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대패했다. 사진@위키피아캡처

2018년 6월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자유한국당 심판의 연장선상이었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 지난 2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2018년 6·13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정한 선거 관리를 해야 할 경찰과 청와대가 도리어 공권력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불법선거를 주도했기 때문에 울산시장 선거는 중대한 하자로 인해 무효”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권력형 관권·공작 선거 게이트의 가장 큰 수혜자이자 공동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송철호 울산시장은 즉각 사퇴하고 국민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불거진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가 지난해 울산시장을 선출하는 6·13 지방선거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진 않는다.
 
연합뉴스는 경찰이 사실상 수사를 공개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는 2018년 3월 16일 울산시장 비서실 압수수색 전후 지지율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지 관심이 높다고 보도했다.
 
또한 김기현 전 시장과 자유한국당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경찰의 압수수색 등 수사 때문에 선거에서 역풍을 맞았고 '민심을 강도질당했다'고 주장하며 선거 패배의 직접적인 이유로 꼽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의원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사건이 선거에 불리한 영향을 끼쳐 낙선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억측이며, 여론과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7년 12월 여론조사부터 송철호 현 시장과 김 전 시장 양자구도 간 지지율에서 김 전 시장은 한 번도 앞선 적이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울산 정당 지지율 흐름도 민주당이 한국당을 큰 폭으로 앞서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본지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시장 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본 결과 청와대 하명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9월23일 여론조사 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이 발표한 울산시장 재신임도 조사에서 ‘김기현 현 시장을 지지하겠다’가 23.6%,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가 26.4%, ‘잘모르겠다/지지후보없음’이 50%로 당시 울산시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자유한국당에 회의적 시각이 다수였음을 알 수 있다.
 
2017년 12월29일 국제신문이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발표한 울산광역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31.0%), 민주당 송철호 후보(15.1%),자유한국당 정갑윤 후보 (8.1%), 민주당 임동호 후보(8.1%),민중당 권오길 후보(3.9%), 민주당 심규명 후보 (3.8%),정의당 조승수 후보(3.7%), 민주 김용주 후보(2.4%),민중 이영순 후보(1.9%),국민 이상범 후보(1.4%)순으로 집계됐다. 기타 (2.8%), 없음/모른다무응답(17.8%)다.
 
이 조사에 의하면 김기현 전 시장이 31%로 타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1위로 조사됐지만 자유한국당 정갑윤 후보, 국민 이상범 후보를 제외한 여권성향 후보의 적합도 합이 38.9%로 집계돼 양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면 김기현 전 시장이 불리하게 나오는 것으로 예측됐다.
 
2018년 3월 16일 울산시장 비서실 압수수색 전인 2018년 2월5일 발표한 울산방송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울산시 울주군민을 상대로 현 울산시장 연임 희망여부 조사에서 ‘한번 더 하는 것이 좋다’가 43.5%,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다’가 44.1%,‘모름/무응답’이 12.5%로 조사돼 청와대 하명 수사와는 영향 없이 이미 울주군민들은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2018년 4월 17일 부산일보가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발표한 ‘차기 울산시장 지지도’조사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41.6%)가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29.1%)를 오차범위를 벗어난 수치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5월 3일 MBC가 여론조사 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울산시장 선거 지지도’조사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42.1%)가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22.5%)를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5월 14일 국제신문이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티에 의뢰해 발표한 ‘차기 울산시장 지지도’조사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44.1%)가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28.4%)를 오차범위를 벗어난 수치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를 1주일 앞둔 2018년 6월6일 방송3사가 여론조사 기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발표한 ‘울산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44.4%)가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24.9%)를 20%이상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대체적으로 2018년 5월과 6월에 발표한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의 ‘울산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송철호 후보는 김기현 후보를 10∼2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돼 김기현 전 시장의 경찰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은 명분이 약하다.
 
김 전 시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24만475표(40.07%)를 얻어 31만7천341표(52.88%)를 받은 송 시장보다 12.81%포인트 뒤져 낙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15~20%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로인해 작년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울산시뿐만아니라 다른 시·도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에게 20-30% 이상의 차이로 대패했다.
 
이런 추이를 감안하면 청와대 하명수사가 김기현 전 시장의 지지율 상승을 뒤집을 만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없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청와대 하명수사가 불법적이라면 철저하게 수사를 해 관련자를 엄벌해야 하겠지만 적폐로 몰려 국민들에게 지지를 못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청와대의 선거개입 등으로 패배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