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 김독

KB손해보험 스타즈 배구단 이상열(55) 감독이 사퇴했다.
 
[박진아 기자=푸른한국닷컴] 12일 이상열 감독은 구단을 통해 "다시 한번 12년 전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박철우 선수와 배구팬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자숙의 시간을 갖기 위해 사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상열 감독은 "출신 팀에서 잠시나마 감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지금처럼 KB배구단을 항상 사랑으로 응원하겠다. 배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KB손해보험 스타즈 배구단은 이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시즌 종료까지 이경수 코치에게 감독대행 역할을 맡긴다.
 
이상열 감독은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이던 2009년 박철우를 구타한 바 있다. 당시 박철우는 상처투성이인 상태로 기자회견을 자처해 이 감독의 행위를 낱낱이 폭로했다.
 
이 감독은 대한배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2년 후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운영위원으로 배구계에 복귀했다.
 
이 감독은 지난달 17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학폭 논란과 관련해 “난 (폭력) 경험자라 선수들에게 더 잘해주려고 노력 중이다”이며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라는 등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를 접한 박철우는 이튿날 이 감독이 최근까지 폭력적 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안다며 반박해 논란을 키웠다.
 
박철우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에게) 사과받고 싶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안 해도 된다”고 일갈했다.
 
이어 “보고 싶지 않다”며 “바라는 건 전혀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자신을 정당화해 포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 감독은 사과와 함께 지난달 20일 잔여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고 자숙에 들어갔었다.
 
이 감독은 1989년부터 KB손보의 전신인 럭키금성에서 데뷔해 97년까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은퇴 후 99년 모교인 서울 인창고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국가대표 코치를 거쳐 럭키금성에서 LG화재에 이어 LIG손해보험으로 이름이 바뀐 친정에서 2007년부터 코치로 일했다.
 
2009년 LIG손보를 떠나 모교인 경기대 감독과 해설위원을 거쳐 이번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이상열 감독은 박철우 폭력논란으로 친정팀에서 꽃을 피우려다 실패하고 일찍 떨어지는 상황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