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통일 전략 최성환
박근혜 탄핵을 수용하자는 가짜 보수와 에픽하이의 가짜 힙합
최성환 | 승인 2020.07.09 19:12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이 지난 1월에 출간한 <가짜 보수 진짜 보수>, 출처는 21세기 북스
[최성환 빅픽처 대표] 선거가 끝난 이후 여유가 생겨 그동안 바빠서 즐기지 못한 것들을 챙겼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출연한 TV프로그램을 다운로드를 받아서 보고. 유튜브 자체 방송에 출연한 부분은 다운없이 접속하여 그대로 챙겨봤다. 보고 싶었는데 못 본 밀린 드라마나 다큐도 봤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어하지만 작년 10월에 방영해 보지 못했던 <신서유기7>도 한꺼번에 몰아서 봤다.
 
지난해 11월 23일 TvN <신서유기7> 방송에 팬들이 자신들의 예전 노래가 나왔다고 트윗을 남긴 힙합 가수 에픽하이 멤버 타블로
 그러다 2019년 11월 22일에 방영된 5회를 보다가 에픽하이의 <One>이 흘러나왔다. 참고로 <One>이라는 노래는 2008년도에 나온 오래된 노래였다. 이 당시 <신서유기7> 주제가 레트로 특집으로 강원도 해변 민박집에서 복고 컨셉의 노래 맞추기 등 기상 미션이 포함된 촬영이었다.

예전 학창시절의 추억을 안겨준 가수의 노래를 우연히 들으니 너무 반가운 나머지 내 뇌는 더욱 오래된 과거까지 끄집어내었다. <원>보다 3년 전에 발매된 <Fly>는 필자가 에픽하이 노래 중 처음으로 접했던 노래였다. 청자에게 힘들어도 방황하지 말라는 뜻으로 가사가 와 닿았던 노래였다.

더욱 기억에 남는 것은 <플라이>라는 노래로 에픽하이가 활동하던 당시인 2005년 10월 29일에 MBC가 카우치 성기 노출 사건이라는 불미스러운 일로 <음악캠프>가 폐지된 지 약 3개월 만에 새롭게 편성한 <쇼!음악중심> 1회에서 1위를 했던 것이다.

상대는 당시 2집 활동을 시작한 전성기의 동방신기였다. 그 당시 동방신기의 국내 인기를 다른 시절들과 비교하자면 앞서 1세대 최고 인기 아이돌이었던 H.O.T한테는 젝스키스나 GOD 그리고 NRG 등의 경쟁자가 있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K-POP를 대표한다는 방탄소년단도 현재 국내에서는 인기는 독보적으로 1위를 하지만 지난 달에 재계약을 할 정도로 연차가 벌써 7년차가 되었고, 과거와 달리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데뷔하여 활동하는 경쟁 아이돌도 많은 형국이다.

그 반면 동방신기는 동슈101이라며 슈퍼주니어와 SS501을 끼워넣었지만 2집 활동시기에는 슈퍼쥬니어는 아직 데뷔도 안했고, SS501은 6개월도 되지 않았다. 전자들은 삼국지 초기에 연합군과 싸우는 동탁의 위세 수준이었다면 초기 동방신기는 경쟁자가 없던 시절이라 춘추전국시대 말기 진나라의 위세로 비교하면 되었다. 어디까지나 국내 한정이었다.

그 당시 본방송으로 보면서 필자는 1위는 힘들겠구나 생각했고, 타블로도 1위하고 나서 1위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같은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인 <만원의 행복>에 출연해서 발언했다. 랩 듣기를 좋아하던 친구들 사이에서는 한동안 회자되었던 사건이며 지금도 검색하면 해당 사건이 칼럼으로 기고까지 된 경우도 종종 보인다. 그럼 에픽하이는 힙합 마니아들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하는 해피엔딩이 되었을까?

그랬다면 애초에 이런 글을 쓰지도 않았다. 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프로메테우스가 가져다 준 불을 본 인간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위 힙합을 안다는 힙합 감별사들에게는 ‘그게 힙합이냐?’, ‘전자(일렉트로닉)음악을 가지고 힙합이라고 하다니.’ 그 외에도 아이돌 댄스 음악같은 멜로디를 넣어서 랩만 하면 다 힙합이냐는 등의 비판도 어마어마했다. 힙합 가수가 지상파에 출연해서 처음 1위를 한 거고 더군다나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막강한 경쟁자를 이겼음에도 말이다. 심지어는 타블로가 MBC 시트콤 <논스톱5>에 출연하고 KBS 예능프로그램인 <상상플러스>에 출연해 스탠포드대 출신으로 인지도를 알리는 행동마저도 진정한 힙합이 아니라며 비난을 당했다.

물론 당사자인 타블로 본인도 이 시기로부터 1년이 지난 2007년에 <리드머(RHYTHMER)>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론 그동안의 앨범에 힙합적인 곡도 많았지만 2집의 ‘평화의 날’, 3집의 ‘Fly’, 이번 ‘FAN’ 같은 곡은 누가 들어도 힙합이 아니잖아요. 사실 뭐랄까, 이제는 그런 면에 대해서는 저희를 좀 놓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니네 하고 싶은 거 하라’구요(웃음). 이게 힙합이냐 아니냐 뭐 이런 질문들 있잖아요.”

