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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정신을 말하고 이승만 정신을 행하는 이준석?
최성환 | 승인 2021.07.09 22:40
지난 6월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이승만 묘역을 참배하며 분향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출처 :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이준석의 게임, 사자와 여우의 노래

[최성환 빅픽처 대표] 지난 6월 1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대표로 선출된 지 5일 만에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합니다. 이 대표는 역대 대통령 순서대로 참배했습니다. 자연히 이승만 전 대통령을 먼저 참배합니다. 3.15 부정선거의 책임으로 하야한 이승만을 참배한 것이 부정선거 음모론 세력을 겨냥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어 열흘 뒤인 6월 26일에 이준석은 김구의 묘소를 참배하며 김구 정신을 강조합니다. 김구의 남북정부 수립을 위한 노력을 예로 들며 통합이라는 주제를 던졌습니다. 김구는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선거 불출마라는 결정으로 끝내 반대했고 이승만의 정적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날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말을 합니다. 과거 자신의 자서전에서 얘기한대로 북한에게는 배울 것이 없다며 흡수통일을 주장합니다.

이준석의 흡수통일 주장은 열하루 전 참배했던 우남 이승만 정신에 가까울까요? 바로 전날에 참배한 백범 김구 정신에 가까울까요?

이승만이 단독 정부를 수립했다고 해서 통일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김구가 남북통일을 염원했지만 흡수통일을 주장한 것도 아닙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준석은 당대표 선거 때부터 능력주의를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대변인을 선출하는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로 일단 초대박을 쳤습니다. 선출된 사람 중에 한 명을 보니 이준석의 공정과 능력주의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커졌습니다.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 우승자 임승호는 이미 정치판에서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의 정당 활동사는 다양합니다.
 
바른정당 시절 유승민 의원에게 임명장을 받은 임승호(좌), 바른미래당 탈당 이후 2019년 황교안 대표 시절 자유한국당 집회에 참석하여 연설하는 임승호(우)
그의 스탠스는 적어도 국회의원 시절만큼의 하태경 의원보다는 넓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최소한 친박 성향과는 결을 같이하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운동권 시절의 하태경보다는 좁죠. 임승호 대변인이 민주당으로 넘어간 적은 없으니까요.

사실 처음에 임승호 우승자를 보면서 능력주의라는 것이 여기저기 자주 갈아타도 시험만 잘치면 그만인건가 회의감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곧 역사를 전공했던 필자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역사에 이보다 더한 것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엄연히 독립운동가 출신입니다. 일본을 너무 싫어한 나머지 보수에서도 일본 문제에 대해서 반일이 많았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반일 프레임에 애를 먹게 했을 정도입니다. 현재도 시대에 뒤쳐진 반일 프레임 때문에 좌파 세력의 쥐약이 되고 있습니다.

독립 운동가 출신으로 망명지인 미국에서 일본은 곧 망할 것이라는 내용의 책까지 저술했던 이승만은 대통령이 되고나서 놀라운 일을 하죠.

바로 일본 고등계 형사 출신의 노덕술 등 과거 일제 시대에 독립운동가를 체포하고 고문했던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치안을 맡기죠.

이준석도 그렇습니다. 탄핵은 정당하고 수용한다는 발언을 했던 사람은 이준석 본인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황교안은 탄핵에 대해서 세모라며 탄핵 불복세력의 도움을 받았던 자입니다. 이준석은 과거부터 유승민의 영향을 많이 받아 유승민계에 속했습니다.

유승민의 한계를 느끼고 떠나서 유승민과 성향이 정반대였던 사람이 주인이었던 정당에 들어가서 활동한 청년을 그저 토론 능력만 보고 판단한 것입니다.

자신이 지난 6월에 효창공원에서 김구 정신을 얘기한데로 지키려고 한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승만이 독립운동가 출신이지만 대통령이 되고 친일파를 고용했듯이 이준석은 탄핵 문제로 친박 성향 지지자들과 대립을 했지만 그들과 어울렸던 사람도 능력만 보고 뽑았습니다.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임금은 사자처럼 용맹하고 여우처럼 교활해야 된다.’ 김구 정신을 얘기하면서 이승만 정신을 현실에 맞게 보완하고 있습니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한국판인 준스톤의 게임이자 드라마의 원작 소설인 <얼음과 불의 노래>의 한국판인 사자와 여우의 노래라고 일컬을 수 있습니다.

저의 망상과 오지랖이 아니라면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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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gogodu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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