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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여행기]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티벳사람들
최토출 | 승인 2011.09.20 21:57

   
▲ 사진@구글ccl검색

[최토출 '푸른한국 포럼' 이사장]

6명의 동료들과 함께 티벳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이유로 모두 포기하고 나 혼자만 남았다.
나는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고파 혼자 강행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에 가서 여행사를 통해서 오신 몇몇 분들과 조우했다. 어색하고 낯설기만 했다.

T·V화면에서 본 것처럼 티벳은 정말 척박한 땅이었다. 수도인 랏사가 3,500미터에 위치해 있고 차마고도가 있는 쪽은 5,000미터 이상이다.

햇살을 너무 세게 쬐다보니 주민들의 얼굴은 새카맣게 타 있고 고산지대이다보니 산의 나무도 잘 자라지 못하고 온통 바위 덩어리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햇살이 어느 정도 세냐하면 양철솥에 햇볕만 가지고 계란후라이를 해먹고 있는 실정이었다.

랏사호텔에서 하루 밤을 자고 티벳사람들의 성지인 조캉사원을 견학하러 가면서 도로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보고 깜짝놀랐다.

이른 아침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염주를 들고 조캉사원을 가는 데 큰 대로가 꽉 찰 정도였다. 그중에서 상당한 부분의 사람들이 오체투지로 조캉사원의 행렬에 동참하고 있었다.

오체투지(五体投地)란 양팔과 두다리와 이마를 가지고 몸을 땅에 던져서 절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한번 절을 하고 일어나서 세발짝을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스님, 신부, 재야운동가들이 자기들의 뜻을 관철하고자 오체투지 방법으로 저항하는 장면을 T·V에서 가끔 볼 수 있다.

티벳사람들은 티벳 이외에도 중국 운남성과 사천성 등에 많이 살고 있는데 그들의 평생 염원이 조캉사원에 한번 가서 기도 드리는 것이다.

그래서 티벳사람들은 오체투지로 3년이나 걸려서 조캉사원에 도달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오체투지 중 길거리에서 죽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조캉사원과 포탈라궁으로 몰려드는 끝없는 군중행렬! 그리고 오체투지! 그들은 그들의 믿음에 모든 것을 다 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육체와 마음, 그리고 재산과 목숨까지도 바쳐가면서 올인하고 있었다.

그들은 열정적이었다. 그들의 영혼은 정말 순백(純白)이었다.

탐욕과 배신과 음모가 물결치는 대한민국, 악과 저주 혼란과 혼탁으로 소용돌이치는 우리사회에 비하면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가!

시간이 갈수록 그들의 영혼과 남루한 행색이 아름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황홀하도록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름답고 또 아름답고 그리고 또 아름다운 티벳사람들이여! 그대들의 앞날에 행운과 신의 축복이 있으리라.

여행 중 겪었던 일 가운데 꼭 기록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고산병이다. 랏사는 고도가 3,500미터이기 때문에 도착하는 그날 저녁부터 멀미가 나고 구역질이 나고 토하며 온통 야단이었다.

함께 한 동료들 중 대학생 3명이 있었는데 예외없이 두통을 호소하며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고통을 참지 못하고 대부분 고산병을 완화시키는 링겔을 맞고 드러누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와 스님 한분은 아무렇지도 않고 생생했다. 스님이야 평생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부좌를 틀었기에 이해가 가지만 나야말로 불가사의였다.

더더욱이나 내가 최고령인데 말이다. 고산지대는 평지의 70% 정도만 산소가 존재한다. 결국 혈관에 갑자기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니까 생기는 병이다. 나는 평소 혈관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그 결과인 것 같았다.

고통에 못이겨 다 들어 누워있는데 여행 동료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왜냐하면 나는 평소에 124세까지 팔팔하게 살면서 100세에 새장가 가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하하하)

이글을 읽는 분 중에 왜 하필이면 124세냐고 질문할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미리 대답하려고 한다. 125세가 인간의 자연수명인데 이것을 다 채우면 신에게 미안하니까 1년 먼저 가겠다는 것이다.

