마나 중요한 곳이고, 좋은 정부를 갖기 위해서 일반시민들이 얼마나 노력해야 하며, 현대의 민주정부의 틀을 만들기 위해 우리의 선지자들이 얼마나 많은 생각과 논의를 하였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
 
철학자들은 대부분 좋은 정부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시대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전제로 좋은 정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한 시대 좋은 정부였다고 해서 항상 좋은 정부인 것은 아니란 의미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좋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과 문제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 된다. 또한 우리에게 좋은 정부를 찾기 위해서라도 이전에 우리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가르침을 준 철학자들이 말하는 시대적 문제점과 좋은 정부의 모델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소개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홉스, 로크, 루소, 마르크스, 베버 등 8명은 저자의 유학 시절 정규 수업시간에 배운 철학자 중에서 정부에 대한 특징적인 관점이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이다.

이들 이외에 한, 두 명의 철학자를 더 소개하려고 했지만 저자의 지식이 일천하여 그들의 정부에 대한 특징적인 관점을 집어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생략했다. 하지만 소개한 8명의 정부관이 뚜렷하기 때문에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이들의 논의만이라도 충분히 소화한다면 무엇이 좋은 정부이고, 나쁜 정부인지를 분별하는데 충분한 지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마디로 플라톤에게 좋은 정부는 가장 도덕적이며 지적인 능력이 우수한 리더가 통치하는 정부이며, 나쁜 정부는 우매한 다수가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에 의한 정부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좋은 정부란 엘리트의 능력과 일반대중의 상식이 조화된 혼합정부이며, 나쁜 정부는 엘리트의 리더십에 의해서만 운영되거나 대중의 직접 민주주의에 의해 운영되는 정부이다. 마키아벨리는 좋은 정부란 강력한 힘에 의해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구성원의 자유와 행복을 지켜주는 정부이며, 나쁜 정부는 힘이 없고 무능한 정부이다.

홉스는 좋은 정부란 일반시민의 합의에 의해 형성된 법과 제도를 지킴으로써 공익을 추구하는 강력한 정부이며, 나쁜 정부는 무정부 상태로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이다.

로크의 좋은 정부는 사회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인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최소한의 작은 정부이며, 나쁜 정부는 인간의 자유를 억제하는 권위적 정부이다.

루소의 좋은 정부는 정치적 평등과 경제적 독립을 보장하는 정부이며, 나쁜 정부는 인간 간의 경쟁을 통해 정치적, 경제적 불평등을 낳는 자본주의 체제를 방조하는 정부이다.

마르크스는 좋은 정부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통해 정치적, 경제적 평등을 완수하는 공산주의 정부이고, 나쁜 정부란 지배와 복종, 빈익빈 부익부의 정치적, 경제적 불평등을 가져온 자본주의 정부이다.

베버의 좋은 정부는 관료제적·기계적 효율성에 의한 지배를 극복하고 시민의 참여와 합의에 의해 지배되는 전통적 의회 민주주의에 입각한 정부이며, 나쁜 정부는 기계적 합리성에 의해 운영되는 관료제적 행정국가이다.
 
8명의 철학자들에 더하여 벨과 사회자본론의 관점을 더하였다. 이들 철학자들의 논의에 비해 벨과 사회자본론의 논의는 비중이 덜 나간다.

하지만 벨은 산업사회 이후 탈산업사회의 도래와 사회변화에 대한 논의를 주도한 선구자로써 현대사회 급격한 변화에 따라 사회과 국가, 정부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관점을 알려주고 있다. 벨은 사회학자로서 정부에 대한 관점은 뚜렷하지는 않지만 벨의 이론을 잘 살펴보면 많은 시사점을 준다. 여기에서는 벨을 위시한 탈산업사회에 관한 논점을 주는 이론가들의 주장에서 나타난 정부에 대한 관점을 추가하여 정리하였다.

벨의 좋은 정부란 탈산업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여 개인의 다양한 가치를 발휘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정부이며, 나쁜 정부란 산업시대의 특정 이데올로기에 의해 운영되는 정부이다.
 
사회자본론은 탈산업시대 또는 지식·정보시대에 각 개인의 잠재력은 높지만 각박해져가는 공동체의 문제를 직시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논의에 포함하였다.

저자가 1999년 이후 사회자본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발표한 30여 편의 논문과 2009년 사회자본에 관한 단행본을 저술하면서 생각해온 사회자본론의 관점을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관점을 정리한 것이다.

사회자본론에서의 좋은 정부는 사람들 간에 사회자본을 형성하여 공동체를 발전시킴과 동시에 구성원의 행복을 추구하는 정부이며, 나쁜 정부는 개별적이고 분파적, 단기적인 이익에 따라 운영되는 정부이다.
 
이들의 주장을 개별적으로 떼어 놓고 바라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한 시대를 풍미하던 뛰어난 철학자들이 왜 이렇게 정의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논의하였다. 철학자 및 철학사조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고, 개별 이론의 한계를 적시하였다.

또한 현대인의 입장에서 이들 철학자와 철학사조의 현대적 의미를 추가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10개의 철학자 및 철학사조의 정부에 대한 관점을 10개의 장으로 구성하였다. 그리고 각 장은 철학자 및 철학사조의 시대적 배경, 나쁜 정부에 대한 관점, 좋은 정부에 대한 관점, 대안의 평가, 대안의 현대적 의미 등 5개 절로 나누었다.

이 책을 통해 일차적으로 각 철학자들이 제시한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에 대한 관점을 명확하게 인식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각 시대별로 정부에 대한 관점이 왜 바뀌었고,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이해하길 바란다. 그리고 독자들 나름대로 현 시점에서 어떤 정부가 좋은 정부이고, 어떤 정부가 나쁜 정부인지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기를 바란다.

독자들이 각 철학자의 정부에 관점을 읽어가면서 그들의 관점과 의미가 느껴진다면 그것은 그 철학자의 이론이 그 만큼 뚜렷하고,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들의 관점과 의미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저자의 노력이 부족해서일 것이다. 보다 좋은 글이 되도록 독자들의 건전한 논의와 지적을 기다린다.

2012년 8월.
흑석동 연구실에서.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박희봉  hbpark@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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