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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이만희의 박근혜 시계, 애초에 진짜 가짜는 중요치 않았다
최성환 | 승인 2020.03.21 18:51
스타의 얼굴이 들어간 굿즈는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중요하지 않다. 사제인 것을 알면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만족을 위해 기꺼이 컬렉션을 수집한다.

[최성환 빅픽쳐 대표] 세상에는 물건을 팔아서 먹고사는 직업이 있고, 팬들을 통해 먹고사는 직업이 있고 그 외에 지금 생각나지 않는 다양한 직업이 있다. 후자는 전자보다 더 화려해보이고 많은 청소년들에게 장래희망으로 여겨진다.

대표적으로 연예인이 있고, 방송 BJ가 있다. 그들의 소속사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거의 주로 자신들의 팬들을 대상으로 굿즈라 불리는 상품을 판매한다. 이 구조는 기존의 제조업에 회사를 소속사로, 고객을 팬으로 바꾼 수준이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양지에 있던 ‘스타-팬’ 관계에서 새로 음지에서 올라온 것이 바로 ‘팬-팬’의 관계였다. 기존에는 중고나라 아나바다처럼 소속사에서 공식 판매한 앨범이나 상품들을 중고로 판매하는 수준이었다면 근래에는 연예인의 생일에 그 기간 동안 일부 팬들이 자발적으로 축하하는 의미로 카페를 빌려서 커피 판매를 통해 컵홀더나 포토카드 등을 나누곤 한다.

카페에서 팬들끼리 주고받는 것들 중에는 상당수가 소속사에서 직접 판매한 것이 아니라 홈마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공항이나 행사장 앞에서 밀착 사진을 찍는 등의 2차 생산 자료들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한다.

그들에게 스타의 얼굴이 들어간 굿즈는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중요하지 않다. 사제인 것을 알면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만족을 위해 기꺼이 컬렉션을 수집한다. 그들은 단지 할 일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어엿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자기 돈으로 진짜든 가짜든 구매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일까?
 
사진@mbc방송화면
지난해 10월 18일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던 락그룹 노브레인의 보컬 멤버 이성우는 이미 유명한 대표적인 연예인의 팬을 자처하는 연예인이다. 보통 연예인 팬클럽 출신의 연예인들은 많지만 이성우는 한창 음악활동을 하면서 연예인의 팬을 자처하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보다 훨씬 늦게 데뷔한 아이돌에 대해 말이다.

좀더 설명하자면 1975년생인 이성우가 열혈 팬으로 활동하는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들 각각의 나이차는 최소 17년에서 23년까지 차이가 난다. 6.25 전후 시절만 해도 시집가서 출산할 나이였고 현재도 작은아버지-조카 뻘로 적지 않은 나이 차이다.

일본에 가서 공연 중에 욱일승천기를 찢고 자신들만의 강렬한 록 스피릿을 작렬하던 분의 가장 큰 취미 생활이 청순 컨셉의 한참 어린 걸그룹의 팬이라는 것이다. 이에 처음에는 동료 멤버들도 이성우의 이런 행동에 대해서 한심하게 쳐다봤었지만 그는 마치 열성적인 전도사마냥 포섭했다고 한다.

어찌저찌 되었든 연말가요제에 같은 무대에서 합동 공연도 하고, 자신들이 공연하는 행사에 찾아와주는 것을 보면 흔히 말하는 성덕, 즉 성공한 덕후이다. 그 성공한 덕후도 연예인 굿즈에 진짜 가짜 공식 비공식 가리지 않고 보이면 다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만들기까지 한다.

사진에는 그가 러블리즈의 팬임을 자랑스러워하여 ‘LOVELYZ’의 글씨가 박힌 옷을 주문하여 입고 다니는데 이 굿즈는 소속사에서 내놓지 않았고, 팬인 이성우가 자발적으로 만든 사제품이다. 그렇지만 같은 팬들 사이에서는 갖고 싶어하는 아이템이다. 가짜 옷을 입고 같은 노브레인 그룹 동료인 드러머 황현성에게 지퍼가 들어간 옷이 아니라 츄리닝으로 덮었다는 이유로 ‘(너는) 진짜 팬이 아니다.’라고 도리어 지적하는 재밌는 장면이다. 특히 이런 팬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웃길 것이다.
 
사진@sbs화면캡처
지난 2일에 코로나로 다시 집중 조명된 신흥 종교 신천지의 이만희 회장은 가평의 ‘평화의 궁전’이라는 거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의 내용이 밋밋했는지 몰라도 그의 기자회견 내용보다 이만희가 차고 있던 박근혜라는 이름을 가진 시계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마치 과거 진승연 게이트 시절 게이트의 내막보다는 증인으로 출석한 故 앙드레 김의 본명이 김봉남이었다는 사실에 관심이 집중된 것처럼 말이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던 인사들이나 미래통합당의 대표적 친박 인사인 김진태 등은 시계가 가짜라면서 즉각 반응을 했지만 사실 국민들은 시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관심이 없었다.

정치인들보다 SBS 스브스뉴스라는 유튜브 채널이 정치인들보다 오히려 감이 좋았다. 편집 영상의 썸네일에 ‘박근혜 굿즈 장착한 신천지 교주?(feat. 덕밍아웃)’라는 부제를 걸었다.

이만희가 공식이든 사제든 왜 박근혜 시계를 걸고 나왔냐가 핵심이 아닐까? 박근혜가 이만희에게 뭘 해줬든 아니든 진위를 가릴 것이 아니라 이제 이만희가 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다니는 것인지 물어봐야 한다.

첫 번째 사례에 필자의 지인이 걸그룹 아이즈원 멤버들 컵홀더를 모았다는 것을 인증했다고 저건 소속사에서 공식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니 가짜라고 누구 하나 까내리거나 비방하지 않았다. 오히려 축하한다는 응원글들만 있었다.

두 번째 사례에 러블리즈 열성 팬인 노브레인 이성우가 자기 임의로 사제 옷을 만들어 입었다고 그걸 가지고 저작권 위반이라느니 무단 배포라는 식으로 같은 팬들이 매도를 했던가? 오히려 같은 팬들 사이에서 갖고 싶다고 부러워하는 반응들만 있었다.

이만희가 단지 박근혜 시계를 차고 다녔다고 왜 친박이나 박근혜 지지자 분들은 쿨하지 못한가? 지난 정권의 주인의 물건을 찬 이만희의 박근혜를 향한 마음은 정치적 계산이 아닌 ‘박근혜 성덕’을 향한 염원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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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gogodu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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