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언제까지 소말리아 해적의 만행(蠻行)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또 우리 선박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는 보도다.

지난 15일, 우리 선원 8명을 포함한 선원 21명이 승선한 삼호해운 소속 1만천5백 톤급 화학물질 운반선 삼호주얼리호가 아라비아해역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지난해 4월 4일, 우리 선원 5명을 포함하여 필리핀 선원 19명 모두 24명이 승선한 같은 삼호해운 소속의 원유 운반선 삼호드림호가 작년 11월 7일 석방된 지, 두 달여 만이다.

이번 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은 지난 2006년 4월 4일, 동원수산 소속 원양어선 동원 628호가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에 피랍된 이후 한국 선박으로서는 8번째의 사건이다.

지난해 10월 9일, 피랍된 원양어선 금미 305호 선원들은 아직 풀려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랍되었기 때문에 더욱 울분이 뒤끓는 분위기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기만 해야 하는지, 정말 가슴이 답답하다.

지난해는 우리 천안함이 북한군의 의뢰 공격으로 두 동강이 나면서 46명의 꽃다운 해군장병들이 목숨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이번에 또다시 소말리아 해적들의 표적이 되면서 삼호주얼리호가 피격 당하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유엔안보리는 2008년 외국 정부가 해적 퇴치를 위해 소말리아 영해에 들어가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결의안 4개를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도 2009년 3월 이후 해군 청해부대가 파견돼 우리 선박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도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청해부대 소속 4천5백 톤급 최영함(艦)이 파견돼 있지만, 아직까지 손도 쓰지 못하고 있다.

우리 선박들이 번번이 당하는 것은 해당지역 통행량이 많고, 인질 몸값을 후하게 내주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실제 우리나라 전체 해상물동량의 30%가량이 소말리아 해역을 통과하고 있다. 지난해 삼호드림호 석방교섭 때 무려 900만 달러의 거액을 지불했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태다.

일반 협상액의 20배가 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 소문이 해적들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월 4일 오후 4시, "아덴만 해역에서 1천5백 킬로미터 떨어진 공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드림호를 구출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면서 4월 6일 오전, 충무공 이순신함이 삼호드림호 30마일 해상까지 접근하여 이순신함이 보유한 대잠헬기(LYNX)와 최신무기 등으로 무장한 해군 특전요원들이 선원 구출작전에 나설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해적들이 우리 특전요원들이 접근하면 선원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해서 결국 선원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구출작전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바다사랑실천운동시민연합 (상임의장 최진호, 부경대 명예교수)은 "무엇 때문에 엄청난 국고(國庫)를 사용하고도 우리 선박도 보호하지 못하면서 청해부대 최영함과 특전요원을 포함한 300여명의 해군장병들을 소말리아 해역에 파견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우리 선박의 피랍이 벌써 여덟 번째라고 하니 이제, 더 이상 눈치를 보고 머뭇거리면서 물러설 여지조차 없다는 사실을 정부는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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