여행 6일째 되는 날 중국이 그렇게도 자랑하는 칭짱열차를 타기위해 랏사역으로 갔다.

세계 최고의 속도, 세계 최장의 열차, 세계 최고의 고도를 달린다는 것은 신문지상을 통해 알고 있었다.

티벳 수도 랏사에서 출발하여 청해성을 거쳐 장장 48시간을 달려 북경에 도착하는 긴 여정이었다.

열차 안에서 이틀밤이나 지내면서 여행동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정말로 즐겁고 낭만적인 여정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목장이며 고도 5,000에 자리잡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호수가 펼쳐질 때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런데 열차 바깥에 전개되는 자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굉장한데 열차 안은 엉망진창이었다.

화장실이 4개인데 3개는 고장이 나서 문이 잠겨있었고 하나마저도 불결하기 짝이 없었다.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펼쳐질 때는 거기 대한 설명과 안내가 필요한데 그런것도 일절 없었다.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압록강의 물결이 너무 좋아서, 중국 단동으로 자주 놀러간다. 압록강변에 닿기 위해 도로를 건널려면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될 정도다.

신호등도 없고 손을 들어 달려오는 차를 제지해도 차는 멈추지 않고 사람 몸에 부딪칠 것 같이 들이댄다.

한마디로 중국의 공공질서와 정신인프라는 개판 5분전이다. 아니 개판이다. 이러고도 미국과 함께 강대국이 되었다고 G2니 뭐니 하고 떠들어대고 있다.

중국은 정신인프라를 향상시키지 못하면 어글리 3류국의 이미지를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중국의 교통이 엉망이라는 것을 비꼬는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다.

BMW, 벤츠, 렉서스 3대가 북경공항에서 북경역까지 경주하여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 시합을 했다고 한다.

출발신호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이 구경꾼들에게 어느 차가 제일 빠를까요 하고 질문을 했다.

다들 세계적인 명차들이니까 어떤 사람은 BMW, 어떤 사람은 벤츠, 또 다른 사람은 렉서스가 제일 먼저 도착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호루라기 부는 사람이 다 틀렸다고 했다. 구경꾼들이 어리둥절해 있으니까 정답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하면서 ‘먼저 들이대는 차가 일등 도착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중국 도시에 가본 사람이면 다 알겠지만 이 대답이야말로 명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도 티벳사람들 처럼 순수하게 살수 없을까하고 생각했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는 원래 나 자신이 사기성도 있고 잡놈기질도 있고 교활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순수하게 살수 없는 사람이다.

대학 일학년 때 서울문리대 교정(현 동숭동 대학로)에서 S씨와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그 S씨는 나의 다정한 친구가 되었고 품성이 훌륭해서 꿋꿋하고 흐트러지는 모습을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지금도 처음 인사하던 그 모습 그대로다. 나는 많은 고민을 했다. 나는 왜 내 친구처럼 품성이 훌륭하게 태어나지 못하고 이 모양일까. DNA가 그런걸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나도 내 이웃이나 내 조국이 몸살을 앓을 때 한 번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왔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싶다.

나를 낳아주고 나를 길러준, 그리고 내 청춘을 바쳤던 내 조국!

내가 그렇게도 사랑했던 내 조국을 위해 나의 열정과 나의 모든 것을 바치리라 다시한번 다짐해 본다.

젊은 날 유신독재의 칼날에 기나긴 감옥생활의 아픔을 위대한 조국을 만드는데 승화시키리라 다짐해 본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연구소를 부르킹스연구소나 해리티지재단처럼, 세계적인 연구소로 만드는데 모든 열정을 쏟으리라 다짐해 본다.

티벳여행 중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은 21명 여행객들의 수준 높은 인품과 매너였다.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도 짜증내는 사람 한사람도 없었고 항상 웃음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있었다.나름대로의 내공이 쌓여있었다.

정말 존경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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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토출  webmaster@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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