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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몇 시인가?
김성춘 | 승인 2019.12.01 21:43

부자에겐 승수효과가 땅에는 고진감래가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송파에서 세 모녀가 하늘나라로 간지 얼마 안됐는데, 이번에는 성북에서 네 모녀가 인천에서는 엄마와 아들, 딸과 딸의 친구가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다 생활고로 인한 죽음이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선 자고 나면 아파트 가격이 1억 원씩 오른다는 뉴스가 나온다.

생활고로 죽어간 사람들은 얼마나 자신의 무력감을 느끼며 이 나라, 이 세상을 원망했을까. 오위업은 영고탑으로 유배 가는 친구 오한사에게 준 시, 살아도 산 것이 아니요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닐 것이다 (生非生兮死非死)라고 했는데 이보다 더 했을 것이다.

자고나면 1억씩 오르는 아파트를 가진 사람은 얼마나 즐거울까. 자고나니 아파트 가격에 0자가 하나 더 붙는 재미는 당사자가 아니면 못 느끼리. 바이런이 어느 날 아침 깨어보니 유명해졌다지만 이 사람들의 기쁨보다는 못할 것이다.

모녀들은 왜 이다지도 박복한가. 태어날 적에는 귀인(貴人)될 것이라 모든 사람 축하받고 축원 받았을 터이고, 부모님이 애지중지 왕손(王孫)처럼 키웠을 것이며, 한 때는 꿈 많은 소공녀(小公女)이었을 것이다.

1억씩 오르는 아파트를 가진 사람은 신이 날 것이다. 조상의 묏자리는 명당에 썼고. 자가는 명산의 정기를 받았다 여기니 출입할 때 모든 사람 반기고 천하의 돈은 모두 자기 것이렸다.

누구는 먹구름 같은 인생, 누구는 장미 빛 인생. 누구는 금맥(金脈)에 앉아있고 누구는 「풍년 속 거지」. 누구에게는 어찌 햇빛은 잠깐 달빛은 침침하고 별빛은 차갑고 바람은 삭풍인데 누구에게는 햇빛은 온화하고 달빛은 은은하며 별빛은 찬란하고 바람은 훈풍이네.

이 땅은 부자들에겐 「승수효과」가 더 크게 작동되고. 이 땅에서는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도 빈자들에겐 피해간다. 중세 유럽에서는 군대가 전투를 해서 이기면 신이 좋아해서 지면 신이 외면해서라고 했는데, 이 나라의 부자들은 신이 선택한 것이고 이 나라의 빈자는 신이 버린 사람일 것이다.

라인홀드 니버는 「도덕적인 인간으로 구성된 사회라도 그 사회는 비도덕적이다.」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비도덕적인 인간들로 구성된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마르크스는「역사는 물질에 의해서 이끌려지고. 존재는 물질이 결정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당신과 나. 우리 모두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던가.

B·C 600년 관중이란 사람은「천하에 재물이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재물을 분배하는 인물이 없음을 걱정하라.」고 했는데, 2019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는 공허한 소리일 뿐이다.

고려 문인 이규보는 그의 시 망남가음(望南家吟)에서 이렇게 읊는다.

남쪽 집은 부유하고 동쪽 집은 가난하네. (南家富東家貧)
남쪽 집에선 흐드러진 가무소리, 동쪽 집에선 곡소리. (南家歌舞東家哭)
가무는 어찌 저리 즐거운가. (歌舞何最樂)
손님은 마루를 메우고 잔마다 술이 넘치네. (客賓盈堂酒滿斛)
곡성은 어찌 이다지도 슬픈가. (哭聲最何悲)
찬 부엌에서는 7일 동안 연기가 없네. (寒廚七日無煙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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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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