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불법 카풀앱 근절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택시를 살려내라!”며 대규모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상천 기자

택시업계, 불법 카풀앱 근절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이상천 기자=푸른한국닷컴] 택시업계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불법 카풀앱 근절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30만 택시 종사자들과 100만 택시 가족들은 공유경제 운운하며 생존권 말살하는 카풀 영업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가 상업적 카풀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에 즉각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노사단체로 구성된 택시업계의 ‘카풀(자가용 자동차 불법행위)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새벽 4시부터 24시간 동안 총파업에 돌입하고, 그 대신 오후 2시부터 카풀 불법 영업행위 반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에는 주최 측 추산 택시기사 12만 명(경찰 측 추산 6만 명)이 가득 메운 채로 “불법 카풀 허용하는 여객법 개정하라!”, “열사 정신 계승하여 카풀사업 척결하자!”, “불법 카풀 비호하는 청와대는 각성하라!”, “불법 카풀! 짝퉁 4차 산업! 강력히 규제하라!”, “불법 공유경제 방치하는 기재부는 각성하라!”, “택시산업 무시하는 카풀업계 박살내자!”, “각종 범죄 대책 없는 카풀 불법 영업행위 즉각 중단하라!”, “비정규직 양산 카풀! 결코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없다!”, “카카오 콜 못 받겠다! 카풀사업 당장 중단하라!”, “불법 자가용 영업 선동하는 혁신성장본부장 물러나라!” 등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3차 결의대회는 “1차와 2차 ‘택시생존권사수 결의대회 ’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택시업계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는 사이 택시기사인 최우기 씨가 국회 앞에서 ‘불법 자가용 카풀반대’와 ‘택시 노동자 생존권’을 외치며 분신 사망하는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며 ▲카풀앱 등 불법 자가용 유상운송행위는 택시 가족 생존권 말살 행위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근절 투쟁에 나선다 ▲시민안전마저 위협하는 자가용 불법 유상영업 행위에 대하여 정부의 철저한 단속과 규제를 촉구하며 국회의 조속한 관련 법 개정을 하도록 총력투쟁에 나선다 ▲택시의 대시민 서비스 질을 개선하여 ‘시민의 발’이라는 택시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故 최우기 열사의 뜻에 따라 택시를 위기로 내모는 불합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택시 4개 단체를 중심으로 끝까지 투쟁한다 등 4개 항을 결의했다.

이날 집회에는 각 당에서 많은 의원 등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불법 카풀앱 근절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주최 측 추산 12만 명의 택시기사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천 기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태스크포스) 위원장이 단상에서 “전현희 인사 올립니다”고 발언을 시작하자 집회장 곳곳에서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물러나라” “끌어내려라” 등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전 의원을 향해 물병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전 의원은 “분신 사망한 故 최우기 열사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 드린다”며 “분향소를 설치하고 거의 매일 하루에 두세 번씩 와서 여러분과 함께했다. 택시산업 노동자 생존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믿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야유가 계속되자 집회 사회자가 “전 의원이 무슨 죄냐. 분노는 정부 여당에 표현하라”고 자제에 나서기도 했다.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인사 소개를 받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택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권의 정책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며 “저희 당은 그 뜻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서민을 위한다면 택시업계, 택시 노동자 여러분들의 이야기에 귀담아들어야 한다. 그러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카풀 정책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비판한 후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 상생할 수 있는 카풀제도를 같이 고민하겠다”고 발언하자 택시기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여러분과 같은 택시노동자 출신인 문진국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반드시 그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의원은 지난 1월 유상 카풀 등이 허용되는 출·퇴근 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한정하고 토·일·공휴일은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놓은 상태이며,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출신으로서 자유한국당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인 비례대표 의원이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카카오가 불법 카풀을 대놓고 하겠다는데 정부는 왜 카카오 대표를 구속하지 않느냐? 오늘이라도 구속하라!”고 성토 발언을 하자 참석한 택시기사들로부터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김태환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국장은 “정부는 서민 택시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대기업의 카풀앱 출시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하며 “4개 택시노사단체가 공동으로 자체 제작한 택시 콜 서비스 앱을 다음 달 출시한다”고 밝혔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카카오 카풀앱은 공유경제가 아니라 약탈 경제”라고 비난하며 “그것도 서민의 호주머니를 앗아 가는 대기업의 대표적인 약탈 경제”라고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10일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故 최우기 택시기사의 넋을 위로하는 살풀이춤과 상여 행진을 하는 추도 행사도 열렸다.

‘불법 카풀앱 근절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주최 측이 애초, 택시로 국회를 포위하겠다는 공언하면서 여의도 주변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우려 섞인 전망이 앞섰으나, 집회 전날인 19일 택시노사단체 관계자들이 정부, 여당, 카풀업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동참하겠다고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 큰 충돌을 피하고 집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집회 주최 측은 “카풀 서비스가 금지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제3차 결의대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여의도에서 마포대교를 건너 서울지하철 5호선 마포역을 지나 마포대로 마포 가든호텔 앞까지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