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구지역 첫 확진자였던 '31번 환자' A씨(61·여)가 퇴원했다.
 
[박영우 기자=푸른한국닷컴] 26일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A씨는 감염 증상이 완전히 사라져 지난 22일 격리해제를 위한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2차 검사에서도 최종 음성으로 확인돼 완치로 결론 내리고 24일 퇴원 조치됐다.A씨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최장 입원한 환자로 기록됐다.
 
A씨는 지난 2월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대구의료원에서 줄곧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 2~3주 정도면 증세가 호전되는 다른 환자들과는 달리 A씨는 증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증상이 거의 사라졌고 입원 두 달이 지났음에도 바이러스 검사에선 음성과 양성이 뒤섞여 나타나 많은 억측을 불러 일으켰다.
 
신천지 신도였던 'A씨는 슈퍼 전파자'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 31번 코로나 환자인 A씨는 대구 동구, 서구, 남구, 수성구를 다녔으며,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만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컸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퀸벨호텔의 예식장을 방문하여 뷔페 식사를 한 것, 신천지 대구교회를 2차례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예식장 뷔페식 음식에 환자의 비말(飛沫)이 튀면 대면하지 않더라도 비말이 묻은 음식을 곧바로 누군가가 먹음으로써 전파될 수도 있었다.
 
31번 코로나환자 동선을 살펴보면 1월 29일 다니는 직장의 본사를 찾아깄다. 본사는 서울 강남 위치한 회사로 알려졌다. 1월 말이면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사람들이 많아 코로나19에 대한 긴장이 극도에 달했던 시점과 일치한다.
 
2월 초의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고, 2월 6일부터의 동선이 공개되었다. 2월 6일과 7일에는 대구 동구에 소재한 C클럽에 출근하였다.
 
2월 6일 밤 10시 30분에 교통사고가 났다. 2월 7일 밤 9시에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새로난 한방병원에 입원했다.
 
한방병원의 입원실은 4인실이었으나 다른 환자 없이 혼자만 이용했으며, 전체 33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부터(2월 7일) 오한 증상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잠복기를 지나 증상이 발현된 시점으로 보인다.
 
2월 8일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으로 외부 출입은 없었지만 인후통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월 9일 대구 남구 대명로 81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2시간 동안 예배를 보았다. 8층, 9층이 예배당이므로 계단 보다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엘리베이터는 굉장히 좁고,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공간이라 감염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만약 상호 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면 전염력은 약해지겠지만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2월 10일 입원 사흘 째 38도 이상의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2월 14일 영상 검사 상 폐렴 소견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항생제 치료를 같이 받았다. 초기 증상이 나타난 지 단 7일 만에 폐렴까지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2월 15일 퀸벨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2월 16일 또다시 대구교회에 가서 2시간 예배에 참석했다. 이미 지역전파가 어느 정도 되었을 것이라 지레짐작할 수도 있을 정도다.
 
2월 17일 월요일에 대구 수성구보건소를 방문하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곧 확진 판정이 났다. 같은 날 대구의료원 음압병실로 이송되어 격리치료에 들어갔다.
 
확진판정을 받기 바로 전날 교회에 다녀왔다는 사실은 교인들에게 무차별 전파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일주일 간 무증상 잠복기가 아닌 상태에서 택시를 5회 이용하였다는 사실 또한 꽤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문제는 신천지의 초기 대응이다. 신천지 측에서 교회 출입을 통제하는 대신 2인 1조로 전도 활동에 나설 것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31번 코로나환자와 밀접접촉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되는 접촉자들이 지역 전도를 위해 거리에 나섰다고 생각해보면 코로나19 확산은 예견된 것이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지역전파가 우려되는 판국에 전도까지 하고 다닌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같은 층에서 예배를 본 사람들은 격리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 지 확인이 필요한 판국에 길거리에 나서서 불특정 다수를 만나 전도 활동을 지시하는 건 말이 안 되었다.
 
이후 대구지역은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퍼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26일 현재 대구 확진자 6천846명 중 62.2%에 해당하는 4천261명이 신천지 교인이다.
 
한편 A씨가 입원해 있던 대구의료원은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 713명이 입원했고, 이 중 543명이 전원 또는 퇴원했다. 남아있는 환자 수는 170명이다.
 
한편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참 다행스러운 게 일단은 (슈퍼 전파자라는) 누명을 쓰든 어쨌든 저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