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초·중등 사립학교는 교원을 신규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실시해야 하고 교육청에 이를 맡겨야 한다.

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 교사의 신규 채용 시 필기시험을 시도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위탁하도록 했다.

위탁 범위는 필기시험으로 한정해 사립학교는 응시 수험생 중 필기시험 합격자(통상 5배수 범위)를 대상으로 이후 수업 실연, 면접시험 등의 절차를 진행해 적격자를 최종 선발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교육감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필기시험을 실시하지 않거나 위탁하지 않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교원 신규채용 시 사립학교 63.2%가 시도교육청에 1차 위탁 채용을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초·중등 사립학교 교원 채용의 투명성과 공공성이 제고돼 국민의 신뢰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개정 사립학교법에 따라 관할 교육청은 사립학교 사무직원에 대해 징계 등을 요구할 수 있고, 사립학교는 임원과 친족관계에 있는 교직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의 법적 지위를 현재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격상해 학교의 예산안과 결산을 심의하도록 했다.

여당은 개정안 통과로 사립학교의 부정 채용 관행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야당과 사학은 사학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인사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했다.

사학 관련 단체들은 "사립학교법이 사학 운영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개정안 통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헌법소원도 제기하기로 했다.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립학교법이 철폐될 때까지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은 물론이고 사학 운영의 자유를 파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무너트리는 폭거를 거부하고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또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앞두고 시행 근거를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 법에는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이수를 위해 학점제를 운영할 수 있으며, 학생은 취득 학점 수 등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다는 근거 조항이 담겼다.

이날 함께 통과된 교육기본법 개정안은 국가가 학급당 적정 학생 수를 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담고 있다. 다만 학급 당 적정 학생 수가 몇 명인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또 학교 교육에서 성교육, 성인지교육, 성폭력예방교육 등의 양성평등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장이 학습지원대상 학생의 조기 발견과 지원을 위해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하고 학습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기초학력보장법' 제정안도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밖에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는 교원을 직위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교수, 부교수, 조교수가 공무원으로 재직할 때 직무와 관련해 형법상 사기죄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는 경우 당연 퇴직하도록 하는 사유도 추가했다.

국립대학이 총장 후보자를 선정할 때 교원 뿐 아니라 직원·학생과도 합의하도록 규정했다.

원격교육에 대한 기본 원칙을 정하고 교육기관의 책무와 국가의 지원 근거를 명시한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 제정안도 이날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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