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당 대표

탄핵의 강을 건너려면 분명히 배가 있어야 한다.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 2016년 9월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 사건이 언론을 통해 연달아 터졌다. 우병우 수석, 최순실사태로 이어지면서 박근혜 정권은 그렇게 몰락했다.

2016년 10월 19일 경향신문은 최순실이 독일에 있으며 유령회사를 두고 있다고 최순실관련 보도를 했다. 점차 최순실이 실세임이 드러나자 정국은 겉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2016년10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2017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느닷없이 임기 내 개헌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정치권은 ‘박근혜표 개헌론’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즉각 거부했다.

같은 날 저녁 JTBC는 최순실의 대통령 연설문 유출 및 수정사실이 담긴 태블릿 PC건을 보도하면서 탄핵의 뇌관이 터지고 말았다.

바로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연설문 유출' 의혹 관련 대국민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여권과 청와대에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 박근혜의 청와대가 얼마나 무대책이었고 갈팡질팡 했는지를 짐작 할 수 있다.

2020년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모습에서 몰락직전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황교안 대표는 그동안 삭발투쟁과 대규모 장외집회를 벌였지만 모두 허사가 되었다. 지지율도 요지부동이다.

당 안팍에서는 황교안대표의 리더십에 근본적으로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지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그것을 감지했는지 황교안 대표는 무리수를 연일 던지고 있다.
 
출마에 대해 일언반구의 말도 없던 황대표는 이제 와서는 험지라도 출마하겠다는 둥, 당명도 바꿀 수 있다는 등의 말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말들이 당내 의견수렴을 거치고 나오는지조차 의문스럽다. 불안한 지지율에 대한 조급함이 엿보이는 발언들이다.
 
조선일보가 6일 단독 보도한 바에 따르면 새로운 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보수 재건 3원칙을 전면 수용하겠다고 한다.

유승민 의원이 말하는 보수 재건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 등이다.

유승민의원은 탄핵 찬성파다. 당연히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탄핵수용을 전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황교안 대표는 탄핵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당대표 선출과정에서조차 탄핵에 대한 입장에 대해 O도 아니고 X아닌 팻말을 들었다. 그래서 황 대표의 별명은 ‘황세모’다.
 
과연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 대표의 보수재건 3원칙을 받아들인다고 한다면 ‘탄핵수용’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황교안 측근들은 탄핵은 부당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압도적이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말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어떻게 건널지에 들어가면 여전히 안개속이다. 전혀 정해진 것도 없다. 탄핵 수용이냐 거부냐고 하면 바로 판이 깨질 판국이다.

만약 탄핵의 강을 건너는데 탄핵에 대한 입장을 유보한다면 그것은 건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탄핵의 강에 빠져 죽을 확률이 훨씬 높다.
 
이제 총선이 100일 앞이다. 보수통합을 하려 했다면 진작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방법도 정하지 않는 ‘탄핵의 강을 건넌다’고 하면 그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순실 사태로 코너에 몰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무 말이나 하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다.
 
황교안 대표는 탄핵수용인지 반대인지 입장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더 이상 ‘세모’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황교안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대국민 담화문을 다시 읽어봐야 한다. 다음은 담화문 내용 중 일부다.
 
<오늘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내려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 민주 국가입니다. 우리 모두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겠습니다.

지금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승복하기 어렵다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수용하고, 지금까지의 갈등과 대립을 마무리해야 할 때입니다. 비록 생각과 방식은 다를지 모르지만, 촛불과 태극기를 든 마음은 모두가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심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황교안 대표는 탄핵관련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것이 법치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려면 분명히 배가 있어야 한다. 그 배는 법치의 배다. 만약 탄핵 판결을 부정한다면 법치의 배는 사라진다.

법치의 배가 사라지면 탄핵의 강은 건널 수 없다. 황교안은 다시 한 번 탄핵에 대한 입장부터 밝혀야 한다.
 
통합도 황교안이가 주체가 될 수 없다. 당 대표 직 내려놓으면 비대위에서 논의 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