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한국인을 구출하기 위해 노력 했나

[이승현 국민의힘 사무국장] 지난달 6일 오전(현지시간)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무장민병대가 한 회사의 캠프에 침입해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을 납치했고, 사건 직후 회사 관계자가 피해를 신고했다.

사건 후29일 지난 현재까지도 민병대의 요구 사항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리비아 언론은 동료 석방 목적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 같은 충격적인 소식은 8월 1일 한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 되었다. 사건 발생 후 27일째에 보도가 된 것이다. 외교부는 국민 안전 확보 차원에서 보도 통제를 했다고 하는데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2월 26일, 한국인 3명이 가나 해역에서 피랍되었으며, 며칠 후 언론은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해외 언론이 보도했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도 엠바고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다시 리비아 한국인 납치 사건으로 돌아와 보자. 사건 발생 후 다음날 한국 언론은 관련 사실을 보도했지만 외교부는 엠바고 해제 시점까지 보도 통제 할 것을 각 언론사에 요청했다.
 

연합뉴스 화면 캡쳐

한국 언론들은 외교부의 보도통제 지침에 따라 한국인 납치 사건을 다룬 기사들을 삭제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다. 한국 언론은 보도 통제를 했지만 해외에서는 한국인 납치 사건을 보도했던 것이다.
 

7월7일 한국인 납치 소식을 전하는 외신 소개 화면 캡쳐

리비아 한국인 납치 사건 보도 통제는 가나 해역 피랍 사건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조치가 나왔다. 외교부의 엠바고에 한국에서는 기사가 사라졌고 국민들의 관심도 멀어졌다.

바른미래당은 보도자료를 내며 리비아 납치 사건과 관련해 몇몇 외신의 보도를 인용하며 정부의 신속한 사실관계 확인과 발표를 요구했다.

야당의 요구에도 문재인 정권은 국민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며칠 뒤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해외 순방을 떠났다.
 

청와대 페이스북 캡쳐

청와대 페이스북 캡쳐

국민이 납치된 상황에서 정부는 국내 언론에 엠바고를 걸어 놓고 해외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정을 보낸 것이다.

한국인이 납치된 7월 6일부터 31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고 다음 날인 7일(토)은 휴식을 취했고 8일은 인도·싱가포르 방문차 출국했다.13일(금) 귀국 후 주말 휴일을 보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특별한 일정 없이 보냈고, 7월 마지막 주는 내부행사로 시간을 보냈으며 28일(토)부터 실질적인 휴가에 들어갔다.

리비아에 억류된 한국인 동영상이 공개되자 청와대는 “리비아 피랍 국민, 다친 곳 없어 보여 다행”이라는 소감을 발표하며 남의 일 보듯이 했다.

청와대도 한국인을 구출하기 위해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사건 당일 날 청해부대를 리비아 지역으로 파견 보냈다.

그러나 청해부대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인을 구해낼 의지가 있었다면 외교부의 능력을 총동원해 미국, 유럽 국가들의 정보기관과 연계했어야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부의 엠바고에 대해 외교부 장관이 대통령과 함께 해외 순방가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가나 해역 피랍 사건과 다른 문재인 정부의 대응 방식은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