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화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방산비리가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올바른 형태가 아니다.
 
[이승현 국민의힘 사무국장] 96년 강릉무장공비 사건 당시 작전 중이던 특전사 한명이 헬기 레펠을 하다 북괴군의 저격으로 머리에 관통상을 당해 전사했다. 방탄 헬멧이 총알에 뚫린 것을 두고 논란이 많았으며 일부 언론사는 유가족의 인터뷰를 통해 방탄 헬멧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은 방탄헬멧, 방탄복이 모든 총알을 막아줄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구형 방탄 헬멧의 경우는 직격탄을 막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방탄 헬멧의 정체는 무엇일까?
 
헬멧의 주 용도는 총알 보다는 파편 방어와 스쳐지나가는 총알을 방어하는데 목적이 있다. 소재와 기술의 발달로 현대에 들어서서 총알의 직격으로부터 방어도 가능한 신형 방탄 헬멧이 보급되었을 뿐이다.
 
방탄복 논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방탄 성능을 올리면 헬멧이나 방탄복은 두껍고 무거워지는 단점이 생긴다. 신소재를 이용해 무게와 부피를 줄이면 비용이 상승한다.
 
2016년 3월에 북의 철갑탄에도 뚫리는 방탄복이 논란이 되었다. 일반 국민들은 방산비리라며 분노했지만 필자의 눈에는 언론의 선동이 눈에 보였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철갑탄을 막을 수 있는 방탄복은 매우 무겁고 실용성이 없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총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한국군이 주로 사용하는 K-2 소총의 탄알은 5.56mm이며 북은 7.62mm를 사용한다. 북한군 탄알의 지름이 더 크기는 하지만 속도, 정확성, 살상성은 5.56mm 탄알이 더 우수하다.
 
대인살상용으로 만들어진 5.56mm 총알의 탄두에는 약 2g의 납이 들어가 있다. 탄두의 연성 덕분에 사람 몸에 부딪히는 충격으로 탄두가 부서지며 여러 갈래로 상처를 남긴다. 신체 중 약한 부분을 맞아 관통하게 된다면 운이 굉장히 좋은 것이다.
 
언론에서 호들갑을 떤 철갑탄은 탄두가 강성재질로 만들어졌다. 주용도는 차량, 장갑차를 뚫기 위해 강성재질로 만든 것이다.

철갑탄을 사람에게 쏠 경우 쉽게 관통해 치명상을 입히기 어렵다. 출혈을 막고 소독과 치료를 받는다면 회복되기 쉽기 때문에 대인살상용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당시 언론이 얘기한 북한군의 철갑탄은 러시아의 AK-74식 소총을 카피한 ‘88식 보총’(소총의 북한 말)에 쓰인다. K-2 소총보다 작은 5.45mm 총알을 사용하며 신형 소총인 만큼 수량이 부족해 경보병부대 등 북한의 특수부대들이 일부 사용하며 모든 ‘88식 보총’이 철갑탄만을 사용한다는 증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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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4일 JTBC가 ‘옆구리 뚫리는 방탄복’을 보도했다. 군의 신형 방탄복의 옆면이 총알에 뚫린다며 보도한 것이다.
 
방탄복이 옆구리까지 보호하려면 옆구리에 두꺼운 판넬을 집어넣으면 된다. 무겁고 움직임이 불편하더라도 방어를 위해서는 부피와 무게 따위는 무시해도 된다.

옆구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낭심, 어깨, 목 등의 주요 부위도 방어할 수 있는 방탄복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한 방탄복을 만들었다면 아마도 로보캅 정도는 되어야 전장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군인의 전장 환경은 적을 대치한 상태에서 교전을 치른다. 가장 중요한 방어부위는 몸통이며 그 중에서도 가슴이다. 옆구리에 총을 맞을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전투 경험이 많은 미군의 방탄복은 작고 활동하기 좋게 만들어져있다. 철갑탄을 관통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애당초 포기하고 적의 소총탄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면적을 최대한 줄여서 가볍고 활동하기 좋게 만든다. 미 해병대의 경우에는 옆구리 쪽은 방탄 판넬 차체를 넣지 않는다.
 
그러한 미군도 IED(급조폭발물)라는 새로운 전장 환경을 만나게 되자 기존의 방탄복에 낭심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차량 밑에서 터지는 폭발물로 인해 낭심에 파편이 박혀 치명상을 입기도 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군도 방탄복에 낭심 보호대도 넣었다간 국방부는 언론에게 “총알도 막지 못하는 낭심 보호대” 식으로 매도당할 것이다.
 
미국 경찰 SWAT 방탄복
 
가장 성능 좋은 방탄복을 사용하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군이 아니라 경찰의 SWAT 부대이다. SWAT의 전장 환경은 군인과는 많이 다르다. 교전거리가 짧은 시가전이다 보니 테러범이 어디에서 총을 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SWAT의 방탄복은 군용보다 방어할 수 있는 면적이 넓다. 군인처럼 활동이 많은 게 아니니 방어력을 최우선으로 한 것이다.
 
자 이제 정리해 보자.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복은 어느 정도의 성능이면 충분할까? 신체 모든 부위를 철갑탄까지도 방어할 수 있게끔 만들면 될까?

북한군의 주력 소총인 ‘58식 보총’(러시아의 AK-47)의 보통탄을 가슴, 등 부위 정도만 방어할 수 있으면 된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방산비리가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올바른 형태가 아니다.
 
방탄복에 대해 보도한 모든 기자들에게 철갑탄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방탄복과 단독군장을 입히고 한 낮에 연병장 뺑뺑이 돌려보면 어떨까?