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된 성우 박일. 사진@MBC 성우극회

'천의 목소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성우 박일이 별세했다. 향년 69세.
 
[박진아 기자=푸른한국닷컴] 31일 한국성우협회 등에 따르면 성우 박일이 이날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박일의 매니저는 한 매체를 통해 "오늘(31일) 박일 자택에 방문했을 때, 이미 사망상태였으며 주무시던 중 자연사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 지병은 없으셨다"며 "병원 측의 진단 후 유가족의 상의 끝에 '자연사'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박일은 53년간 성우로 활약해 온 한국의 대표 성우였다. 1967년 TBC 3기 공채 성우로 데뷔해 1970년부터는 MBC 성우극회 소속 4기로 활동했다.
 
그는 '외화 더빙'을 하면 바로 연상될 정도로 왕성한 더빙 활동을 했으며 특히 클린트 이스트우드, 알파치노, 피어스 브로서넌, 말론 브랜도 등 수많은 할리우드 톱배우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젊은 세대에는 미국드라마 'CSI' 속 길 그리섬 반장, 디즈니 인기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캐릭터 버즈의 목소리로도 익숙하다.

특히 박일은 "토이 스토리" 시리즈 1~4편 더빙에 모두 참여하면서 24년 동안 버즈 라이트의 목소리 연기를 해 젊은 관객들에게도 친숙하다.

오랫동안 "토이 스토리"와 같이 한 공을 인정받아 디즈니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박일은 2006년 8월2일 방송된 KBS 2TV '이홍렬, 홍은희 여유만만'에 출연, 25년간 홀로 3남 1녀를 키운 가족사를 공개한 바가 있다.
 
그는 20세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고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첫 부인 때는 너무 어려서 임신 때문에 결혼을 했던 상황이다. 헤어졌다 재결합해 바로 아이가 생겼지만 결국 이혼했다"고 말했다.
 
그 후 박일은 성우는 물론 연기자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으며, 탤런트 김윤경과 새로운 출발을 했다. 그렇지만 두번째 결혼 또한 쌍둥이 아이들만을 남겨두고 아픈 이별을 하게 됐다.
 
박일은 그때부터 2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홀로 4명의 아이들을 키웠다. 자녀들은 외국에 거주 중이다.
 
그가 생전 속했던 MBC 성우극회가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 중이다. 발인은 8월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