그는 이어 같은 인터뷰에서 “힙합에 대한 사랑은 절대 장난이 아니에요. 저희 앨범의 반은 분명히 힙합이구요. 리스너로서 저희의 음악 사랑의 중심은 여전히 힙합입니다. 저희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기 이전에 음악을 듣는 사람이기 때문에 힙합과 랩을 너무 좋아하고 또 문화적인 면도 좋아하지만 저희가 그 문화를 100% 반영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힙합 마니아들에게는 정체성 요구와 어중간함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신선함과 익숙한 멜로디로 무장된 접근성을 가졌던 것이다. 즉 에픽하이의 전략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확장성이었다.

비주류인 힙합을 주류로 끌어올리려는 것에 기여했던 가수를 타협과 배신으로 매도했던 에픽하이는 이후 재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정권이 몰락하는 단초가 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로 오프라인에서 늘 소수였다는 아스팔트 우파들은 탄핵을 막으려면 힘을 합쳐야 된다는 명분으로 탄기국으로 대표된 태극기부대를 결집했다.

오프라인에서 태극기 세력의 숫자는 촛불집회 참가자의 숫자를 능가했지만 탄핵 소추 이후 헌법재판소 바깥의 인원 출석 체크는 중요하지 않았으며 해산해야 될 때 그들은 해산하지 않고 오히려 정당을 만들어 지난 총선까지 큰 선거만 3번이나 출마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부당하다며 인정하지 못하고 투표로 심판받겠다며 정당을 만드는 등의 시간을 벌었지만 그 본류는 한 석도 얻지 못한 수준을 떠나 과거 통합진보당 정당 지지율 수준의 처참한 성적이었으며 그들의 지류이자 연계세력인 미래통합당의 친박 및 자유 이념을 유독 강조하던 세력들도 백신 보급된 질병 마냥 거의 다 쑥대밭이 되었다.

친박은 그렇다 치고 탄핵 문제라는 국가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하면서 허구헌 날 자유니 애국이니 이미 현충원에 뼈만 남은 이승만이니 박정희니 김성근 야구 시절 주구장창 등판했던 불펜 투수들마냥 그들은 철저히 가네바야시 세이콘이 되었다.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 얘기를 하면 표가 안 나오니 자신들을 자유우파라며 이데올로기만 열심히 유튜브에서 돌아다니는 자들을 지지하는 댓글러들을 보면 마치 앞서 말했던 에픽하이의 지상파 1위라는 성과를 부정하는 당시 힙합 마니아들을 보는 것 같다.

국민여론의 엄연한 현실은 탄핵을 주도했거나 탄핵 판결을 수용하자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9년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많은 준비를 했던 황교안 후보가 1위를 했지만 여론조사 부분에서는 당대표 경선 신청 마지막 날에 겨우 출마 선언한 오세훈 후보가 과반수 이상을 먹었다.

2016년 연말부터 지난 총선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찬탄파, 배신자 처단이라는 외침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고, 이제는 총선 이후 태극기 부대이자 아스팔트 마니아들에게 배신자라고 시달렸던 김무성 전 대표는 유튜브와의 전쟁선포까지 내뱉은 상황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멜로디를 넣고 첫 지상파 1위를 한 에픽하이처럼 자칭 정통보수니 강성보수를 자처하는 자들이 4.19혁명, 부마항쟁, 6.29선언을 이끌어낸 민주화 세력을 자신들의 지지자로 3당 합당시절처럼 돌아오게 하는 일을 하지 않고 힙합 마니아들처럼 자신들과 결이 다른 행동을 했다고 배신이니 진짜 가짜 감별을 한다면 영영 보수우파는 정권을 잡지 못할 것이다.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 기침이 연상되는 대표적인 노래가 2015년도에 러블리즈에서 내놓은 <아츄(Ah-choo)>이다. 앞서 언급한 에픽하이가 활동했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의 후배인 걸그룹으로 그들이 이 노래로 인해 대중에게 인지도가 올라갔으며 이후 5년이 지난 지금도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실 당시 트와이스의 데뷔 등으로 인해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한 적이 없었지만 역주행으로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어 노래가 나온 지 1년 뒤에 나온 KBS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ost로도 쓰인다. 역주행을 하자 이 노래를 프로듀싱했던 가수이자 프로듀서 윤상도 여러 예능프로에 출연해 자랑하곤 했다.

이처럼 노래는 1위를 못해도 얼마든지 자랑하고 다닐 수 있지만 정치나 선거는 1위를 못하면 꽝이라는 절박함을 보수 감별사들이 느끼길 바란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최성환  gogodunk@naver.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성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통합당 '총선 반성문' 보니…통합당 '총선 반성문' 보니…"꼰대 탈피 노력마저 꼰대스럽다"
리미트리스 공식입장,“윤희석 탈퇴 의사 확인.5인체제로 간다”리미트리스 공식입장,“윤희석 탈퇴 의사 확인.5인체제로 간다”
수지 1억 기부, 집중호우 피해자 돕기 위한 연예인들 기부행렬 이어져수지 1억 기부, 집중호우 피해자 돕기 위한 연예인들 기부행렬 이어져
섬진강 붕괴로 지붕 위에 갇힌 소들도 MB 탓인가섬진강 붕괴로 지붕 위에 갇힌 소들도 MB 탓인가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0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