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세력들의 행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키고 싶다 외친 사람들의 상식적 행동인지 의구심이 든다.

[최성환 빅픽처 대표] 지난 22일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국민에 의해 탄핵당한 정권의 국무총리, 아이들 밥 못 먹이겠다고 사임한 시장 등의 인사는 물론 태극기부대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다만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물 쓰레기 더미를 비빔밥이라고 우기지는 말아야 한다."는 논평을 했다.
 
이 논평은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위원이 태극기부대에 대해 "나라 걱정하는 분들이고 직전 대통령을 구속시켜서 추락한 국격을 걱정하는 분들"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낸 것이다.
 

필자가 탄핵 기간 태극기집회 시청광장 텐트촌에서 스탭으로 일했다.

사진에 나오듯이 필자도 과거 태극기 집회 당시 스텝으로 일했었다. 시청 텐트에서 먹고 자면서 때로는 새벽에 불침번으로 중앙 텐트에서 노트북을 만지며 관리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7년 3월10일 탄핵이 선고되었고, 같은 해 4월 8일 조원진 의원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출마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그만뒀다. 그건 분열을 일으키는 행위라고 생각했고 굳이 동참할 이유가 없었다.
 
추운 날 고생하면서 참가한 사람들한테 기분 나쁠지 모르겠지만 탄핵 선고 이후 태극기세력은 음식물 쓰레기라는 단어가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음식물 쓰레기와 다른 점은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쓰레기는 쓰레기로 처리될 때까지 남지만 인간은 쓰레기라는 오명에서 생각과 행동만 바꾸면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한 인생을 살던 사람이 성공적으로 재기하듯이 말이다.
 
그럼 왜 필자는 음식물 쓰레기라고 생각 했을까?

당시 시청 텐트에서 스텝으로 가끔 먹고 자며 생활할 때 이 사람들이 과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나선 자들인지 의문이 들었다.
 
집회가 끝나면 끼리끼리 술을 마시며 취해가지곤 텐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한테 피해가 갈 정도로 주정부리거나 흥분해서 싸움 나는 경우도 있었다.

싸움도 남자답게 주먹다짐이면 구경거리라도 되지 소리만 고래고래 지르고 다니는 등의 눈뜨고는 못 볼 정도의 민망함만 가득했다.
 
심지어는 처음 보는 젊은 사람들이 구경 오면 환대해도 모자랄망정 그저 젊으니까 빨갱이라며 스스로를 가둬버리는 짓들이 많았다.

이게 과연 여론을 바꿔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키고 싶다 외친 사람들의 상식적 행동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정말 안 될 놈들이라고 느꼈던 것은 작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묘소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작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태극기 세력들에게 수모를 당했다.

류석춘 교수는 당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에 총대를 맨 이유로 태극기 세력에 의해 폭행당했다.
 
성인들이 이유가 어찌되었든 사람을 폭행한 것도 잘못이고, 추도식 묘소에서 추한 짓을 해서 고인을 욕되게 한 것도 잘못이었다. 아니 잘못 수준이 아니라 인간말종이라고 불려도 무방한 짓들이었다.

더 웃긴 건 평소에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 연구하셨고 매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 가셨던 분한테 자신들이 주최한 행사도 아닌데 뭐 하나 제대로 보태준 것도 없는 태극기 들고 설치는 자들이 애꿎은 한 사람을 집단 폭행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들이 촛불세력의 집단 이기주의를 비판하면서 도리어 집단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그 모순이야말로 음식물 쓰레기처럼 역겹지 않은가?
 
자유한국당 소속의 의원이나 비서관이나 당협위원장이 이런 발언에 굳이 SNS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

그래봐야 그들 0.39%의 지지 정당은 이미 임자가 계시고, 30%대 가까이의 합리적 보수세력한테 수구로만 몰릴 뿐이다.
 
그들과 똑같이 정치인생 사형선고 당하고 싶지 않으면 그냥 조용히 흘려보내는 게 오래살 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엄연히 다른 사람이다.

부모와 자식이 어떻게 다르냐고 따진다면 나는 이렇게 생각 한다. 만약에 당신 자식이 불효자일 때 내가 당신보고 똑같은 놈이라고 부르면 기분이 좋으신지 잘 생각해 봐라.
 
아버지 대통령은 존경해도 딸 대통령은 가차없이 비판할 표현의 자유가 있는 곳이 바로 자유대한민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