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당 대표의 삭발.단식.농성

정치권 주변에서 황교안 대표의 지도력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다. 청와대 앞에서 단식 때 반짝 올랐던 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은 다시 원위치 했다.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 1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호감도가 주요 대권주자와 비교할 때 6위로 나타났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50%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39% 지지를 얻어 2위를 기록했고, 박원순 서울시장 32%, 이재명 경기도지사 29%,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23%로 3~5위에 올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8%로 6위였으며,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7%다.
 
다른 언론매체에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통적으로 이낙연 총리가 1위다. 더 문제는 비호감도 조사다. 당장 지지율이 낮더라도 비호감도가 높지 않다면 가능성이 있다.
 

사진@한국갤럽

황교안 대표 비호감도 67%

한국갤럽에 따르면 '호감이 안간다'는 비호감도 조사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69%로 가장 높았고, 황교안 대표가 67%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유승민 의원(59%), 이재명 지사(55%), 박원순 시장(53%), 심상정 대표(45%), 이낙연 총리(33%) 순이었다.
 
최근 집권여당발 비리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정경심·조국사태에 이어 유재수사태, 울산시장 작년 지방선 청와대 개입의혹까지 불거졌다.
 
그런데도 황교안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전혀 오르지 않는다. 더 문제는 황 대표가 이끄는 자유한국당 지지율도 좀처럼 오를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발표한 자유한국당 지지율을 보면 황교안 대표가 당 대표 취임 후인 2019년 3월8일 21%였다. 9개월이 지난 오늘(13일)은 20%로 집계되었다.
 
물론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인 5월10일에는 25%도 기록했고 조국·정경심 부부 사태로 국민의 분노가 최고조였던 10월11일에는 27%까지 간 적이 있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당 대표 직후 시점의 당 지지율보다 못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긍정적 인식보다 부정적 인식이 높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첫 번째 이유는 탄핵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장관과 대통령권한대행까지 하였음에도 탄핵에 대한 황교안대표의 입장은 여전히 ‘세모’다. 탄핵에 대한 입장이 분명치 않다보니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다.
 
두 번째는 그의 지도력 문제다. 황교안 대표는 당 안팎을 향해 보수대통합을 외쳤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3선의 김세연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국당을 향해 ‘좀비정당’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탄핵당한 정당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언주 의원은 한국당에 입당할 것처럼 ‘모션’을 취했지만 정당을 만들고 세를 모으고 있다. 탄핵과정에서 당내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유승민 의원은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제1야당 황교안 대표의 소위 ‘말빨’은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것은 리더십의 문제로 귀착된다. 연동형비례대표제와 공수처 설립,검경수사조정이 가져 올 문제점은 이미 황교안 대표 취임 전 부터 불거진 일이다.
 
따라서 당 대표 취임이후 중요한 현안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어 전력했어야 했다. 그러나 법조인으로서의 능력발휘보다는 권력에 취해 차기 대선운동 연습하느라 중요한 시간을 낭비했다. 심지어는 봄에 복숭아씨 뿌리고 다니고 약속 지킨다고 복숭아 따러 다녔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장외투쟁을 했다. 툭하면 사람 많이 모이는 대구와 부산으로 달려갔다. 그것도 모자라 삭발투쟁을 했고,단식투쟁을 했다.
 
황교안 대표의 문재인 정권을 향한 투쟁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으로 나타 났는데 또 국회 내에서 밤샘 농성투쟁을 이끌고 있다.
 
이런 역투(力鬪)에서 불구하고 원내대표 경선에서 밀었던 김선동 의원이 패배했다. 황교안 대표의 권위와 리더십이 상실됐다는 증거다.
 
세 번째는 황 대표의 소통력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연임이 거부되는 것조차 몰랐다. 당내에서는 ‘전격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누구보다 소통을 해야 함에도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몰랐다는 말이다.
 
당내 의원들도 사석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누구와 이야기 하고 정책 결정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들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혹자는 마치 ‘박근혜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고 말할 정도다.
 
이번 당직 개편에 대해 언론에서는 ‘친황체제’구축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황교안 체제하에서 당내 실세인지 혹은 황교안 대표와 ‘속에 말’까지 나누는 관계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 외 인물이나 세력이 황교안 대표에 대한 실질적 조력자일 것이라는 말도 나돈다.

황교안의 정치멘토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 주역 김현장
 
이 가운데 필자는 2019년 1월 23일자 중앙일보 ‘강찬호 논설위원이 간다’의 황교안 정치멘토는 자신이 사형 외쳤던 '반미좌파 김현장’ 이라는 기사에 주목한다.
 
김현장과 황교안은 이색동지라는 것이다. 김현장은 1989년 전민련 국제협력위원장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당시 황교안 검사가 담당검사로서 김현장에게 ‘사형’을 구형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김현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일조한 친박이 되었다. 박근혜 정부때는 한국광물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중앙일보는 김현장이 황교안 대표의 정치적 멘토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부산 미 문화원 방화사건 주역 김현장(62)과 친분을 맺은 황교안 대표는 그로부터 정치적 조언까지 들어온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현장은 황교안에게 한국당 입당→당권→대권 도전이란 3단계 로드맵을 제시하며 당대표 출마를 강력히 권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잘 아는 이들은 당 대표는 하나의 거쳐 가는 과정으로 바로 대권도전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황교안 대표의 행보를 보면 틀린 말이 아닌 듯 싶다.

황교안과 이회창의 공통점은 비선을 더 신뢰하고 의지
 
사람들은 황교안 대표의 행보를 보면서 마치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가 연상된다고 말한다.공통점은 둘 다 법조계 출신이며 권위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회창 전 대표가 감사원 시절 같이 근무했던 예비역 장군 출신은 이회창 대표의 단점을 이렇게 필자에게 말한 적 있다.

그는 “내가 이회창 대표를 지지하지 않은 이유는 그는 공식라인 보고보다 비선라인 보고를 더 신뢰하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가 황교안 대표에 대해 언급하는 이들도 비슷하게 말한다는 것이다. 특히 나경원 원내대표 연임 반대도 당내 공식 라인보다는 비공식 라인을 통해 결정된 것 아니냐고 보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박근혜정권이 탄핵으로 몰락한 과정을 너무도 자세히 보았다. 그 핵심은 최순실이라는 비선라인이 국정의 중요부분을 ‘농단’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김무성 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단 한번도 독대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이지만 비서실장조차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대로 대면보고도 못했다는 것이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재임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을 1년동안 한번도 대면보고를 못했다고 한다.

공식라인보다 비공식라인이 실세가 되면 정권을 잡는다 해도 그 결말은 파멸이다. 결국 박근혜 정권은 비선라인의 득세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패스트트랙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어 있고 내년 총선이 곧 다가온다. 현재의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과연 한국당이 제대로 갈 수 있을지 회의감이 우선한다.
 
로마인이야기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기관차가 차량만 늘어놓았다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기관사 있어야 하는 것처럼 조직에는 강력한 리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도 황교안 대표는 자유한국당이라는 기관차를 이끌 기관사로서의 자격이 세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